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인터뷰] 멍든 현대 사회에 '대화' 제시한 오수환 작가

기사입력 : 2018년06월22일 09:41

최종수정 : 2018년06월22일 09:41

9년 만에 가나아트센터 서울서 개인전
흑백 세계→5채 사용으로 변화
인간은 현대화할수록 황폐…무의식, 무질서 안에서도 질서와 균형을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돈 벌려면 동대문에 가야지. 왜 예술을 해. 뭐 먹고 사냐고? 이슬 먹고 살아. 그렇게 답할 수 있어야 예술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 자각이 지금 이 사회에 필요하다.”

오수환 작가 [사진=가나아트센터]

오수환 작가가 9년 만에 가나아트센터 서울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대화 Dialogue’라는 주제로 관람객과 만날 준비를 마친 오 작가. 그는 사회 규범에 얽매이고 욕망으로 황폐해진 현대인들이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에는 규범으로부터 해방되기를 바란다. 작품과 감각적으로 소통하며 잠시나마 여유를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다.

오프닝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가나아트에서 오수환 작가를 만났다. 그는 “그림은 말로 하는 게 아니다. 엉뚱하게 나가기 쉽다. 그림은 언어 이전의 상태, 언어로 설명이 안 되는 영역"이라며 전시장으로 들어왔다. 조금 전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던 오 작가는 본인의 철학적 세계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분명했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그의 변화된 작품 양상을 볼 수 있다. 전시장에는 2016년 이후 제작된 신작 30여 점이 걸렸다. 지난 20년간 흑백을 주로 사용하던 그가 화려한 색감을 뽐내는 물감으로 자유분방한 필획을 구사했다. 서양의 그림과 차별화된 색채로 캔버스에 획을 그었다.

오수환 작가 [사진=가나아트센터]

“색채를 쓰기 시작한 건 대략 10년 전 쯤일 겁니다. 그 전까진 비교적 색을 억제하는 작업을 주로 해왔죠. 색을 쓰더라도 서양 사람과 다르게 할 수 있는게 무엇일까를 생각했습니다. 5채를 사용하게 됐는데, 5채는 우리 전통화, 무속화 등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흑백 작업의 세계는 죽을 때까지 다 못 펼칠 정도로 넓습니다. 색을 쓰면서는 그림이 더욱 생동감이 있어졌죠.”

또 다른 눈여겨볼 점은 색의 덧칠이다. 물감이 칠해진 캔버스 위에 또 다른 색으로 덮었다. 숨겨지는 것과 보이는 것, 이성과 감성이 교차한다. 오히려 숨기고 지워 없애는 것에 사람들은 더 관심을 가질지도 모른다. 무질서 속에서도 질서가 발휘될 때도 마찬가지. 이질적인 요소의 균형이 그의 작품에선 드러난다.

“인생은 어차피 떠나는 겁니다. 다 지우고 떠나야죠. 제가 지우는 건 수 십년 해서 자신 있습니다(웃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이성과 감성 이렇게 상반된 것들이 캔버스 위에서 균형의 상태로 만납니다. 무질서 속에서도 질서를 지키는 겁니다. 어떻게 할 것이냐. 이들의 접점을 찾아야겠죠.”

Dialogue, 2018, Oil on canvas, 193.8x130.2cm [사진=가나아트센터]

오 작가는 무의식, 우연성에 관심이 많다. 그는 무의식이 우리 삶의 90%를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의식만으로 인간을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별히 생각하거나 계획하지 않고, 추구하지 않고, 의도가 없는 상태에서 새롭게 언어화하고 다양한 경험으로 있는 그대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무의식 상태로 작업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눈을 감고 그리기도 하고요. 어떻게 하면 넓고 깊게 사고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합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체험을 하고 상상력을 발휘하는 겁니다. 무질서해 보이지만 무질서 안에서 질서를 지킬 수 있습니다. 현대성 획득을 위해 무질서도 있어야 하고요. 여러 요소가 범벅되고 그 속에서 질서를 마련할 수 있을 겁니다.”

Dialogue, 2016-2017, Oil on canvas, 227x182cm [사진=가나아트센터]

오수환 작가는 궁극적 자유와 해방에 대해 생각한다. 순수한 상태는 무엇인지, 그리 하려면 회화는 어떡해야 할지 고민한다. 그는 순수성은 음악적 리듬처럼 색채의 리듬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무런 의미도, 지시도 없다.

