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1800만명 '폭발적 인기' 불구…'인종차별' 트윗에 '폐지'
[서울=뉴스핌] 조재완 인턴기자 = 화려하게 귀환한 미국 ABC 인기 시트콤 '로잔느(Roseanne)'가 출연자 말 한 마디에 29일(현지시각) 방송을 중단하게 됐다. 백악관 전 선임고문을 유인원에 비유한 출연자 로잔느 바(65세)의 인종차별 발언 탓이다.
로잔느 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잔느'는 1990년대 미국에서 크게 인기를 끈 동명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로잔느 바를 비롯해 사라 길버트와 존 굿맨 등 원작 배우들이 20년 만에 뭉쳐 화제 속에 지난 3월 방송을 시작했다. 프로그램의 뜨거운 인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첫 방송 후 로잔느 바에 직접 축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극 중 로잔느는 트럼프 지지자다.
그러나 1800만명 이상의 시청자를 끌어모으며 누린 인기가 무색하게 로잔느는 방송 두 달 여 만에 간판을 내리게 됐다. 로잔느 바가 트위터에서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낸 발레리 자넷을 '혹성탈출' 유인원에 비유하며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그는 개인 트위터 계정에 "무슬림 형제와 유인원 행성이 아이를 낳았다=vj(발레리 자넷)"는 포스팅을 게재했다. 현재 포스팅은 삭제됐다.
채닝 던지 ABC 엔터테인먼트 사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로잔느의 트위터 내용은 혐오스럽고 불쾌하며 우리 가치와 부합하지 않는다"며 "프로그램 방송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로잔느 바는 발레리 자렛에게 "나쁜 농담이었다"며 즉각 사과했으나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의 발언은 자렛이 백악관 선임고문이었던 시절 CIA(중앙정보국)의 프랑스 대선 후보 감시 행위를 은폐했다는 위키리스크 폭로를 겨냥한 것이다. 자렛은 이란 태생의 흑인이다.
발레리 자렛은 "우리 모두 교육을 받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난 괜찮다. 다만 방어를 대신 해줄 친구와 지지자들이 없는 또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걱정된다"고 심경을 전했다.
프로그램 제작 중단이 발표된 오후 로잔느 바는 트위터에 "괜찮다"며 "내 바보같은 트위터 쇼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훌륭한 작가들과 재능있는 배우들, 수많은 이들에게 사과하고 싶은 마음 뿐"이라는 글을 올렸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