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그룹 "북한 강경 스탠스 중국과 한국도 겨냥한 것"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 북한의 태도는 군사적 충동이 여전함을 보여주는 것이며, 완전한 비핵화의 가능성은 작다고 유라시아그룹이 평가했다고 8일(현지시각) CNBC가 보도했다.
폼페이오의 방북 이후 북한 외무성이 “미국 측의 태도와 입장은 실로 유감스럽기 그지없다”라며 이번 고위급회담을 비판하자, 아슬아슬했던 북미 간 화해 무드가 이미 끝나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오른쪽)이 6일 평양 순안공항 도착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정치 리스크 분석업체 유라시아 그룹은 폼페이오 방북에 대한 북한의 유감 표명은 “단기적으로 회담 결렬 리스크를 높이지는 않는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당장은 북한에 대한 대응을 내놓을 것 같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양국 간 고위급 회담이 지속하더라도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라시아그룹은 “장기적 결과는 사실상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이 될 것”이라며 북한의 강한 어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선의 표명에도 이전 북한의 모습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라시아그룹 애널리스트들은 김 위원장의 직관이 어떻든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나 비핵화 논의 전략에 대한 북한 내부적 반발을 제어하기 위해 힘을 과시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미국과 전 세계에 공짜로 혹은 미국이 원하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의도를 확실히 보여주길 원하며, 합의사항 이행을 더디게 진행하면서 미국이 대대적인 양보안을 내놓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라시아그룹은 북한의 강경 스탠스가 중국과 한국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통해 중국이 대북 문제 협상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남길 원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시작된 상황에서 북한 문제를 다룰 때 중국이 필요하다는 점을 미국에 강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강경 스탠스는 바로 이러한 중국의 입장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또 미국의 요구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꺾어버릴 수 있다는 북측 경고는 평화 분위기를 계속해서 살리려는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