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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맨오브라만차' 최수진 "알돈자를 만나 '이룰 수 없는 꿈'을 이뤘어요"

기사입력 : 2018년05월12일 00:00

최종수정 : 2018년05월12일 00:01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배우 최수진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진행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5.4 deepblue@newspim.com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배우 최수진이 불후의 명작 '돈 키호테'를 원작으로 한 '맨오브라만차'를 만나, 드디어 '이룰 수 없는 꿈'을 이뤘다.

오는 6월 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맨오브라만차'에 최수진은 알돈자 역으로 출연 중이다. 무대 위 극 중 극인 '돈 키호테'에 등장하는 알돈자는 여관 종업원이다. 손님들에게 식사와 술을 가져다 주고, 아무에게나 아무렇게나 취급 당한다. 최수진은 처음 작품을 봤던 당시를 떠올리며 "나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룰 수 없는 꿈을 이룬 셈"이라고 웃었다.

"데뷔 전에 2007년 이 작품을 처음 봤어요. 그때 캐스팅이 공주 언니랑 조승우 선배였는데 너무너무 좋아서 저랑 안맞는다 생각을 하면서도 이 무대를 꿈꿨었죠. 오디션 합격 전화를 받고 다시 한 번 물어봤어요. 진짜 하냐고.(웃음) 매일 무대에서 '이룰 수 없는 꿈(Impossible Dream)'이 나오지만, 저한테는 이뤄진 꿈이에요.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죠."

이렇게나 원하던 역에 출연하게 되고, 꿈같은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최수진이 왜 예전엔 스스로와 안어울리는 역이라 생각했을까. 얘기를 듣고 보니 10년간의 발전 이후에야 알돈자를 만난 게 다행이라는 그의 말이 이해됐다. 최수진은 너무나 기쁜 나머지 워낙의 명작에, 명배우들이 거쳐간 자리지만 부담감을 느낄 새도 없었다며 여전한 애정을 가득 드러냈다.

"예전엔 제가 훨씬 더 내성적이고 나약한 성격이었어요. 지금은 '누나 무서워'라는 말도 듣고 많이 세졌죠. 알돈자는 많은 걸 알아야 하는 사람이잖아요. 아무리 험난한 삶을 살았어도 그 역할을 이해하긴 쉽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목소리도 예전엔 그저 곱다는 얘길 많이 들어서 절규하듯 노래하는 알돈자를 연기하기에 하드웨어가 좀 안맞는다 생각도 했고요. 작품에 출연하면서 부담보다 신나고 행복한 게 더 컸어요. 연습실에서 연습이 왜 이렇게 빨리 끝나나 싶을 정도였어요. 부담스러움을 느낄 새가 없었죠."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배우 최수진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진행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5.4 deepblue@newspim.com

최수진이 말한 것처럼, 알돈자는 억센 여자다. 부모도 없는 처지에, 숱한 천대에 익숙해졌고 말투나 행동거지도 교양과는 거리가 멀다. '라만차'의 연출이 "너의 터프함을 기대한다"고 말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첫 등장신부터 들러붙는(?) 남자들을 뿌리치고 억척스럽게 일하며 기구한 신세를 비관하려니, 액션이란 말로 부족한 '몸 연기'를 해내야 한다.

"동생도 연습하러 와서 보이시한 걸 하든지 아줌마를 하든지 하나만 하라고 했어요.(웃음) 너무 안해본 거라 드러나지 않던 제 안의 강한 면을 꺼내서 보여드리고 센 부분을 표현해야 했고, 나름대로 재밌게 풀어낼 수 있었어요. 지금도 계속 연구 중이고요. 남자들 뿌리치고, 패기도 하고 그런 몸연기를 펼치는 장면이 세 번 정도 나와요. 다행히 그 친구들이 너무 착한 애들이에요. 매 신 끝나면 다친데 없냐 물어보고 걱정하죠. 합도 다 맞춰놔서 힘을 많이 안써도 용을 쓰는 것처럼 보이게 연출을 해놨어요. 보는 분들이 알돈자의 액션에 은근히 쾌감을 느끼실 지도 몰라요. 몸을 내던져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하하."

말 그대로 비참 그 자체인 인생을 살아가는 알돈자지만, '돈 키호테'에서 가장 큰 변화를 맞는 인물이다. 최수진은 알돈자가 진짜로 돈 키호테에게 감화되는 지점을 1막의 마지막, '이룰 수 없는 꿈'이 흘러나오는 신을 꼽았다.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는 노인 알론조가 기사를 꿈 꾸고, 쓰러져도 앞으로 나아가겠다 말하는 장면에서 알돈자는 물론이고, 관객도 그의 의지에 위안을 얻는다.

