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세상을 향한 여성 작가의 몸부림…정강자 유작전 '마지막 여행은 달에 가고 싶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정강자의 '명동' <사진=이현경 기자>

[뉴스핌=이현경 기자]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나체로 등장하는 여성이 그림의 정중앙에 있다. 화방을 들고 환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에게서 주체적으로 활동하는 여성의 욕망이 느껴진다.

사회적으로 여성의 목소리가 낮았던 1960년대와 1970년대, 당당하게 세상을 향해 외쳤던 정강자의 작품 '명동'이다.

정강자는 선정적인 작가, 유명세를 얻기 위한 여성이라는 사회적 프레임이 씌워졌다. 여성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았던 1960~1970년대 그에게 붙어버린 부정적인 꼬리표 때문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아라리오갤러리는 이번 '정강자:마지막 여행은 달에 가고 싶다'전을 준비했다. 이는 약 1년 간 준비기간을 거쳤으나 지난해 7월 작가가 지병으로 갑작스럽게 별세해 작가의 타계 이후 최초로 열린 회고전이자 유작전이 됐다. 

'억누르다' <사진=이현경 기자>

정강자는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까지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퍼포먼스 및 해프닝, 누드 행위예술가로 알려졌지만, 사실 알고보면 그는 사회적 메시지를 던진 선구자다. 더욱이 여성의 권리가 지금보다 낮았던 당시 상황에서 그의 용기와 독특한 표현법은 한국의 문화계와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전위적 행위미술 그룹 '제4집단'의 멤버로 활동하면서 미술계와 사회의 주목을 동시에 받았다.

정강자는 1970년대 후반부터 회화작업에 전념하며 자신의 삶을 다양한 여성상과 자연물, 그리고 기하학적 형태에 투영해왔다.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관 전시장 지하 1층의 한 가운데 놓여진 '억누르다'(1968년 설치작품, 전시장에서 재현)를 살펴보면 정강자의 정신 예술 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아라리오 갤러리 갤러리스트 정지영은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이 작품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작품의 소재로 쓰인 솜은 여성의 공간, 혹은 여성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며 이를 억누르는 직선 형태의 철제 파이프다. 파이프의 무게에 짓눌리는 효과를 통해 당시의 성별 이데올로기와 성정치의 역학관계를 유희하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사회적 분위기가 그의 활동에 정지선을 그었다. 1970년대 첫 개인전 '무체전(無體展)'을 열었던 당시바로 접을 수밖에 없었다. '무체전'은 아방가르드의 기본 정신이 '무체'에 있다고 본 그의 철학이 깃든 전시다. 신체보다 정신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그는 전시를 열자마자 강제철거됐다. 이 전시가 열리던 시기가 유신정권이 시작되던 때였고, 결국 군사정권의 억압 때문에 그는 활동을 접고 싱가포르로 이주했다.

이후 1987년부터 1991년까지 중남미 8개국, 아프리카 8개국, 서남아시아 6개국, 남태평양 6개국 등 오지를 여행하며 풍경을 캔버스에 담았다. 그는 아프리카를 다녀온 후 '사하라'를 내놓았다. 사막과 하늘, 그리고 두 사람의 얼굴이 그려진 작품이다. 아무런 생명이 느껴지지 않는 자연풍경을 좋아한 그의 취향이 스며들었다. 이 작품은 천안관에서 만날 수 있다.

'한복의 모뉴먼트'(왼쪽), '사하라' <사진=이현경 기자>

여행 후 정강자는 '한국적인 것이 무언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다. 그리고 그는 한국 여성의 치마를 활용한 그림을 많이 그렸다. 한복 치마를 보면 어머니가 떠오르고, 그리고 한복 치마가 가슴을 꽉조이게하는 것을 여성을 억압받고 있다고 봤다. 여성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싶었을까. 그는 여성을 답답하게 한 한복치마의 끈을 자유롭게 새가 되어 날아가듯 표현했다. 정지영 갤러리스트는 "이 그림을 통해 여성이 해방되고 자유를 느끼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강자 선생은 상징적인 요소로 추상 회화를 만들었고, 단절된 예술보다 내면적 감정을 해방시키는데 관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정강자는 원형형태의 추상작업에 매진했다. 미술의 전통적 매체와 퍼포먼스, 여성과 남성, 억압과 해방, 전통과 현대와 같은 기존의 이분법적 질서를 극복하고자 했다. 그 해답이 '원'이었다. 그는 인간의 내면의 관심이 필요하고, 나아가 우주적 관심으로 확장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그의 작품에는 반원형태가 자주 사용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고, 이러한 작품에서는 신체의 움직임, 리듬감이 잘 드러난다.

