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속보

더보기

“2억도 부족해.. 더 줄께”...ICT업계의 AI ‘인재전쟁'

기사입력 : 2018년02월02일 11:36

최종수정 : 2018년02월02일 11:36

이통사, AI전담 조직에서 대학원 연구실 단위 채용설명회
'순수 AI 인재' 적어..."인재난 지속될 것"

[ 뉴스핌=성상우 기자 ] #머신러닝 기반 신호처리에 관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전자업계에서 약 4년간 경력을 쌓은 A씨는 지난해 하반기 국내 포털사 중 한 곳에 인공지능(AI) 연구직으로 스카웃됐다. 그가 계약서에 싸인한 금액은 계약금과 연봉을 합쳐 3년간 총액 8억원.

#지난해 국내 K 대학원에서 머신러닝 기반 영상 처리 관련 박사 학위를 취득한 B씨 역시 포털사의 AI 연구직으로 입사했다. 이미지 인식 및 검색, 자율주행 등 영상 처리 관련 전문가가 기여할 수 있는 신사업이 많아 역할 비중이 커질 것이란 제안을 받았다. 그가 회사와 합의한 첫 해 연봉은 약 1억 5000만원이다.

#음성 처리 관련 박사 학위 보유자 C씨는 지난해 이동통신사에 입사했다. 단기 실적 압박을 받지 않고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조건에 매력을 느꼈다. 이 회사가 음성인식 기반의 AI 서비스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는 점에서 비전도 발견했다. 그의 연봉은 약 1억 2000만원.

정보통신(ICT) 업계에서 AI 인재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챗봇 등 ICT 업계의 신사업 대부분에 AI가 근간 기술로 활용되면서 이 분야 전문가 확보에 기업들이 총력을 쏟는 중이다. 일정 권위 이상 학회에서의 논문 발표 등 검증된 인력의 몸값은 1억원 초반에서 2억원대까지 치솟았다.

SKT가 인재유치를 위해 최근 조성한 AI 연구 커뮤니티 <사진=SKT>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등 이동통신사와 포털사, 게임사들이 최근 AI 인재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각 기업들은 정기 공채 외에도 국내 각 대학원 연구실과 수시로 접촉하며 인재 '입도선매'에도 경쟁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임창환 한양대 생체공학과 교수는 "이통사들은 꾸준한 인재 영입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포털사들이 인재 확보에 가장 공격적"이라며 "이들 모두 신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어 인재 확보 역시 AI 관련 전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SK텔레콤과 KT는 카이스트(KAIST), 서울대학교 등 국내 주요 대학원의 연구실을 찾아 수차례 채용설명회를 진행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정기 공채나 수시 채용을 포함, 학교 단위의 채용설명회는 일반적이었으나 연구실 대상의 설명회를 여는 것은 이례적이라는게 업계 시각이다.

최근 AI 관련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ICT업계에 종사 중인 한 관계자는 "지난해 KT 등 이통사 인사팀이 대학원 연구실을 개별 방문해 채용설명회를 수차례 진행한 바 있다"면서 "카이스트 대학원 기준 AI 관련 연구실 20~30개에 박사급 이상 인력은 100~150명 정도 되는데 대부분 3~5개 대기업의 입사 제의를 동시에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정 권위의 학회에 논문 발표 실적을 보유한 박사급 이상 인재의 경우 1억원 초반에서 2억원대까지 몸값이 형성되는 걸로 안다. 3~4년 정도 경력이 추가되면 몸값은 더 뛴다"고 덧붙였다.

최근엔 엔비디아, 퀄컴 ,애플,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까지 국내 AI 인력 쟁탈전에 가세하면서 '인재 품귀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엔비디아와 퀄컴은 논문 실적과 관련 경력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한 인력에게 30만~40만 달러(약 3억 2000만원~4억 3000만원)의 몸값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상대적으로 적은 보수를 지급하는 국내 기업들의 인재난은 갈수록 심화되는 모양새다.

이통사들은 각각 AI유닛·리서치센터(SKT), AI테크센터·사업단(KT), AI사업단(LGU+) 등의 AI 전담 조직을 보유 중이다. 각 사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의 AI 조직 인력 규모는 약 200명 수준이며 LG유플러스는 약 150명 규모다. 네이버와 카카오, 엔씨소프트도 각각 네이버랩스(비공개), 카카오브레인·AI부문(수십~수백명), AI센터(80여명)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이들 조직 대부분이 자사의 기존 연구소나 타부서로부터의 내부 인력 이동으로 구축된 조직이라는 지적이다. 머신러닝, 음성·이미지 처리 등 '순수 AI 인력'의 신규 유입 비중은 높지 않다는 것.

이통사 관계자는 "AI 조직 인력 대부분이 기존 자사 연구소에서 이동해온 사람들"이라며 "단기에 우수한 AI 인력을 한꺼번에 확보하기보단 장기적 관점에서 꾸준히 인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한 게임사 관계자 역시 "국내에 순수 AI 인력 자체가 많지 않다"면서 "최근 1~2년 사이에 AI 전문 조직을 설립한 기업들이 그동안 AI 인력을 수십명에서 수백명 확보한다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SK텔레콤과 KT, 카카오 등이 국내 대학 및 교육부와 연계해 석·박사급 인재들과의 접촉 범위를 확대하려는 시도 역시 이같은 인재난 속에서 미래 인재를 선점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매년 새롭게 배출되는 인력풀이 제한된 상황에서 AI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의 수요는 급증하고 있어 AI 인력난 및 영입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임창환 교수는 "최근 국내 대학에 AI 연구실이 급증하긴 했지만 대부분 생긴지 1~2년밖에 안된 곳들. 여기서 박사급 인력이 배출되려면 4~5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공급과 수요간 시차가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당분간 AI 인재 품귀현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