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 영하 20도에도 환경미화원·전단지 알바는 '묵묵'
마스크·귀마개·핫팩 중무장..."올해 추위는 격이 달라"
[뉴스핌=이성웅 기자 박진범 수습기자] '최강 한파'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바깥에 가만히 서 있기만해도 온몸이 굳는다. 바람이라도 불면 머리가 깨질 듯하다.
나흘째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4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6도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바람까지 거세게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20도에 육박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역 사거리에서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말이 실감나는 날씨지만, 실외근무자들은 거센 한파를 뚫고 각자의 위치를 묵묵히 지키고 있었다.
오전 10시께 서울 용산구에서 만난 환경미화원 박우희(54)씨는 안면마스크에 귀마개까지 중무장을 하고도 추운 기색이 역력했다.
오전 4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한다는 그는 "작년, 재작년은 이렇게 춥지 않았는데 올해는 특히 바람이 불어서 더 춥다"며 "우리 일은 눈 와서 제설 같이 할 때랑 추울 때가 가장 힘들다"고 전했다.
인근 카센터에서 근무 중인 한 40대 남성도 올해 추위는 격이 다르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업무 특성상 나와서 일할 때가 많아 옷 5겹은 기본이다"라며 "여지껏 추위 때문에 그렇게 힘든 적이 없었는데 올해는 다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감온도는 모르겠고 그냥 추운데, 그래도 우리는 안에 불 펴놓고 급하면 들어갈 수 있어서 (다른 업종에 비해선) 나은 편"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24일 서울 전역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한 식당 판촉요원이 시민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다. <사진=이성웅 기자> |
대낮에도 서울 수은주는 영하 10도 이상 올라가지 못했다. 고층빌딩이 유독 많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는 빌딩풍까지 불어 체감온도를 낮췄다. 날씨가 이러니 여의도 점심시간에 쉽게 찾아볼 수 있던 식당 판촉요원들도 평소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고깃집 전단지를 나눠주고 시급 8000원을 받는다는 허윤이(64)씨는 "오늘같은 날은 정말 일하기 꾀가 나지만 다만 몇푼 벌어보려고 나왔다"며 "감기라도 걸리까봐 오늘은 점심에만 일하고 들어가야겠다"고 말했다.
기상청과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 등에 따르면 이번 한파는 다음주 초까지 이어겠고 오는 30일부터 차차 낮 기온이 영상권에 들어갈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