정강자의 대표작 '투명풍선과 누드' <사진=아라리오 갤러리>

아라리오 갤러리 측은 이번 전시에 대해 "인간이 가진 정체성을 한번에 보여드릴 수 있도록 기획한 전시"라고 소개했다. 또 주제가 '마지막 여행은 달에 가고 싶다'인 이유에 대해 "2015년에 발표한 그의 작품 '마지막 여행은 달에 가고 싶다'에서 가져왔다. 작가는 말년에 '우주적인 건 무엇인가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투병기간 동안 해방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한다. 서정적인 여자였다. 자신이 느낀 고독함과 애환을 작업에 녹아낸 이야기가 전시의 주제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정강자:마지막 여행은 달에 가고 싶다'는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천안 전시관에는 최근작과 아카이브 자료가 배치했고 서울관에는 대표작을 감상할 수 있다. 서울에서는 오는 2월25일까지, 천안은 오는 5월6일까지 전시를 진행한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황대헌 "결승서 플랜B 급변경"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 남자 쇼트트랙 선수로는 처음으로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따낸 황대헌(강원도청)은 "이 자리에 오기까지 너무 많은 시련과 역경이 있었다. 너무 소중한 메달"이라고 말했다. 황대헌은 "월드투어 시리즈를 치르면서 많은 실패와 도전을 했고, 그런 부분을 제가 많이 연구하고 공부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도 했다. 황대헌은 15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옌스 판트 바우트(네덜란드)에 이어 2위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는 2018 평창 대회 남자 500m 은메달을 시작으로 2022 베이징 대회에서 남자 1500m 금메달과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을 땄다. [밀라노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 황대헌이 15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시상식에 오르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026.02.15 psoq1337@newspim.com 황대헌에게 이번 올림픽은 출발부터 쉽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열린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4차 대회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부상 치료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올림픽을 준비했다. 이날 결승은 9명이 함께 뛰었다. 황대헌은 "2022년 베이징 대회 때는 결승에서 10명이 뛰었다. 그리 놀라운 상황은 아니었다"며 "쇼트트랙 레이스의 흐름이 많이 바뀌어서 공부도 많이 했고, 계획했던 대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운영엔 다양한 전략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플랜B로 바꿨다"며 "자세한 내용은 제가 많이 연구한 결과라 소스를 공개할 수는 없다"며 미소를 보였다. psoq1337@newspim.com 2026-02-15 09:10
사진
최가온이 전한 긴박했던 순간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들것에 실려 나가면 그대로 끝이었어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최가온(세화여고)이 가장 아찔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최가온. [사진=대한체육회] 최가온은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전날 결선 1차 시기를 떠올렸다. 그는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결선 1차 시기에서 크게 넘어지며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의료진이 내려와 상태를 확인했고, 들것이 대기한 긴박한 상황이었다. 최가온은 "들것에 실려 나가면 병원으로 가야 했고, 그러면 대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포기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다음 선수가 기다리고 있어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잠시만 시간을 달라고 하고 발가락부터 힘을 주며 움직이려 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걸을 수는 있었지만 코치는 기권을 권유했다. 최가온은 "나는 무조건 뛰겠다고 했지만 코치님은 걸을 수 없는 상태로 보셨다"며 "이를 악물고 계속 걸어보려 했고, 다리 상태가 조금씩 나아져 2차 시기 직전 기권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최가온이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1차 시기에서 넘어지자 의료진이 달려와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2026.02.13 zangpabo@newspim.com 1, 2차 시기 연속 실수로 벼랑 끝에 몰렸지만 3차 시기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최가온은 "긴장감이 오히려 사라졌다. 기술 생각만 하면서 출발했다. 내 연기를 완성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리고 900도와 720도 회전을 안정적으로 연결하며 90.25점을 받아 극적인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은메달을 차지한 교포 선수 클로이 김(미국)과 관계도 화제가 됐다. 최가온은 "클로이 언니가 안아줬는데 정말 행복했다. 그 순간 '내가 언니를 넘어섰구나' 하는 감정이 몰려왔고 눈물이 터졌다"고 했다. 이어 "경기 전에는 언니가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이 복잡했다. 존경하는 선수라 기쁨과 서운함이 동시에 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부상 직후 재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을까. 그는 "어릴 때부터 겁이 없었다. 언니, 오빠들과 함께 타며 자연스럽게 생긴 승부욕이 두려움을 이겨낸 것 같다"며 웃었다. [리비뇨=로이터뉴스핌] 밀라노-코르티나 2026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최가온 선수가 지난 12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태극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26.02.13 photo@newspim.com 많은 눈이 내린 경기 환경에 대해서도 담담했다. "첫 엑스게임 때 눈이 정말 많이 왔는데 그때에 비하면 괜찮았다. 경기장에 들어갔을 때 함박눈이 내려 오히려 예쁘다고 느꼈다. 시상대에서도 눈이 내려 클로이 언니와 '이렇게 눈이 내리니 좋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몸 상태는 완전하지 않았다. 그는 "무릎이 아주 아팠지만 많이 좋아졌다"며 "올림픽을 앞두고 훈련 중 다친 왼쪽 손목은 귀국 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드리지는 못했다. 기술 완성도를 더 높이고 긴장감을 다스리는 법도 보완하고 싶다"며 "먼 미래보다 당장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가온. [사진=올댓스포츠] 가족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최가온은 "아버지가 내가 어릴 때 일을 그만두고 이 길을 함께 걸었다.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함께해줘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귀국 후 계획을 묻자 "할머니가 해주는 밥을 먹고 싶다. 친구들과는 파자마 파티를 하기로 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금메달과 함께 포상금과 고급 시계를 받게 된 데 대해서는 "과분한 것들을 받게 돼 영광이다. 시계는 잘 차겠다"고 말했다. 스노보드 꿈나무들에게는 "하프파이프는 즐기면서 타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치지 말고 즐기면서 탔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들것 앞에서 멈추지 않았던 17세의 선택은 결국 한국 설상 종목의 새 역사가 됐다. zangpabo@newspim.com 2026-02-14 22:3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