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스타톡] '킹키부츠' 최재림 "나를 드러내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용기를 내셨으면 해요"

기사입력 : 2018년02월25일 12:00

최종수정 : 2018년04월11일 13:44

[뉴스핌=양진영 기자] 뮤지컬 배우 최재림이 꽤 의외의 선택을 했다. 뮤지컬 '킹키부츠'의 꽃, 롤라 캐릭터를 연기하며 그야말로 모든 이들의 '행복 전도사'로 우뚝 섰다.

'킹키부츠'의 롤라로 첫 출연 중인 배우 최재림과 만났다. 무대 위 화려한 화장과 헤어, 의상은 온데간데 없이 편안한 차림을 한 자연인의 상태였다. 너무도 상반된 느낌과 이미지는 그가 역시나 배우임을 드러내는 듯 했다. 웃음기 없는 얼굴은 차갑게 느껴졌지만, 롤라의 얘기를 시작하자 금세 분위기가 훈훈해졌다. 1월 말 첫 공연 이후, 이제 좀 몸이 풀렸을 무렵이다. 최재림 역시 "마음의 긴장감은 많이 사라졌다"고 얘기했다.

"연습할 때 '과연 사람들이 최재림의 롤라를 받아들여 줄까?' 궁금증과 두려움이 약간은 있었죠. 동시에 그래도 받아들일 거라는 배우로서 확신이 있긴 있었지만, 사실 모르는 거니까요. 우려와 기대감이 반반이던 시절에 공연이 올라갔고, 막상 무대에 오르니 기대보다 더 재밌게 봐주시고 좋게 봐주셔서 굉장히 놀랍고 신났어요. 감사하기도 했고요. 처음 만나기 전의 긴장감은 사실 많이 사라졌고, 자신감이 붙었죠. 즐겨 주시는구나, 받아 주시는구나 싶어 기뻐요."

최재림은 '킹키부츠'를 택한 건 스스로에게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큰 키와 부드럽지 않은 인상 덕에, 또 그가 해온 작품들 탓에 딱딱하고 강한 이미지가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가 기존의 이미지를 일부러 바꾸겠다고 의도한 것은 아니어도,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반영됐다. 동시에 작품 자체가 갖는 힘과 매력, 그게 최재림이 '킹키부츠'에 출연한 이유였다.

"개인적으로는 저에 대한 도전이었어요. 최재림이란 배우가 갖고 있는, 뮤지컬 팬들이나 과거에 매체로만 접하셨던 분들에겐 차갑고 딱딱하고 강한 선굵은 이미지가 있었죠. 롤라가 선이 가늘은 인물은 아니지만, 곡선적인 배역을 연기하는 게 스스로는 도전 그 자체였고, 덤벼볼 수 있는 과정이었어요. 여기에 작품 자체가 갖고 있는 에너지가 밝고 관객들 뿐만 아니라 하는 배우들도 굉장히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작품이잖아요. 그 두 가지가 이 무대에 오르게 된 가장 큰 이유였죠."

롤라를 연기하기로 한 건 큰 도전이었지만, 그걸 최재림식으로 풀어내는 건 또 다른 얘기였다. 본인은 생각보다 훨씬 더 거친 롤라를 상상했지만, 실제로 무대 위 최재림의 롤라는 꽤 우아해 보였다. 그의 롤라는 여장을 했을 뿐, 과도하게 여자 흉내를 내지 않는다. 그럼에도 충분히 유연하고, 부드러운 인물로 표현됐다. '상남자'로 연기하겠다는 원래 생각과 연출의 코멘트, '킹키부츠' 속 롤라의 역할을 고려한 결과였다.

"롤라의 본질을 놓치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여자처럼이든, 아니든 표현 범위는 굉장히 넓어요. 그것보다는 롤라라는, 주변의 편견 속에서 살아온 사람을 많이 보여주고 싶었죠. 흔들리지 않는 뿌리가 있고 자신을 받아들이는 만큼 타인을 받아들이고. 강하게 부딪쳐 오는 사람도 약간 비껴서 부드럽게 넘겨주는 유연함을 잘 표현하려 했어요. 지금도 저는 부드럽게 하는 데도 연출님이 거칠다고 하셔서. 롤라는 상남자라기보다 유연하고 따뜻한 인물이라고요. 어쨌든 세지 않게, 더 부드럽게 보이려고 노력 중이에요. 거칠고 세기보다 물같은 단단함을 보여주려 하고, 롤라를 연기할 땐 다양한 색, 무채색보다는 화려하게 연기하려고요. 앞으로 더 부드럽게 바뀔 여지도 있어요."

거의 매 장면에서 객석의 뜨거운 호응이 쏟아지지만, 최재림 롤라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어느 신인지 궁금했다. 수많은 신나는 넘버를 뒤로 하고, 그는 'I'm not Father's son'에 애착이 간다고 얘기했다. 반면에 가장 어려운 장면은 롤라가 아버지가 계신 양로원에 초청받아 부르는 곡, 'Hold me in your heart'의 무대라고 했다.