"어쨌든 알돈자는 변화하게 돼요. 처음엔 맘이 닫혀있고, 자극을 안받으려고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 마음이 흔들리는지 과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둘시네아'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조금씩, 점차 표정이 변하죠. 알론조가 '이룰 수 없는 꿈'을 부르기 시작하면, '뭐야'. 도망가다가도 자꾸 돌아와서 물어보고, 결국에는 그 말을 외우고 기억하게 돼요. 마치 알돈자에겐 예수님을 본 것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아닐까요. 저는 거기서 눈물이 많이 나기도 하고 정말 마음 속에서 뜨거운 전투가 벌어져요. 그 신은 돈키호테의 신이기도 하지만 알돈자는 가만히 서서 듣는 것 같아도 가장 크게 요동치고 있죠."

'라만차'가 워낙에 명작으로 이름난 작품이라 최수진 외에 유명 여배우들도 모두 알돈자 역을 거쳐갔다. 김선영, 전미도, 조정은을 비롯해 현재 더블 캐스트인 윤공주까지, 외모만 봐서는 쉽사리 억척스러운 알돈자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최수진은 뉴 캐스트로서 그 가운데 어떤 특징을 지닌 알돈자인지 스스로 설명했다. 말하자면 가장 돈 키호테가 필요한, 애처로운 알돈자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배우 최수진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진행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5.4 deepblue@newspim.com

"제가 아무래도 미도 언니나 정은 언니, 기존의 알돈자 선배들보다 체구도 작고, 약해보이는 느낌이 있다고 해요. 목소리 톤도 그렇고요. 오히려 측은지심을 자극하는, 정말 돈키호테가 필요했던 알돈자가 아닐까요? 정말 변화시키기 힘든 인물이지만 그 변화가 너무도 간절했던 그런 여자로 보이기를 바라고 있어요. 기구한 운명을 늘 탓하지만, 결국은 희망이 간절했던 그런 여자요. 그렇다고 해서 알돈자가 수동적인 캐릭터로 보이진 않아요. 밥, 술, 하룻밤으로만 자신을 대하던 사람들 가운데 진짜 인간으로 대하는 사람을 만난 거고, 그게 돈 키호테일 뿐인 거죠. 알돈자는 그의 진심을 받아먹고 능동적으로 일어서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대중에게는 아마 최수진이 소녀시대 수영의 친언니로 더 친숙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2009년 데뷔 이후 거의 10년째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한 만큼, 거쳐온 작품도, 인연도 적지 않다. 최수진은 5년차를 넘기며 찾아온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털어놓으며 그때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 '뉴시즈'를 다시 만나길 기대했다.

"'뉴시즈' 전후로 굉장히 변화가 많았어요. 그 전에 딱 반년 쉬었는데 가장 오래 쉰 때였거든요. 2015년도 '사의 찬미' 끝내고 회의감이 찾아오더라고요. 무사히 해냈지만 '내 길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구체적으로 다른 일을 알아봤었죠. 근데 두 달 쉬고 나니까 무대가 너무 그리웠어요. 어쩔 수 없었죠.(웃음) '뉴시즈' 공연을 하면서 왜 원캐스트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행복했고 많이 좋아해주셨죠. 이렇게 즐겁게 공연을 할 수 있구나, 내 안에 있는 걸 쏟아낼 수 있는 무대가 있구나 깨달았어요. 동료 배우들이랑도 정말 행복했고 많은 기운을 얻었죠. 배우생활 마감할 때까지도 제 인생작으로 꼽을 만한 작품이에요. 또 올려주신다면 저는 당연히 또 하고 싶어요."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배우 최수진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진행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5.4 deepblue@newspim.com

최수진을 비롯해 여러 배우들이 늘 하는 얘기 중에도 여전히 놀라운 건, 10년차, 15년차가 돼도 오디션을 본다는 점이다. 배우들은 제작사 대표나, 제작진 중 한 명이 추천을 해도, 다른 이들이 그의 잠재력을 모르기에 거의 모든 주역들도 오디션을 거친다고 말했다. '라만차'로 이룰 수 없는 꿈까지도 이룬 최수진의 오디션 필승 비법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다.

