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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이슈] '엘리엇 방지법' 발의됐지만…국회 문턱 높아 '역부족'

기사입력 : 2018년05월16일 13:21

최종수정 : 2018년05월16일 13:37

재계·한국당만 대주주 경영권 방어 강화 ‘찬성’
범여권, 대기업 오너 견제 '상법 개정' 추진 중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최근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대주주의 기업 경영권을 보호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공격으로부터 국내 기업의 경영권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다. 하지만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한다는 지적이 있을 뿐 아니라 국회에서도 한국당을 제외하면 찬성 의견이 드물어 실제 입법화는 요원할 전망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16일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인 차등의결권과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필, Poison Pill)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국내 기업이 해외 투기 자본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며 "제2의 소버린, 제2의 엘리엇이 나오지 않도록 무방비로 노출된 국내 기업의 경영권 방어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개정안 발의 취지를 말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차등의결권제도란 1개의 주식마다 1개의 의결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주식마다 차등적으로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대주주에게 지분율 이상의 의결권을 보장해, 투기적 자본으로부터 경영권을 보호하자는 취지다.

포이즌필(poison pill)은 적대적 M&A가 벌어질 경우 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도록 미리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적대적 M&A 시도자의 지분 확보를 어렵게 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 핵심기업에 대한 헤지펀드의 공격이 왕왕 발생함에 따라 국내 기업 보호 차원에서 관련 제도 도입이 논의된 바 있다.

2003년 SK에 대한 소버린의 공격, 2015년 삼성그룹에 대한 엘리엇의 공격 등이 그 예다. 최근에는 엘리엇이 다시 현대차그룹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내비쳤다.

차등의결권, 세계 주요국 속속 도입했지만...한국 ‘요원’

미국의 경우 1980년대 적대적 인수합병이 만연함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방어 수단을 제도적으로 확립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1994년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해 현재 200여개 기업이 이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예컨대 워런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는 일반주에 해당하는 B형 주식과 복수의결권이 인정된 A형 주식을 발행했는데 A형 주식은 B형 주식 대비 의결권은 200배, 기타 권리는 30배를 인정받는다.

유럽 역시 유럽연합(EU)에 가입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차등의결권제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국가는 명시적으로 복수의결권 주식을 인정하고 있다. 또 그리스, 스페인 등의 국가는 미국과 같이 1주 1의결권 원칙이 임의규정에 불과해 개별 회사 차원에서 차등의결권제도 도입이 가능한 상태다.

폴 싱어 엘리엇 어소시에이츠 창업자 <출처=블룸버그통신>

홍콩의 경우 2012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2013년 알리바바 유치에 실패하면서 차등의결권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당시 알리바바는 IPO 당시 마윈 회장의 경영권 보장을 위해, 10%의 지분율을 가진 창업자가 이사회 과반수에 대항하는 후보를 추천하는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홍콩거래소에 요청했다. 하지만 홍콩거래소는 1주 1의결권 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고 결국 알리바바는 뉴욕증권거래소를 택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2013년 5월 증권거래소의 경쟁력 강화와 상장기업의 유연한 자본조달이란 목적을 내세워 1주 1의결권 원칙을 폐지하고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하는 회사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우리와 법체계가 비슷한 일본의 경우 일정 수의 주식을 1단원으로 해 1의결권을 부여하는 단원주, 거부권부주식, 의결권제한주식 등 다양한 종류의 주식 발행을 인정하고 있다. 단원주란 일정수의 주식을 하나의 단원으로 묶어 1개의 의결권만을 부여하는 제도로 상대적으로 단원주가 아닌 보통주가 다수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포이즌필, 효율적 방어수단으로 일본과 유럽 등에서 허용

차등의결권제도와 함께 또 하나의 경영권 방어제도로 꼽히는 포이즌필 역시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포이즌필이란 회사의 경영진이 공격자를 제외한 주주들에게 회사의 신주 또는 이후 합병하는 회사의 신주를 매입할 수 있는 내용의 콜옵션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보통주 100만주를 발행하고 있는 회사에 대해 공격자가 25만주를 공개매수한 경우 이사회는 공격자를 제외한 주주를 대상으로 주당 보통주 2주씩을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하는 포이즌필을 발행한다. 이렇게 되면 전체 주식수는 250만주가 되고 공격자의 지분율은 25%가 아닌 10%로 줄어든다.

일본은 2001년 개정상법에서 신주예약권을 도입(제240조 이하)해 포이즌필의 발행 가능성을 열어뒀고 프랑스에서는 2006년 상법개정에서 BSA(주식인수선택권)를 도입했다.

스위스, 오스트리아, 스페인 등의 경우에 명시적인 규정은 없으나 신주예약권의 발행이 허용된다고 풀이하는 견해가 다수다.

포이즌필은 자사주 매각,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등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경영권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게다가 주주 권리 보호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경영진이 무능해 공격자 외에 여타 주주도 경영진 교체를 원할 경우 경영진이 포이즌필을 사용해도 주주가 경영진을 교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한국당 찬성하지만...범여권·바른미래당 "반대"

재계는 차등의결권이나 포이즌필 도입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도 이날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장사들이 지속 가능성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자발적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있지만 잊을 만하면 일부 행동주의 펀드가 심각하게 경영을 간섭하고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등의결권이나 포이즌필(Poison Pill) 등 세계 주요국에서 보편화한 경영권 방어 수단을 우리 기업도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김학선 기자 yooksa@

하지만 차등의결권 제도의 경우 1주 1의결권이라는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한다는 지적도 상당해 국회 문턱을 높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포이즌필 제도 역시 인수의도를 갖춘 주주와 여타의 주주를 차별하는 것이 회사법 일반원칙에 비춰볼 때 수용 가능한가라는 법적인 문제가 남는다.

국회 지형을 놓고 봐도 한국당 정도만 경영권 보호 차원의 상법 개정에 동의할 뿐 민주당은 물론 바른미래당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오히려 대주주의 전횡을 방지하기 위해 집중투표제와 다중대표소송제를 도입하는 상법 개정안이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에 의해 발의돼 현재 법사위 심사를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법무부도 이와 관련 국회 법사위에 긍정적 취지의 의견을 전달, 입법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내 대기업 입장에선 엘리엇이 공격하고 그런 것이 불편할 수 있겠지만 주주가 그 정도 목소리 내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오히려 기관투자들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더 적극적으로 활용돼, 기관투자자가 대주주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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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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