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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 단상] 파두. 그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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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흔히 보이는 것들로 뫼비우스적, 그 이상의 상상 여행을 하려 한다. 주변의 사물들엔 저마다 독특한 내력이 숨어 있고 어떻게 빚느냐에 따라 보석이 되기도 하고 나침판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출발한 여행의 과정에 어떤 빛깔의 풍경이 나타날지, 그 끝이 어디까지 다다를지 필자 자신도 설레인다. 인문학의 시대라고 하는데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 메타적 성찰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사물과 풍경, 시대와 인문을 두루 관통하면서 색다르면서도 유익한 여행을 떠나려 한다.

아모르 파티(Amor Fati)라는 말이 많이 쓰인다. 그만큼 우리들의 운명이 위험에 처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운명을 사랑하라는 뜻인 저 말을 한 니체가 느꼈을 당시의 위험성과는 다르겠지만 말이다.

포르투갈의 대표적인 음악을 파두(Fado)라고 할 수 있다. 파두는 운명 즉 아모르 파티(Fati)에서의 파티와 같은 뜻이다. 모두 라틴어 파툼(Fatum)에서 나왔다.
포르투갈은 유럽에서도 독특한 나라이다. 스페인보다 먼저 대항해를 시작해서 한때는 강국이었지만 쇠퇴해 지금은 유럽의 변방에 속하고 있다. 파두에 드리운 어둑한 음조나 슬픔의 내음, 뭔가를 향한 한없는 갈구는 그런 면도 반영되었을 것이다. 바다를 끼고 사는 나라이기에 뱃사람들의 고뇌와 그들을 멀리 떠나야만 하는 사람들의 슬픔과 아픔 역시 진하게 배어 있다. 우리나라의 한의 정서와도 잘 통해 파두에 대한 마니아층도 우리나라에 두터운 편일 것이다. 파두의 대가인 아말리아 로드리게스의 ‘검은 돛배’나 ‘어두운 숙명’을 듣고 있으면 그런 서정에 잠겨들곤 한다. ‘당신이 탄 검은 돛배는 밝은 불빛 속에서 너울거리고, 당신의 지친 두 팔로 나에게 손짓하는 것을 보았어요. 바닷가 노파들은 당신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죠.’ 검은 돛배의 가사 일부분이다.

포르투갈과 이베리아 반도에 같이 묶여있는 나라가 스페인이다. 두 나라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대항해 시대를 선두적으로 열었으나 쇠퇴해 유럽에서 늦게까지 독재국가로 남았던 것도 비슷하다. 한때는 포르투갈이 스페인의 지배를 받기도 했다. 그런 이유 외에도 민족성, 음식, 언어 등등에서 다른 것 같다
포르투갈에 파두가 있다면 스페인엔 플라멩고가 있다. 스페인 남부의 안달루시아 사람들. 집시, 유대인, 아랍인 등등의 민요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플라멩고 역시 파두 못지않은 장중함과 비애, 죽음 같은 엄숙함도 배어 있다. 그런 묵중한 플라멩고 외에도 스페인 특유의 낭만성과 즐거움을 담은 가벼운 플라멩고도 있다.

파두와 플라멩고 모두 민속 음악에 속한다. 클래식과 대중가요와 또다른 맥락을 지니고 있는 것이 민속 음악이다. 클래식에 조예가 깊은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클래식엔 다른 음악 장르에 없는 것이 있다고 한다. 두가지 이상의 멜로디가 정교하게 전개되기에 그 사이의 화음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좋은 감상법이라고 한다. 그 말을 들으니 클래식에 좀더 접근한 기분이었다. 클래식을 듣는 데에 인내가 필요하기도 한데 화음에 대한 이해와 함께 그 멋을 안다면 인내는 곧 향연의 시간이 되는 것이다.
물론 민속 음악이나 대중가요가 그런 복합성 없이 단순율만으로만 짜여진 것은 아니다. 민속음악에도 돌림노래도 있고 박자 어긋나게 하기 등등 수많은 기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고의 화음을 자아내는 복합성에서는 클래식을 따라갈 수 없을 듯하다.
클래식은 바흐 이후이고 대중가요는 대중의 출현과 연결되는 것이니 셋 중에 민속 음악이 역사가 가장 깊다.

