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 인권운동가·동성연애 엘튼 존, 우크라이나 AIDS 자선행사 참석
[서울=뉴스핌] 조재완 인턴기자 = "변화는 우리 마음먹기에 달렸다."
영국 가수 엘튼 존(71세)이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AIDS 자선 행사에서 아일랜드 낙태금지법 폐지 결과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영국 팝·록 가수 엘튼 존. 2014년 동성연인 데이비드 퍼니시와 결혼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동성애자 인권운동가이기도 한 엘튼 존은 그간 성 소수자 인권 신장을 위해 동유럽권에서 활발히 활동해왔다. 2012년엔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AIDS 자선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그는 "믿어달라. 우크라이나를 사랑한다. 우린 AIDS와 계속해서 싸워나가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가 바라는 날이 올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낙태금지법을 폐지하기로 한 아일랜드를 봐라. 세상은 변한다. 사람들 마음에도 변화가 온다. 깨어있는 젊은 세대들이 있다. 그들이 우리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전통적인 가톨릭 국가 아일랜드는 지난 25일 국민 투표로 낙태를 금지하는 헌법 조항을 폐지하기로 했다. 국민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아일랜드에서 낙태가 허용되면서 전 세계에서 놀랍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는 국민들이 이끌어낸 개헌 투표 결과를 두고 "조용한 혁명의 정점"이라고 칭했다.
우크라이나에도 변화는 있다. 2014년 마이단(Maidan, 친유럽시위)이 전개된 후, 친 서구파에 힘이 실리면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동성애자 인권 신장을 위한 지원을 확대해왔다. 2015년에는 성 소수자 LGBT(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렌스젠더) 작업장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 마련되기도 했다.
다만 동성애 혐오 분위기는 여전히 사회에 만연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해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의미의 "Celebrate Diversity" 슬로건을 내건 유로비젼 송 콘테스트가 키예프에서 열린 당시 여론이 들끓었다. 소비에트 기념비를 무지개색으로 페인트칠 하는 계획은 극우파의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엘튼 존은 2009년 우크라이나에서 에이즈 양성반응 아이를 입양하려 했으나 기관 측 허가를 받지 못했다. 2014년 동성연인 데이비드 퍼니시와 결혼한 존은 입양부모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는 "우리는 대단한 진전을 이뤄왔지만 아직 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