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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엔 왜 '3차 베이비붐'이 오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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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빙하기+안일한 낙관론 겹쳐 청년층 부담↑
출산율 1.5 한번 내려가면 1.5 넘어가기 힘들어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의 인구감소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지방을 위축시키던 인구감소는 이제 대도시에서도 현실화되기 시작하면서 일손부족에 대한 일본 내 위기감이 심각해지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예견됐던 인구감소 문제를 일본이 멈추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11일 아사히신문은 그 답으로 "헤이세이(平成·일본 연호) 불황이 제 3차 베이비붐 세대의 등장을 가로막은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가미기타무라마을 초·중등학교 [사진=가미기타무라 초·중등학교]

기이반도(紀伊半島·일본 남서부에 있는 반도)에 위치한 나라(奈良)현 가미기타야마(上北山)마을의 초·중등학교는 지난해부터 수업시간이 비는 선생님들은 다른 선생님의 수업에 들어가 학생 역할을 맡고 있다. 

가미기타야마마을은 5개 이상이던 초·중등학교를 통합해 지금은 이 곳 한 군데만이 남았다. 그럼에도 전체 9학년 중 학생은 6명뿐이다. 교직원은 17명. 함께 운영하는 보육원의 아동을 합해도 학생들보다 선생님의 수가 더 많다. 복수로 운영되는 학년은 중3이 유일하다. 

후쿠모토 요시히사(福本能久)교장은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갖고 있다는 점을 학교 수업만으로는 알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임기응변으로 수업시간이 없는 선생님들이 학생 역할로 수업에 참가하는 실험을 시작하게 됐다. 

지난 3월 마을엔 충격적인 뉴스가 전해졌다. 2045년 마을 내 14세 이하 아이가 사라진다는 내용이었다. 일본 정부가 발표한 최신 인구예측에 따른 뉴스였다. 현재 마을 인구는 510명정도로 1990년과 비교해 절반으로 줄었다. 27년 뒤엔 4분의 1로 줄어든 122명이 될 전망이다. 

인구 감소를 위해 마을차원에서도 손을 쓰고 있다. 1세~18세 아이에게는 매년 10만엔(약 100만원)을 지급하고,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입학할 때는 10만엔을 추가로 지급한다. 중학생은 호주 케언즈 홈스테이에 파견하는 비용(1인당 50만엔)을 전부 마을에서 부담한다. 

이 마을의 촌장인 야마무로 기요시(山室潔)는 "당랑거철(螳螂拒轍)의 상황일지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이 마을은 사라진다"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인구감소를 막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들을 우대해도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없다면 마을에 정착할 수 없다. 마을의 주요생산원이었던 임업은 쇠퇴했고, 의존해왔던 공공사업도 2000년대 중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총리의 '고이즈미 개혁' 이후 크게 줄어들어 지방 토건사업 기업 5개사가 모두 폐업했다. 

신문은 "이런 문제는 지금까지 지방의 이야기였지만 앞으로는 도시부에도 해당될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일본 인구가 2008년 1억2808만명을 정점으로 찍은 후 계속해서 하락 추세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 추계에 따르면 수도인 도쿄(東京)도 2035년 이후 인구감소로 전환하며, 아다치(足立), 가쓰시카(葛飾), 에도가와(江戸川) 구의 경우 2045년이 되면 현재보다 인구가 10% 줄어들 전망이다. 

보다 심각한 것은 노동층의 감소다. 2017년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년 전보다 1100만명 줄었다. 인구 확보를 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도산하고, 우체국·택배사가 가격인상에 나서는 등 도시생활에도 영향이 미치기 시작했다. 

◆ 비극의 시작, 정부의 낙관론

"일본의 사례는 특수해서 이미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 정책결정자들의 근시안적인 대응이 놀라울 정도다"

2015년 영국 서섹스 대학교에서 열린 이민문제 세미나에서 로널드 스켈튼 명예교수는 이 같이 말했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인구학자인 그는 일본의 50년치 인구피라미드를 가리키고 있었다. 젊은이에 비해 고령층이 비정상적으로 많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국가가 소멸할 수도 있는 형태라고 그는 지적했다. 