음악의 역사를 다룬 SNS 상의 전문가의 글에서 고대엔 두가지 종류의 음악이 있다고 쓴 것을 읽었다. 하나는 미(美)의 음악이고 또 하나는 추(醜)의 음악이다. 첫 번째는 절로 이해가 갔지만 두 번째는 생경하고 당혹스러웠다. 글을 읽어가면서 무릎을 칠 정도의 느낌이 왔다. 설명에 따르면 고대에는 사람의 몸에 들린 악령을 쫒는 일환으로도 음악이 쓰였다는 것이다. 그때의 음악은 일부러 추하고 역겹고 괴음을 지르고 하는 식이다. 이해가 되며 그럴 것 같았다. 그 이야기는 내게 음악에 대한 또다른 성찰을 일으켰으며 내 마음 한켠에 지금도 진한 여운으로 남아 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적어도 그런 양면성을 타고 음악이 흘러왔을 것이다. 아마도 미의 음악이 주류가 되어왔을테고 추의 음악은 비주류이거나 도태되었을 것 같다. 아니면 주술이나 무속 같은 영역에서 유지되거나 변형되었을 것이다. 바그너의 음악에서 그것이 부분적으로나 변형된채 재현된 면이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음악보다는 연극이나 영화의 발명 이후엔 영화에서도 그런 면은 잘 보이고 무엇보다도 문학에선 더욱 그럴 것이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는 문학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니까.
음악은 그렇듯 다른 예술 장르들과 복잡한 관계를 이루며 긴 강처럼 흘러왔을 것이다.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면 아마도 모든 곳에 민속 음악이라고 후대에 이름붙인 음악들이 지어지고 불렸을 것이다. 이탈리아의 칸초네, 브라질의 삼바, 아프리카의 음악, 중국의 음악, 일본의 엔까 등등 세계의 아마도 모든 나라에 고유의 민속 음악이 있을 것 같다. 음악이 없는 곳도 있을까.

사람들의 실생활은 음악에 담길 수 없는 성질의 것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전쟁, 흉년, 기아, 전염병,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 등등 인류의 역사는 참혹한 것들만 열거하면 상상이 채 미치지 못할 것이다. 민속 음악은 그러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마음의 일부를 그 고장 고유의 가락에 실어 그나마 풀어주고 취하게 했을 것이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왜 운명이라는 이름이 붙은 파두라는 노래에 그토록 열광적이었을까. 어쩌면 운명이라는 주제는 포르투갈만이 아니라 수많은 민속 음악의 주요 주제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아말리아 로드기게스의 파두는 운명에 걸맞도록 마음 속의 어둑한 심금을 울린다. 마리짜(Mariza)라는 이름의 리스본 출신 가수는 아말리아 로드기게스를 이어받아 파두를 세계적으로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물론 나는 파두나 플라멩고 같은 이베리아 음악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 아니다.

스페인 남부의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작곡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란 노래에서 시작된 수필이 그곳을 떠나 남미, 북미, 중동의 음악을 거쳐 유럽의 클래식에 머문 다음에 스페인과 더불어 이베리아 반도의 한 축인 포르투갈의 음악에 이르렀다. 모두 깊이가 엷은 글이지만 그런 식으로라도 나름의 음악 여행을 해보고 싶었다. 정초부터 운명이니 하는 무거운 주제의 음악으로 나가는 것이 분위기가 맞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운명도 중요하고 운명을 사랑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며 타인들의 운명을 헤아리는 것 역시 중요하기에 파두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이명훈(소설 ‘작약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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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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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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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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