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지준율 인하, 감세와 세수 우대정책 동원 검토
레버리지 부담, 대규모 재정방출 통화완화엔 신중
[타이베이=뉴스핌] 강소영 기자=미국과의 무역전쟁, 회사채 디폴트 리스크 확산, 주식담보대출 우려 증폭, 기업 자금난 가중 등 중국 경제가 다중고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7월 말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논의될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상반기 경제 성장속도가 둔화 조짐을 나타내고 있고, 인민은행이 시장공개조작을 통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있어 하반기 중국 정부가 전면적 유동성 확대 정책으로 경기부양과 미국 무역전쟁으로 인한 충격 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자오상(招商)증권은 금융위기 이후 3차례에 걸친 중국의 전면적 통화완화 시기와 비교해 현재의 상황에서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정부가 적극적인 통화 완화에 나서기 보다, 해외 수요 감소와 수출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내수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하반기 경제 최우선 과제 '내수 활성화'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상반기 거시경제 운용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일부 경제지표가 하락하면서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상반기 6.8% 수준의 경제성장률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의 무역전쟁 심화, 미국 금리인상, 중국 기업의 자금난 등 대내외적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하반기 정부의 경제운용의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내부에서는 대내외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내수 촉진 정책이 집중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중국 징지르바오(經濟日報)는 국제 대외 환경이 중국 경제에 불리한 만큼, 하반기 중국이 공급측 개혁을 통한 내수 확대에 힘을 써야 한다고 최근 보도했다.
6일 21스지징지바오다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달 3일 열린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회의에서도 하반기 내수 촉진의 중요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허리펑(何立峰) 발개위 주임은 회의에서 "외부 수요 증가세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하반기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선 내수 촉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쑤젠(蘇劍) 베이징대학 경제연구소 부소장도 "하반기에 인민은행이 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에 나서는 등 실물경제 주체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조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 진작을 위해 대규모 감세와 세수 우대 정책을 동원할 필요도 있다. 적자율을 제고도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자오상증권도 최근 보고서에서 무역전 심화와 대외 환경 악화, 위안화 환율 불안정 등 상황을 고려할때 4월 정치국 회의에서 확정된 내수 확대 방침이 하반기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유동성 전면 완화 없을 것, 레버리지 부담 여전
내수 촉진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하반기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제 부양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자오상증권은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대규모 경제 부양 정책 시행 시점과 현재의 상황을 비교해, 하반기 중국이 대규모 경제 부양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자오상증권은 인민은행, 금융 감독기관, 재정부 그리고 발개위 등 정부 기관의 최근 '제스처'에서 하반기 전면적 경기 부양 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금융 리스크의 엄격한 예방 기조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채권시장에서 회사채 디폴트 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여서 신용 위기를 가중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정책을 제시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금융 위기 이후 2008~2009년, 2012~2013년 그리고 2015~2016년 세 차례에 걸쳐 전면적인 유동성 완화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이러한 방식을 취하기는 힘들고, 정책 운용의 융통성 확대와 구조적 유동성 완화 정책을 병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조적 유동성 확대란 지난해 이후 이어지고 있는 지준율 인하, 지준율 인하를 통한 MLF 상환, MLF 담보범위 확대 등 정책을 가리킨다.
자오상증권은 2017년 이후 중국 정부의 재정정책이 인프라 건설 투자에서 감세와 비용 절감으로 전환했다고 강조했다.
영세기업 지원을 위한 세수 우대와 감세정책, 세율 인하, 영업세의 전면적 부가가치세 전환 등이 대표적이다.
자오상증권은 이러한 일련의 정책들이 모두 중국 경제의 높은 부채 비중을 의식한 조치로, 현재 상황에서 정부가 과거와 같은 대규모 유동성 완화 '카드'를 제시할 여지가 매우 적다고 역설했다.
징지르바오도 섣부른 대규모 재정방출과 통화 완화 정책이 중국 경제에 오히려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재정정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