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 ‘개표 결과 조작됐다’며 법적 투쟁 의향 밝혀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파키스탄 크리켓 영웅으로 알려진 임란 칸의 파키스탄 차기 총리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치러진 파키스탄 총선 투표가 마감되고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 이끄는 무슬림연맹(PML-N)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던 제2야당 파키스탄정의당(PTI)이 연방 하원 342석에서 여성 및 소수종교 할당석을 제외한 272석 중 113석 이상을 차지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반대 정당들은 투표 전과 당일 부정 행위가 개입됐다며 개표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무슬림연맹과 여타 정당들은 자신들의 정당 소속 선거요원들이 개표 과정에서 투표소로부터 쫓겨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법적 투쟁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 대세다. 제1야당인 파키스탄인민당(PPP) 측은 “각 정당들은 이번 총선에 이미 투자를 너무 많이 해 새 선거를 치를 여력이 없다. 현재로서는 각 정당들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투표 결과를 무효화하려는 움직임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FT에 전했다.
25일(현지시간) 총선 투표 후 기자회견 하는 파키스탄 제2야당 파키스탄정의당(PTI) 의 임란 칸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칸 대표의 지지자들은 거리로 나와 정당 깃발을 흔들며 춤을 추고 폭죽을 터뜨리는 등 축제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71년 동안 대체적으로 군부에 의한 독재 정치가 이어져 왔으며 쿠데타로 인한 정권 전복이 주를 이뤘다. 이번 총선은 파키스탄 역사상 두 번째의 평화적 정권 이양이라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선거 유세 기간 동안 자살폭탄 공격으로 100명이 넘게 숨지고 투표 당일에도 투표소 인근에서 자살폭탄 공격이 발생해 31명이 숨지는 등 선거 과정은 유혈과 혼란으로 얼룩졌다.
일단 투자자들은 선거 결과에 안심하고 있다. 26일 파키스탄 증시의 KSE100 지수는 2%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증시 반응으로 보아 투자자들이 선거 결과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길어지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칸 대표는 당선 후 경제 위기와 정치적 혼란을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 파키스탄의 외환보유고는 위험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며, 파키스탄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할 정도의 경제 위기에 놓여 있다.
칸 대표는 1952년 펀자브주에서 태어나 13세때부터 크리켓을 시작해 1976년에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이후 1992년에 국가대표팀 주장으로 크리켓 월드컵 우승을 이끌어내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칸 대표는 선수 은퇴 후 1996년에 정의당을 창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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