“동양미술은 지식을 덜어내는 과정입니다. 간소하고 소박하죠. 미의 최고 수준인 백자를 보면 알 수 있어요. 백자는 산골에서 밥 짓고, 물을 마시고, 불을 때며 생활한 사람들이 만든 도자기예요. 사악함이 하나도 없죠. 저는 이렇게 옛 사람들의 이야기를 즐겨 보고 읽으면서 작품을 합니다. 중국 고시를 읽거나 서양의 고대 유물을 볼 수 있는 박물관에 가는 이유도 마찬가지고요. 인간은 현대화할수록 황폐해져요. 일테면 청동기 이전의 사회, 그때 인간으로서 행복했던 시절이 아닐까 저 혼자서 생각합니다.”

오수환 개인전 '대화 Dialogue'는 6월20일부터 오는 7월15일까지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오광수 낙마로 본 정권 인사 수난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인사는 만사다. 인사를 잘하면 지지율 상승과 함께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인사가 망사가 되면 지지율이 떨어져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역대 대통령은 조각에서 난맥상을 보이며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로 애를 먹었다. 거의 예외가 없었다. 매 정권마다 초기 인사에 대한 비판적인 조어가 등장했다.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부의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이 대표적이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인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국민의 싸늘한 시선에 직면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열린 수해 대비 현장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6.13 photo@newspim.com 이재명 정권도 예외는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에서 첫 낙마자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지난 8일 임명된 지 닷새 만이다.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이 낙마한 게 더 아플 수밖에 없다. 인사 검증 작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인선이 늦어질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조각에 52일 걸렸고, 문재인 정부는 195일 만에 조각을 완성했다. 윤석열 정부는 조각에 181일이 소요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오 수석이 어젯밤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오 전 수석은 검찰 '특수통'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검찰 개혁'의 특명을 부여받았으나 대출 및 부동산 차명 관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돼 결국 낙마했다. 이 대통령은 사법 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이해하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지만 인사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자연스레 인사 검증 기준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제안을 받는 인사 열에 일곱 정도는 스스로 "검증 통과를 자신할 수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오 전 수석에 이어 추가 낙마자가 나오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자칫 임기 초반 인사로 어려움을 겪었던 전 정권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여당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여당 의원의 일원으로서 집권 초기에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인사 수난사는 역대 정권에서 되풀이됐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2월 발표한 1차 조각에서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은경 환경부 후보자,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와 위장 전입 의혹에 휘말려 낙마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내각 인사도 이명박 정부의 닮은꼴이었다.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는 부동산 투기와 아들 병역 면제 의혹이 불거져 지명 5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도 스스로 물러났다. 2014년 6월에는 사의를 밝힌 정홍원 총리 후임으로 지명한 안대희(고액 수임 전관예우 논란), 문창극(역사관 논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 조각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불법 혼인신고 사건 등으로 사퇴했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낙마했다. 윤석열 정부도 다르지 않았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낙마했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5일 만에 학제 개편 논란 등으로 사퇴했다. 역대 정부에서 낙마자가 속출한 것은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부실한 것이 원인이지만 대통령의 오기 인사도 한몫했다. 대통령이 특정 인사를 고집하면 주변에서 누구도 강하게 반기를 들기 어렵다. 결국 주요 보직에 임명되거나 지명된 뒤 논란이 불거져 낙마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leejc@newspim.com 2025-06-14 06:00
사진
李대통령, 대북 전단 처벌대책 지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예방과 사후 처벌에 대한 대책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 연천군 육군 25사단 비룡전망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이재명 대통령 인스타그램 이날 새벽 강화도에서 민간 단체가 북한 지역으로 전단을 살포한 것이 확인되면서 내린 지시로 파악됐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접경지역 주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불법적인 대북 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정부가 입장을 밝혔음에도 이를 위반한 데 대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지시로 오는 16일 통일부 주관으로 유관 부처 회의를 열어 대북 전단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대북 전단을 살포한 민간 단체와 개인에 대해서는 법 위반 여부를 따져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접경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통일부의 대북 전단 불법 살포 자제 요청에 '이를 어기고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할 경우 처벌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wideopen@newspim.com 2025-06-14 19: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