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순방 동행 '눈길'...'퍼스트레이디 외교' 과시
임재천 교수 "정상회담 염두, 호칭 부여했을 것"
“남북·북미회담서 문재인·트럼프 모두 만날 수도”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를 두고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이른바 ‘퍼스트레이디 외교’를 선보이고 있는 최근 행보에 비춰볼 때, 남북정상회담에 모습을 드러낼지를 두고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리설주는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김 위원장과 중국을 방문했다. 당시 리설주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그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과 연회, 오찬 등을 함께 하는 등 김 위원장의 옆을 지켰다. 이를 두고 '퍼스트레이디 외교'라는 표현이 처음 나왔다. 북한에서 영부인이 해외 정상회담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가에선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도 '퍼스트레이디 외교'를 선보이며, 대내외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부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연일 ‘리설주 띄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북한 매체들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북한 매체들은 리설주에게 ‘여사’라며 치켜세우더니 이제는 ‘존경하는’이라는 표현도 추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운데)가 지난 14일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조선중앙통신> |
‘여사’라는 표현이 사용된 것은 과거 김일성 부인 김성애가 마지막이었다. 김성애 또한 일찍 사망해 사후에 '여사'라는 호칭으로 불렸다. 따라서 북한 정권 수립 이후 '여사'라는 공식 호칭으로 불린 여성은 리설주가 처음이다.
리설주 여사 호칭을 두고 각종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 인식 변화 도모 ▲공산주의 잔재 제거 ▲정상국가 선전 등으로 분석했다.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올해부터 북한 여성 권력 엘리트들의 활발한 활동이 눈에 띈다”면서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리설주의 대외적인 활동이 앞으로 더욱 두드러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리설주는 지난 14일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단독 회담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임 교수는 “리설주가 (남북·북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만날 가능성이 크다”며 “이 때문에 호칭의 변화를 줬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CCTV는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는 장면을 보도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리설주가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하는지에 대해 청와대는 말을 아끼고 있다. 남북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수도 있고,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발표를 미루고 있을 수도 있다. 리설주의 동행 여부는 남북정상회담 개최일이 임박했을 때 발표될 것으로 관측된다.
남북은 18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2차 남북 의전·경호·보도 실무회담을 가졌다. 회담에서 리설주 동행 여부와 관련해 충분한 협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더욱 세밀한 계획을 세우기 위해 3차 의전·경호·보도 실무회담을 조만간 진행할 예정이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