노브랜드 전문점, 지역 상인 반발로 신규 개설 잇달아 무산
춘천점, 강릉점 개설 철회...광양점 사업조정 신청 거쳐 협의 중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야심작으로 알려진 이마트 자체브랜드(PL) ‘노브랜드 전문점’이 지역 상인들의 반발에 부딪혀 신규 출점에 난항을 겪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6일 강원도 춘천지역 춘천석사점 개설을 자진 철회했다. 당초 이마트는 올 3월 개점을 계획 했지만 지역 상권과 마찰을 빚으면서 지자체 권고로 개설이 일시 정지됐고 이후 세 차례 상생 자율조정 협의를 거쳤다. 하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결국 이마트 측이 입점을 자발적인 철회를 결정했다.
같은 날 전라남도 광양에서는 노브랜드 개점을 반대하는 지역상인 연합회가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거센 반발이 일었다. 앞서 이마트 측 매장 면적 479.33㎡ 규모의 노브랜드 광양LF스퀘어점을 이달 30일 개설을 예고한 바 있다.
이들 지역 이외에도 현재 경상남도 창원대동점, 울산광역시 방어점 등 노브랜드 전문점은 지역상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신규 개설이 어려운 상황이다.
창원 대동점의 경우 지난 5월 31일 영업을 개시 할 예정이었지만 산업통상자원부가 기존 대규모점포 내에 개설하는 준대규모점포에도 별도의 등록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사실상 입점 철회 수순을 밟고 있는 상황이다. 노브랜드 창원 대동점은 대규모점포인 대동백화점 내에 입점 할 예정이었다.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 서울 지역 최초로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문을 연 가운데 시민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이마트] |
◆ 新출구전략 부상한 노브랜드 전문점...매출 5000억원대 돌파
노브랜드 전문점은 이마트가 2015년 론칭한 자체브랜드인 ‘노브랜드’가 흥행에 성공하자 해당 상품만을 따로 모아 전문점 형태로 출점한 매장이다.
노브랜드 매출은 브랜드 론칭 첫 해에 270억원을 기록했고 이듬해 1900억원으로 급증, 지난해에는 5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진다. 브랜드 론칭 초기 가공식품에 한정됐던 상품군 또한 비약적으로 늘려 생활용품, 침구, 가전 등 카테고리에서 1000여종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전문점을 2016년 8월 1호점 개장 이후 현재 전국 150여 개 이상으로 매장 수를 확장하는 추세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매장이 유통 규제에 가로막혀 사실상 출점이 전무 한 상황 탓에 노브랜드 전문점은 이마트의 출구 전략으로 부상한 셈이다.
이에 이마트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지원하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늘리고 전통시장 인기상품 브랜드화를 통한 이마트 판매 및 해외진출 지원, 지역 주민 강화 등 방안을 모색 중이다.
현재 이마트는 당진, 구미, 안성, 여주, 서울 경동시장 등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운영 중이며 연내 10호점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노브랜드 전문점이 최근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으면서 유독 이마트에 대한 지역상인들의 반발이 거세보인다"면서 "실제 동일 지역 내 개설하는 경쟁사 준대규모점포가 신규 개설할 때에는 별다른 저항이 없었다"고 말했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