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회장, 딸 경선·아들 서원씨에 각각 19만·43만주 증여
오리온 지분율, 오리온홀딩스·이화경 부회장·서원씨 순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승계 작업 본격화 예고한 것"
[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자녀들에게 오리온 주식 62만주를 증여했다. 지난해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경영권 승계를 위한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담 회장은 딸 경선씨와 아들 서원씨에게 오리온 주식을 각각 18만5934주, 43만3846주 증여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총 61만9780주로 주당 단가 14만8000원, 총 917억원 규모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 [사진=오리온] |
이날 담 회장은 60만3300주도 시간외 매매로 함께 처분했다. 이에 따라 담 회장의 주식은 142만750주에서 19만7670주로 크게 줄었다. 경선씨는 5만5063주(0.13%)에서 23만8997주(0.60%)로, 서원씨는 동일 지분율에서 48만6909주(1.23%)로 늘어났다.
아들 서원씨는 이번 주식 증여로 오리온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오리온 주식 현황은 1대 주주 오리온홀딩스(37.37%), 2대 주주 어머니인 이화경 부회장(4.08%), 그 다음은 서원씨로 변동됐다. 경선씨, 담 회장(0.5%)이 뒤를 이었다.
특히 둘째인 서원씨가 장녀 경선씨의 지분율을 앞서 관심이 더욱 모아졌다. 기존에 두 사람이 가지고 있던 오리온 지분은 동일했다. 하지만 서원씨 지분율이 0.63% 더 많아지면서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경영권 승계를 위한 단계 밟기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경선씨는 1985년생으로 2010년 오리온에 입사해 현재 오리온재단에서 근무하고 있다. 서원씨는 1989년생이며 2014년 군복무를 마친 이후 중국에서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에는 아직 입사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증여에 따른 증여세 납부 방식에도 이목이 쏠린다. 현행 법률에 따라 30억원 이상 상장 주식에 대한 증여세율은 50%다. 담 회장이 시간외 매매로 처분한 주식의 자금이나 오리온홀딩스 지분 등을 활용해 납부할 가능성이 높다.
오리온그룹은 지난해 지주사 체제 전환을 완료했다.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와 사업부문 회사인 오리온으로 분할하면서 승계 작업의 발판을 마련했다. 오리온홀딩스 지분율은 이화경 부회장이 32.63%, 담철곤 회장 28.73%, 서원씨와 경선씨가 각각 1.22% 소유하고 있다. 오너일가 지분율이 64%에 달한다.
오리온 관계자는 "오리온홀딩스 주식이 아닌 오리온 주식 증여이기 때문에 오너 개인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승계 작업 본격화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면서, "오히려 최근 오리온 주식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선제적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증여세는 당연히 현행법에 따라 합당한 과정을 거쳐 지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리온 주가는 중국법인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 18일 목표가를 18만1000원으로 상향시켰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이 중국법인 신제품 호조로 매대 장악력이 최소 15%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법인과 베트남법인 역시 신제품 효과가 맞물리면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 사옥 [이미지=오리온] |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