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화 전력 질주, 총 투자 규모 세계 1위
2020년 AMOLED 출하량 한국 추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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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계가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9일 선전에서 개막된 중국전자정보박람회(CITE)에서 중국 업체들이 급격히 향상된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최근 며칠 중국 인터넷에서 디스플레이 관련 뉴스를 검색하면 '외국 업체 독점 구도 타파', '삼성 떨고 있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 앞으론 중국이 주도한다' 등 자신감에 넘치는 보도가 넘쳐나고 있다. 수입품 의존도가 높았던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국산화를 실현할 단계가 임박했다는 희망적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계는 최근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차세대 디스플레이 상품으로 주목받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부문의 기술 향상이 두드러진다. 이미 일부 중국 업체는 플렉서블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패널을 장착한 스마트 기기를 출시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허베이성(河北省) 구안(固安)신산업단지에 위치한 윈구커지(雲谷科技)가 건설중인 6세대 플렉시블(휘어지는) AMOLED 생산라인이 정식 가동될 예정이다.
윈구커지의 6세대 플렉시블 AMOLED 생산라인은 중국 자체 연구개발한 기술로 생산되며, 중국 정부가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중대 하이테크 산업 프로젝트' 중 하나다. 총 262억 위안이 투입됐고, 핵심 기술은 칭화대학교에서 제공했다.
지난해 9월 화웨이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접는 디스플레이 특허를 출원했다.
◆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 단지 '구안신산업도시'
중국 디스플레이업체 웨이신눠가 선보인 플렉서블 AMOLED 패널 장착 스마트기기 |
베이징 정중앙에서 남쪽으로 5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구안산업신도시는 현재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대표 산업단지로 성장했다.
구안신산업신도시는 향후 확대되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단지 내에는 칭화대학교 기술을 기반으로 한 윈구커지, 중국 반도체 대표기업 징둥팡(京東方), 화샤싱푸(華夏幸福)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손꼽히는 기업들이 대거 입주했고, 디스플레이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돼있다.
산업 단지는 기술도입-연구개발-기업 인큐베이팅-기술 상용화의 산업 프로세스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기술 거래·금융 서비스 등 관련 서비스 플랫폼도 완비돼있다고 중국 매체는 소개했다.
중국 관련업계는 구안신산업신도시 내 윈구커지의 6세대 AMOLED 양산 실현은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도약을 알리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성과는 지난 20여 년간의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 덕분이다. 윈구 6세대 플렉시블 AMOLED 양산에 기술 지원을 제공한 웨이신눠(維信諾)는 OLED 부문에 2700여 건의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웨이신눠는 OLED 국제표준 마련에도 참여하는 등 국제 산업 표준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 AMOLED 총투자 세계 1위, 디스플레이 주도권 중국 수중에
중국은 디스플레이 산업을 국가중점 육성 산업으로 지정하고, 관련 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출하량 기준 액정패널에서 한국을 추월해 자신감을 얻은 중국은 OLED 기술력 향상과 생산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의 스마트기기 거대 수요를 기반으로 향후 플렉시블 AMOLED가 주축이 되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OLED 디스플레이 생산량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AMOLED 투자에서도 향후 3년 중국이 한국과 일본을 월등히 앞설 전망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산업의 중심이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술력을 갖춘 중국 업체가 향후 삼성 등 선두 업체의 막강한 경쟁상대로 부상하게 될 것" 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중국의 이같은 자신감의 근원은 엄청난 규모의 투자에있다. AMOLED 분야의 투자 규모에 있어서 중국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16년 9월 중국의 화싱광뎬(華星光電), 허후이광뎬(和輝光電)은 연이어 수 백억 위안 규모의 생산라인 투자설비를 단행했다. 2017년에도 화싱광뎬의 6세대 플렉시블 LIPS-AMOLED 디스플레이 생산라인 건설에 나섰다. 총투자규모는 350억 위안이다. 양산이 시작되면 중국산 6세대 플렉시블 AMOLED 상품의 매출규모가 100억 위안대에 달할 전망이다. 허수이광뎬의 6세대 AMOLED도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건설됐거나 조성중인 6세대 AMOLED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은 9곳에 달한다. 총 투자규모는 1575억 위안(약 26조 8000억원)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OLED 분야에서 삼성의 기술력이 월등히 우수하지만, 중국의 기술력 향상과 투자 및 수요 확대로 삼성과의 격차를 점차 줄여나갈 계획이다.
특히 중국은 한국과 일본의 신규 AMOLED 투자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틈을 타 기회를 포착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2016년 당시 한국의 스마트폰 AMOLED 디스플레이 신규 생산라인의 월간 생산량은 25만m2에 달했다. 일본은 5만m2, 중국은 1만m2에 불과했다.
그러나 삼성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 하락을 전망하고 2018년 신규 투자를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틈을 이용해 중국은 공급량을 대폭 늘려가고 있다.신규 월간 생산량이 2017년 일본을 추월한데 이어 2018년인 올해에는 중국이 한국과 일본을 모두 제치고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전망이다.
한국과 일본이 신규 투자 계획이 없는 만큼 2019년과 2020년에도 중국이 경쟁국을 추월할 것이 유력하다. 향후 몇 년 중소형 크기의 AMOLED 디스플레이 시장을 중국이 주도하겠다는 것이 중국의 포부다.
◆ 삼성 등 해외업체 투자 뜸한 사이 중국 '덩치키우기' 심혈
한국과 일본 등이 AMLED 분야에 신규 투자를 진행하지 않기로 한 것은 시장의 수요 증가량이 예상보다 많지 않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정부 분석업체 IHS마켓은 최근 올해 AMOLED 패널 수요 성장률을 34%로 전망했다. 애플 아이폰X 등 출시로 올해 AMOLED 패널 수요 증가율이 전년 대비 두 배에 달할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애플 등 고가 스마트폰의 판매가 기대와 달리 부진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중국은 AMOLED 신규 생산량을 대폭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생산 확대는 한국 등 선두그룹과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덩치키우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중국이 플렉시블 AMOLED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상용화 보급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 삼성 등은 이미 언제든지 기술을 상용화하고, 양산 체제에 돌입할 기반을 갖춘 상태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했다. 양산 체제를 구축해야 본격적인 AMOLED 경쟁 시대에 한국과 경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중국이 생각하는 한국과의 격차는 2년이다.
중국 관련업계는 삼성이 AMOLED 패널 분야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적어도 중소형 AMOLED 패널 부문에선 '왕좌'를 오래 지켜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