같은 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소자화(少子化·저출산)를 멈추기 위해 50년 뒤 인구 1억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가의 의지를 명확히 하고 싶다"고 선언했다. 당시 일본인 여성 한 명이 생애에 낳는 아이수는 1.45명이었다. 아베 총리는 이를 2025년까지 1.8명으로 올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쓰야 노리코(津谷典子) 게이오(慶応)대 교수는 "10년 안에 출산율을 1.8로 올리는 일은 일어나기 어렵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인구학 세계에는 '저출산의 굴레'라는 가설이 있기 때문이다. 

교수에 따르면 출산율이 장기간 1.5 이하로 내려가 있는 나라가 이후 1.5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회복한 사례는 없다. 부모세대의 '저출산' 라이프 스타일이 아이에게도 그대로 이어져 사회에 정착되기 때문이다. 

일본의 저출산은 종전 이후 4를 넘겨 제1차 베이비붐(1947~49) 세대가 등장했다. 이후 급속하게 저하돼 2로 내려갔다. 이후 1차 베이비붐 세대가 결혼 적령기를 맞이한 71~74년에는 제 2차 베이비붐이 와서 일시적으로 2를 상회하는 숫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내려갔다. 

헤이세이가 시작한 1989년엔 출산율이 역대 최저였던 1.57로 내려가는 '1.57 쇼크'가 발생했다. 당시 후생노동성 아동가정국장이었던 후루가와 데이지로(古川貞二郎·후 관방부장관)는 "심각한 일"이라며 가이후 도시키(海部俊樹) 당시 총리의 연설에 대책을 넣자고 재촉했다.

일본 정부는 장시간 노동 시정, 육아휴업과 보육소 충실화, 아동수당 증액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정부는 실제 실행을 하지 않았다. 

"국장,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아직 아이들은 늘어나고 있으니까"

후루가와 당시 과장은 일본 첫 여성 국회의원으로 여성운동을 이끌었던 가토 시즈에(加藤シヅエさん) 의원에게 이런 격려를 들었던 사실을 기억한다. 신문은 "일본정부의 안일함의 배경엔 '제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출산 적령기를 맞이하면 3차 베이비붐이 온다'는 낙관론이 있었다"

◆ 취업 빙하기, 3차 베이비붐 도래를 저지하다

하지만 3차 베이비붐은 오지 않았다. 출산율은 1991년 이후에도 계속 내려가, 1995년엔 1.5를 뚫고 내려갔다. 3차 베이비붐으로 예상했던 2000년대에도 출산율은 회복되지 않았다. 

오오타니 야스오(大谷泰夫) 전 후생노동심의관은 "최악의 타이밍에 '취업빙하기'가 와버렸다"고 말했다. 

1990년대부터 장기불황을 고민하던 기업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비정규직 사원을 늘렸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융대기업들이 연이어 파산한 1997년엔 신입사원 채용을 동결하는 기업이 줄을 이었다. 정직원이 되지 못한 젊은이들은 가정을 가질 여유가 없었다. 

[게티이미지뱅크]

2005년 출산율이 1.26까지 내려가자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전담하는 전임각료를 마련했고 대책마련을 가속화했다. 하지만 고이즈미 정권의 '재정재건 계획'에 밀려 저출산 대책은 제대로 실행되지 못했다. 

당시 저출산 문제 담당 직원 중 한명이었던 마스다 마사노부(増田雅暢) 전 내각부참사관은 "육아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3세 미만 의료비의 본인부담을 20%에서 10%로 줄이는 대책을 내놨지만, 부서간 절충에 들어가면 늘 뒷전으로 밀렸다"고 했다. 

당시 후생노동성 직원이었던 한 각료는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육아 예산을 늘리려면 연금이나 의료비에서 예산을 줄여야 했다"고 회고했다. 

출산율이 아베정권의 목표치인 1.8을 넘기는 선진국은 스웨덴, 프랑스 등 적지 않다. 이들의 공통점은 일본보다 세금이 높고 육아지원책도 두텁다는 데 있다.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 연구소의 아토 마코토(阿藤誠)명예소장은 "부담없는 예산만 찾았던 게 문제 아닐까"라고 되묻는다.

신문은 "2001년 보육원 '대기아동 제로작전'을 일본 정부는 시작했다"며 "하지만 예산의 제약때문에 아직도 실현되지 않았다"며 현실을 짚었다. 

 

keb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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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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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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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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