"합격했던 오디션을 돌아보면, 가장 중요한 건 외모인 것 같아요. 하하. 예뻐야 한다는 게 아니라, 캐릭터에 맞게 외모에 항상 신경을 써요. 노래, 연기는 당연히 잘해야 하고, 최선으로 보여줄 수 있게 준비하죠. 예를 들어 알돈자라면 아침에 머리를 꼬불꼬불하게 말고 가는 거죠. 오디션에서도 무대 위 저 배우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연상이 돼야 하거든요. 제가 앞으로 만나고 싶은 작품은 '키다리 아저씨'예요. 너무 사랑하는 유리아 배우가 하는 걸 봤는데 정말 매력있었죠. 여자가 두 시간 내내 극을 끌어가는 작품은 흔치 않고 2인극이고, 굉장히 보여줄 게 많은 캐릭터로 보여요. 또 한 가지는 '고스트'. 그 두 작품이 제가 이뤄야 할 꿈이네요.(웃음)"

이룰 수 없는 꿈을 알돈자로 한 차례 이루고, 이뤄야 할 꿈에 관해 얘기하며 최수진은 뮤지컬 배우라는 직업에 크나큰 애정을 드러냈다. 다양한 장르에서 배우로 활동하고자 하는 욕심도 숨기지 않았지만, 잠시간 과거 수영이 출연하는 드라마에 잠시 카메오로 등장했던 때의 어색함을 떠올리며 웃기도 했다.