배우 최재림이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열린 뮤지컬 ‘킹키부츠’의 프레스콜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윤청 수습기자 deepblue@

"I'm not Father's son' 신을 가장 좋아해요. 화장실에서 여장을 벗은 롤라, 사이먼과 찰리가 처음으로 진솔한 얘기를 털어놓거든요. 그냥 그런 게 좋았어요. 제가 느꼈을 때 롤라도 사회적인 시선에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취하는 스탠스가 있는데 화장실 신에서는 그걸 다 벗어버려요. 관객한테 처음으로 롤라라는 가면을 벗은 사이먼을 보여주는 거라 좋아요. 'Hold me in your heart'는 드랙퀸 공연이긴 하지만, 롤라가 아버지에게 진짜 속마음을 털어놓는 장면이죠. 일단 드랙퀸 공연이라 잘해야 하는데,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 양쪽의 줄다리기를 해야 해서 그런 게 어려워요."

그동안 다양한 작품을 해왔지만, 사실 최재림은 '킹키부츠'처럼 모든 이들이 쉽게 찾아와 즐기는 대중적인 작품에 출연한 적은 거의 없다. 좀 더 많은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려 의도한 것인지 물으니, "그런 생각을 일부러 하고 작품을 고르지는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대중적'이라는 작품의 기준을 두고도 최재림은 나름대로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기회에 좀 더 친근하고 가깝게 느껴질 거라는 건 그냥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죠. 하지만 그걸 이유로 작품을 고른 건 아니에요. 늘 도전할 만한 배역이 있는가, 내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공부가 될 것인가, 또 좋은 작품이냐 정도를 생각해요. 이전에 출연작들이 대체로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대중적이라는 말이 정확히 어떤 건지 잘 모르지만 작품의 내용이 쉽냐 어렵냐, 음악이 쉽냐 난해하냐 정도가 기준이 되지 않을까요. 연령이나 직업에 상관없이 다 똑같이 이해하고 재미를 느끼면 대중적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킹키부츠'의 소중한 메시지를 온 몸으로 전달하는 롤라. 롤라를 연기하는 최재림도 그 나름대로 얘기하고 싶은 것이 있는지 물었다. 역시나 '킹키부츠' 속 롤라와 전체의 메시지는 비슷해 보였다. 최재림은 "용기를 얻으셨으면 좋겠다"고 모두를 향해 말했다.

"우리가 공동체에 살고 있는 한, 다들 사회적 가면이란 걸 쓰고 살아가잖아요. 다 신념이나 성향이 다르지만, 하고 싶은 것과 못하는 것과 억지로 해야 하는 것 여러 기로에 서게 되죠. 그럴 때 사실은 좀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너무 남의 시선에 맞춰 살려고 하면 내 삶이 그리 행복하지 않을 테니까. 다들 기준은 다르지만 개개인의 가치와 목표를 이루는 데 기준이 남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 본인의 기준을 논리적으로 이성적으로 드러내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를 더 잘 알고, 스스로 탐구하시면 좋겠어요. 용기를 내셨으면 해요."

직접 얘기한 것처럼, 최재림은 올 11월이면 데뷔 10년을 맞는다. 그는 "좋은 작품과 배역을 운 좋게 많이 만났다"고 그동안을 돌아봤다. 뮤지컬 외길을 걸어온 덕에 그가 얻은 것이 있다면 업계의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조금은 인정받았다는 사실. 그럼에도 그가 여전히 갈증을 느끼는 순간이 없지는 않을 터였다. 성악을 전공한 뒤 뮤지컬 배우의 길을 택한 그는 현재의 목소리에 약간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개인적으로 항상 한번씩 드는 생각은 노래를 예전만큼 못한다는 것. 소리적인 면에서 퀄리티가 떨어졌어요. 꾸준히 훈련했어야 하는데 못 그랬죠. 오페라가 요구하는 에너지와 뮤지컬은 좀 달라서 여기에 익숙해지니 많이 무너졌어요. 소리 자체도 예전의 울림이나 빛깔이 사라졌죠. 각성해서 연습해야 하는데, 부지런하게 행동을 못해요.(웃음) 대학원 가서 연기를 선택한 것도 굉장히 잘 이뤘고 의미있는 시간을 나름대로 보낸 것 같아요. 스승들에게 배운 것들과 저만의 배우의 기준을 그동안 무너뜨리지 않고 지켜왔다는 자부심은 좀 들어요."

'킹키부츠'로 오는 4월1일까지 관객과 만나는 최재림은 일단 그때까지 몸 관리를 잘 하는 게 짧은 목표라고 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다시 좋은 소리를 만들어내고 싶다"고 바람을 얘기했다. 뮤지컬을 본업으로 하고 있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환경을 접해보고 싶은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데뷔 10주년인 올해를 넘어 내년까지도, 누구보다 바쁠 '최재림의 시대'가 모든 준비를 마친 듯 했다.

"꿈이 있다면, 배우를 굉장히 오래 하고 싶어요. 더 좋은, 더 나은 배우로 거듭나는 걸 보여드렸으면 좋겠고. 생활적인 면에서 저 혼자 먹고 살기는 힘들지 않으니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베풀 여유가 있으면 좋겠어요. 또 뮤지컬이 본업이긴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영화도 드라마도 다 하고 싶죠. 물론, 무대만큼 해내야 할 게 많은 영역이 드물긴 해요. 정해진 시간 내에 쏟아부어야 하는 에너지가 가장 커요. 연속된 드라마로 하나의 에너지를 통으로 가져가니까 매력이 크죠. 아직 저에게는 뮤지컬이 믿음이 강하게 드는 장르긴 하죠. 다른 제안이 오면? 당연히 합니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