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흐름 타는 '한반도기'...정치권 부정적 시각도
올림픽 헌장 위반 소지·북측의 인공기 소지 등 우려
20일 IOC '남북한 올림픽 참가회의'서 최종결정
[뉴스핌=조정한 기자] 1990년생 '한반도기'가 2018년 다시 모습을 드러냈지만, 흔들기도 전에 반대 목소리에 부딪혔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단일팀 입장 때 한반도기를 사용하는 것을 두고 정치권의 논쟁이 그치질 않고 있는 것.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등이 강도 높게 비난하는 등 이념공세에 파묻히는 양상이다.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국기원에서 국제태권도연맹(ITF) 북한 시범단의 시범에 앞서 응원단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응원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 남북관계 흐름 타는 '한반도기'...모습도 제각각
한반도기는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9년과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단일팀 논의 과정에서 탄생했다. 단일팀은 무산됐지만 남북한이 응원도구로 처음 사용하며 등장했고,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은 사상 최초로 '코리아'라는 단일팀을 구성, 한반도기를 흔들었다.
이후 2000년 시드니하계올림픽,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등 총 9차례의 국제대회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2007년 창춘동계아시안게임을 끝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자 모습을 감췄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 다시 한반도기가 등장한다면 10여년 만이다.
흰색 바탕에 하늘색 한반도가 눈에 띄는 '한반도기'는 대회 때마다 디자인도 바뀌었다. 91년에는 한반도와 제주도를 상징적으로 그려 넣었지만, 독도와 마라도 등 기타 섬들은 빠졌다. 반면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과 2007년 창춘동계아시안게임에선 독도가 표시됐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선 남북 합의에 따라 독도가 빠진다.
이창복(앞줄 왼쪽 다섯 번째)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 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결과 및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6.15 남북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대형 단일기(한반도기)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
◆ '평양올림픽' 비판에 '한반도기' 공동입장도 도마 위
그러나 정부의 갑작스런 한반도기 공동입장 합의와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정치권 일각에선 '평양올림픽' '보여주기식(Showing)'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을 지내고 있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한반도기' 공동입장에 부정적인 발언을 쏟아내면서 정치권은 물론 찬반 논란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나 의원은 지난 19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지도부에 "남북 단일팀 구성 및 한반도기 공동 입장으로 올림픽 헌장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특히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해 IOC와 국제아이스하키연맹이 남북 단일팀의 엔트리를 23명에서 12명으로 늘려준 점을 지적하며 올림픽 헌장의 취지인 '공정한 경쟁'에 배치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도 "우리 선수가 금메달을 딸 경우 태극기 게양은 물론 애국가도 연주하지 못하고, 북측이 인공기를 흔드는 상황을 막을 수 없는 점 등이 우려가 된다"며 "정부가 실무회담에 잘 임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한편 이달말 스위스에서 열리는 IOC '남북한 올림픽 참가회의'에서 남북한 공동입장과 한반도기 사용 여부 등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조정한 기자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