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올 초만 해도 '정치보복'이라며 검찰 수사 규탄했지만
MB 개인 비리 의혹 날로 커지자, 당 차원서 대응 자제
[뉴스핌=김선엽 기자] 자유한국당이 검찰 소환을 앞둔 이명박 전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올 초까지만 해도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현 정부의 보복수사라며 날을 세웠지만 다스와 국정원 특활비 외에도 MB 개인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특히 삼성전자의 다스 소송비 대납 의혹이 불거진 이후로는 홍준표 당 대표는 물론이고 당 대변인들도 관련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정두언 전 의원은 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지난 제 17대 대통령 선거 당시 대선의 당락을 좌우할 ‘큰 실수’를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이상, 검찰은 진실을 밝히는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며 즉각 공세에 나섰다.
검찰이 자동차부품업체 다스(DAS)를 이명박 전 대통령 소유라고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석 기자 leehs@ |
반면 한국당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의 비리 의혹과 관련해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한국당의 태도가 바뀐 것은 지난달부터다. 한국당은 작년은 물론 올 초까지만 해도 이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정치보복'이란 프레임을 유지했다.
국정권 특수활동비 또는 다스 관련 검찰 수사가 이 전 대통령을 향할 때마다 '보수궤멸 시도'라며 반발했다.
예컨대 "완벽한 시나리오를 짜고 노골적인 정치 보복의 칼날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있다"(장제원 수석대변인), "문재인 정권은 정권을 잡은 이후 보수궤멸을 노리고 전임 정권에 이어 전전 정권까지 정치보복성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전희경 대변인)라며 검찰과 현 정부를 질타했다.
당 대변인 뿐 아니라 홍준표 당 대표도 "(검찰의) 망나니 칼춤", "사냥개" 등의 자극적인 어휘를 써가며 검찰 수사에 반발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검찰 조사에서 MB에게 불리한 증언을 연이어 내놓자 한국당도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중순 검찰발로 MB 재임 중 다스의 미국 소송비용을 삼성이 대납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로는 MB 수사와 관련해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100일 앞둔 시점에서 이 전 대통령과 한편으로 묶이는 것이 유리할 것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 조치한 것과 마찬가지로 MB와도 확실히 거리를 두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한국당 관계자는 "두 전직 대통령이 모두 직접적으로 당과 관계가 없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은 자제하자는 것이 당 대표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