"요즘엔 연기 욕심이 굉장히 커져서 연극도 좋고, 매체 연기도 기회만 닿는다면 당연히 도전하고 싶어요. 동생이 출연한 '제 3병원'이란 작품에 카메오로 잠깐 등장했는데, 재미도 의미도 있었지만 같이 연기하면 너무 어색할 것 같아요.(웃음) 동생이 아니라 연예인으로 있으니까 어색해요. 앞으로는 작품의 메시지가 뭐든 잘 표현해서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어요. 저는 신앙을 통해 힘든 걸 많이 극복하고 있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공연 보시고 버틸 원동력, 잠깐의 힘을 얻으신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퇴근길에서 만나는 분들 얘길 들으면 '내가 이렇게 숭고한 일을 하고 있구나' 싶어서 눈물이 나요. 어깨에 짐이 무거운 것 같고, 연기가 정말 가치있는 일이고 허투루 해서는 안되겠더라고요. 버틸 수 있는 힘을 주는 무대를 만들고, 그런 배우가 되는 걸 목표로 삼으려 해요."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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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상가 공실률이 급증하면서 오피스나 상가 투자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지역 오피스 및 상가 공실률을 살펴보면 '코로나19' 당시 보다는 회복됐다. 하지만 여전히 전국 공실률은 8.6%로 높은 편이다. 지역별로도 편차가 극심했다. 서울의 경우 2022년 1분기 공실률 7.1%에서 2년 뒤인 2024년 1분기에는 5.4%로 1.7%(P) 감소했다. 기업들에게 인기가 많은 여의도 지역의 공실률은 3% 미만이다. 반면 강원도나 충북의 공실률은 무려 26%다. 인천 역시 21.3%로 상당히 높은 공실률을 보이고 있다. 보유중인 상가에서 공실이 발생할 경우 대출이자와 관리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진다. 특히 공실 상가는 매물로 내놔도 거래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애물단지로 전략하게 된다. 또 공실이 아니더라도 세입자 관리가 만만치 않다. 결론적으로 핵심지인 서울 강남이나 여의도의 경우 공실리스크는 적지만 투자금액 규모가 상당하다. 평범한 중산층 은퇴자들의 노후대비 전략으로는 맞지 않다. 그렇다고 가진 돈에 맞춰 지방 상가에 투자할 경우 공실 위험이 상당하다. 이게 은퇴자들을 고민에 빠트리는 요인이다. 사실 상가보다는 주거용 부동산 투자가 더 안정적이다. 과거에는 본인이 거주하는 주택 외에 추가로 1-2개의 주택을 더 취득해 이를 월세로 임대해 현금흐름을 만드는 방식도 많이 활용됐다. 하지만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가 강화되면서 이런 방식도 시들해졌다. 따라서 부동산 투자로 노후를 대비하려는 수요가 과거보다 줄고 다른 방식으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려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 달러 기반 미국 월배당 ETF 투자 대유행 한국인의 전체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70%가 넘는다. 따라서 여전히 주거용 부동산이나 상가 투자규모가 압도적으로 크다. 하지만 점진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한국인의 미국 주식이나 미국 상장 ETF 직접 투자규모가 100조원이 넘는다. 또 한국에 상장된 달러 노출 '미국 주식 월 배당 ETF' 투자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주요 7개 ETF의 순자산 규모 합계액만 벌써 3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그 만큼 매월 지급받는 현금흐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또 미국 달러자산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한국 상장 월배당 ETF 중 은퇴 준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유형은 미국에 상장된 '슈왑 미국 배당주(SCHD) ETF'와 유사한 '미국 배당 다우존스 ETF'다. 10년 이상 연속으로 배당을 늘려온 기업 100여곳에 분산 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연간 배당률은 약 3% 내외다. 한국에서는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가 순자산 8200억원,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배당다우존스'가 순자산 5200억원, 한국투신운용의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ETF가 순자산 31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에 상장된 각 운용사들의 '미국배당 다우존스 ETF'는 미국 상장 ETF와 달리 개인연금, 퇴직연금, IRP, ISA계좌에 편입이 가능한 게 최대 장점이다. 따라서 소득공제 및 저율과세 혜택 때문에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은퇴자들 입장에서는 따박 따박 들어오는 월 배당금(분배금)이 생명선이나 다름없다. 운용사간 3파전도 치열하다. 운용사들도 앞으로 월배당 ETF의 성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해 총력전이다. 덕분에 연간 총보수는 0.01%까지 내려갔다. 채권형도 아닌 해외 주식형 ETF의 총보수가 고작 0.01%인 건 매우 이례적이다. 예비 은퇴자들에게 앞으로도 인기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조건을 모두 갖춘 셈이다. [사진 = 셔터스톡] 퇴직 중인 아시아 여성 ◆ 은퇴자들 고민은 달러강세, 세금, 그리고 건보료 한국의 은퇴자들과 은퇴 준비생들은 요즘 기록적인 일본의 엔화약세 현상을 목격하며 새로운 고민에 빠져들었다. 본인의 자산을 100% 원화 기반으로만 보유했다가는 10년이나 20년뒤 일본 엔화처럼 원화가치가 폭락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지난 14년간 엔화가치는 달러 대비 반 토막이 났다. 미래에 한국 원화도 일본 엔화와 같은 길을 걷는다면 한국 원화 기반의 부동산, 주식, 채권에만 투자해 놓는 건 위험한 선택이다. 이제 달러로의 통화 분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돼 가고 있다. 또 한국의 재정적자는 갈수록 심각해 지고 있다. 이 또한 원화 약세 요인이다. 이에 따라 미래에는 정부가 부득이 증세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한국의 소득세 최고과세율은 이미 49.5%(주민세 포함)로 충분히 높다. 상속세 최고과세율도 50~60%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증세를 한다면 한국의 부동산 세금이나 재산세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래 저래 부동산보다는 재산세가 없는 달러 기반의 미국 주식이나 미국 ETF 비중을 높이는 게 더 효율적인 전략이다. 준조세나 다름없는 건강보험료도 문제다. 은퇴를 하고 나면 자식들 명의의 피부양자로 등록해 건강보험료를 안 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현재의 건보료 재산기준으로는 소득과 상관없이 재산과표(지방세 기준) 9억 원을 초과하면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된다. 또 재산과표가 9억원에 미달하더라도 연 소득 1000만원이 넘고 재산과표가 5억4000만원∼9억원에 해당하면 피부양자 자격을 잃도록 돼 있다. 따라서 이 요건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건강보험료가 공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더 무서운 건 급격한 노령화로 건강보험료는 계속 인상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래 저래 한국에서 은퇴자가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만50~59세 계층'에 해당되는 669만명의 은퇴 예정자들은 좀 더 철저히 본인의 은퇴계획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바야흐로 각자도생의 시대다. longinus@newspim.com     2024-05-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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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아내 처신 사과…특검, 수사 후 부실 있을 때 하는 것" [서울=뉴스핌] 박성준 김가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요구에 대해서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 어떤 입장 또는 언급을 하는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 떄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사진=ktv 캡처 ] 2024.05.09 photo@newspim.com 이어 "특검 문제는 제가 지난 1월에 재의요구를 했지만 검찰 또는 경찰의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것이 맞다고 야당도 주장해 왔다"며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정해진 검경, 공수처 등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이치(모터스)니 등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겟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특검이라고 하는 것을 20여년 넘도록 여러 차례 운영해왔지만 그런 관점에서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보고 해온 것"이라며 "지난번 재의요구에서 했던 특검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parksj@newspim.com 2024-05-0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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