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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욕-시드니 ‘부동산 지존’ 도미노 적신호

기사입력 : 2018년07월21일 04:31

최종수정 : 2018년07월22일 10:07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런던과 뉴욕, 시드니 등 부동산 지존으로 꼽히는 시장이 심상치 않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불확실성을 비교적 강하게 견디던 런던 부동산 시장에서는 주인을 찾지 못한 신축 건물이 사상 최고치에 달했고, 뉴욕 노른자위 맨해튼 아파트 시장 역시 찬바람을 내고 있다.

맨해튼의 노른자위 부동산 시장 [사진=블룸버그]

호주 시드니의 주택 시장은 하강 기류가 본격화된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2년 이내에 바닥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각) 부동산 시장 조사 업체 스트리트이지에 따르면 맨해튼의 시가 100만달러 미만 아파트의 재고 물량이 지난 6월 27% 급증했다.

새 주인을 찾지 못한 매물은 총 3087건으로, 6월 기준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맨해튼 이외에 퀸즈와 브룩클린 지역까지 포함할 경우 재고 물량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른바 ‘서브 밀리언’ 아파트마저 거래가 한산해지자 초고가 주택에 제한됐던 주택시장 한파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스트리트이지의 그랜트 롱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잠재 매수자들이 소극적인 움직임을 취하면서 매도자들이 여름 휴가 시즌 매물을 걷어들였다가 9월 매매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이 때문에 매물이 몰리면서 가을 재고 규모가 역대 최고치까지 뛸 전망”이라고 말했다.

사정은 런던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 업체 몰리어 런던에 따르면 신축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6만8000건의 주택 가운데 46%가 팔리지 않은 상태다.

지난 6월 말까지 3개월 사이 런던의 주택 착공 건수가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에 달했지만 같은 기간 주택 매매는 12.7% 급감했다.

고가 주택을 대상으로 연이어 세금 인상이 단행된 데다 브렉시트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대출 원리금 상환 압박에 시달리는 건축 업체들은 신축 중인 주택을 매매하기 위해 가격을 떨어뜨리는 상황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전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임대를 목적으로 한 주택 매입을 제외할 경우 올해 상반기 주택 매매는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시드니 주택시장도 가라앉는 모습이다. 호주 전역의 주택 가격이 9개월 연속 하락한 가운데 특히 시드니의 집값이 최근 1년 사이 4.5% 떨어졌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집값 낙폭인 0.8%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소 2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전을 이루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다.

주택 대출 요건이 대폭 엄격해진 데 따라 자금 마련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앞서 집값 상승 기류에 편승해 ‘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발을 빼는 움직임도 주택 시장 회복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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