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대선 거치며 경제통 의원들 사라져..
최저임금, 가상화폐, 보유세 대응 '지지부진' 우려
[뉴스핌=김선엽 기자] 자유한국당이 경제전문가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주의를 지향하는 정당답게 한 때 경제통이 차고 넘쳤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하나 둘씩 당을 떠나면서 이제는 한 손으로 꼽을 정도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가상화폐 규제, 보유세 등 각종 경제현안에 대해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다는 내부 비판이 흘러나온다.
한국당에 따르면 현재 소속의원 가운데 경제학박사 출신은 정우택, 최경환, 김종석 의원 등 3명이다.
정 의원은 홍준표 대표와 각을 세우면서 운신의 폭이 좁다. 최 의원도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남은 사람은 여의도연구원장 출신인 김 의원 정도다.
박사 학위 소지자는 아니지만 경제통으로 분류되는 김광림 의원의 경우 경북도지사 출마를 선언, 일찌감치 정책 실무에서 손을 뗀 상태다. 그나마 추경호 의원이 경제관료 출신으로 경제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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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현재 정책위의장 등 의원들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에 항의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과거 새누리당 시절에는 대학교수나 경제부처 관료 출신 등 경제통들이 넘쳐났다. 하지만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다.
대표적인 경제통이던 유승민 이혜훈 의원과 이종훈 전 의원은 바른정당으로 떠났고, 강석훈 전 의원은 20대 총선서 낙천했다.
강 의원은 최경환 의원,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함께 '위스콘신대 3인방'으로 불리며 과거 여당의 경제정책을 주도했다. 이한구 이만우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불출마했고, 나성린 전 의원도 정계를 떠났다.
주택정책 입안을 위해 비례대표로 영입한 김현아 의원의 경우 당적은 한국당이지만 바른정당서 활동 중이다. 이현재 의원은 뇌물수수혐의로 기소돼 정책위의장직을 내놨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정책통이라 부를만한 사람이 없다"며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제 현안이 일부 의원에게 몰리다보니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최저임금 인상이나 가상화폐 정책 등으로 헛발질을 하고 있지만 한국당이 빈틈을 파고 들지 못하고 있는 것.
민생과 직접적 관계가 없는 대북 문제에 대해서만 논평을 내다보니, 정책 정당의 면모를 잃어가는 모습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최저임금, 정규직 전환, 탈원전 등으로 여당이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는데, 현재로선 우리가 치밀하게 따지고 들기 어려운 형편"이라며 "결국 정책 추진에 대한 책임도 여당이 지라는 것이 현재 우리 당의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