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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세계는] 한반도 지정학 위험 고조

기사입력 : 2018년01월02일 09:45

최종수정 : 2018년01월02일 09:45

중-러, 북미 전쟁 시 미국 공격 플랜 마련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주요국 지도자들이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공공연히 입에 올리고 있다.

이들의 발언은 단순한 경고나 정치 게임이 아니다. 북한과 미국의 무력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에는 강한 긴장감과 위기감이 묻어 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1차례에 걸친 미사일 도발과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의 군사력은 실제로 미국 대륙을 강타할 수 있는 수위까지 진보했다는 주장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연이은 대북 제재에도 김정은 정권이 전혀 움츠러들지 않은 가운데 지난해 국제 사회를 흔들어놓았던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는 2018년 한층 고조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북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 모습 <사진=뉴시스>

◆ 북한의 군사력, 실상은 = 북한이 소형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 기술을 이미 확보했다는 주장이 미국의 싱크탱크 사이에 제기된 데 이어 생화학 무기를 둘러싼 공포감이 번지고 있다.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일부 고위 정책자들의 백신 접종 사실을 부인하면서 주요 외신들은 북한의 탄저균 공격 가능성에 앵글을 집중하고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국한됐던 북한의 위협이 날로 수위를 더하는 상황이다. 실제 도발 가능성과 심각성을 파악하는 데 군사 전문가들은 밤잠을 설치는 모습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국가안보전략(NSS)을 통해 북한이 핵무기와 화학무기, 생화학무기를 개발하는 데 수 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정은 정권이 생화학 무기를 탑재한 미사일로 미국과 동맹국들을 공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CNN에 따르면 하버드 대학이 지난 10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생화학 무기 프로그램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며 “미사일이나 핵 실험과 달리 생화학 무기는 실험이 은밀하게 이뤄지는 데다 다양한 기술이 군-민 양용으로 도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북한 전문가인 멜리사 해넘은 보고서에서 “평양 생화학연구소의 모습을 담은 이미지를 근거로 볼 때 북한이 군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규모의 생화학 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는 결론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해외 원조 세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강력한 경제 제재에도 김정은 정권이 대량 살상 무기 개발을 지속하는 것은 이란이나 러시아, 중국 등 주요국의 은밀한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얘기다.

워싱턴 포스트(WP)는 단독 입수한 자료를 근거로 러시아가 북한의 미사일 기술 개발의 배후로 자리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1990년대 초 소비에트 연방 붕괴 후 미국이 첨단 군사 기술력을 지닌 과학자들을 영입하려고 했으나 불발에 그쳤고, 북한이 이들을 확보했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 중국 선박의 대북 원유 제품 밀수출에 중국 정부가 관여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등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킬 수 있는 북한의 미사일과 핵 기술과 경제력에 다수의 국가가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사진=AP통신/뉴시스>

◆ 전쟁 대비하는 국제 사회 = 러시아와 독일 등 주요국이 한반도 전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은 공식 발표된 사실이다.

일본의 미국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이지스 어쇼어 지상방어시스템 2기를 구매하기로 결정한 것이나 중국의 정부 자문관들이 한반도 전쟁에 대비할 것을 권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군사 전문가들의 관측은 이보다 한 발 더 앞서 나간다. 뉴스위크는 두 명의 미국 퇴역 군장교를 인용해 중국과 러시아가 전시 상황에 미국을 공격할 계획을 세우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선제 공격하거나 우발적인 상황으로 인해 양측 가운데 어느 한 쪽이 무력 충돌을 촉발시킬 경우 김정은 정권의 우방국으로 꼽히는 중국과 러시아가 미군을 공격할 움직임이라는 얘기다.

뉴스위크는 이미 두 개 국가가 고도의 미사일 방어 훈련을 실시했고, 탄도미사일과 크루즈미사일이 주요 타깃이었다고 전했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이 한반도 전쟁이 2018년 1분기 중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미사일을 실질적인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 2018년 한반도 시나리오는 = <통화전쟁>과 <화폐몰락> 등으로 널리 알려진 저자 제임스 리카즈는 최근 미 중앙정보국(CIA) 마이크 폼페오 국장이 북미 전쟁을 시사했다고 밝혀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10월 비공식 모임에서 폼페오 국장이 “북한이 핵 장착 ICBM을 개발하는 데 5개월 이상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미국의 주요 도시를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

폼페오 국장은 사임설이 거듭 제기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실제로 해임될 경우 후임으로 거론될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신임을 얻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이 밖에도 북미간 군사 충돌은 전현직 미국 군 장교들 사이에서도 끊임 없이 제기된 쟁점이다. 실제 전쟁이 발생할 경우 역사상 전례 없는 재앙이 초래될 것이라는 러시아 외교부의 올레그 부르미스트로프 한반도 특임 대사의 경고는 그 가능성을 높이 점친 발언이다.

이 때문에 북한의 행보를 둘러싼 시나리오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전 의회 전자기펄스(EMP) 위원장을 지낸 피터 빈센트 프라이는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예상보다 막강한 핵무기를 확보하고 있고, 미국 대륙을 침공할 경우 1년 이내 미국인의 90%를 죽음으로 내몰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수소 폭탄을 초강력 EMP를 일으키는 고도에서 발사시킬 경우 미국 전역의 전력망이 장기간에 걸쳐 마비되고, 반도체로 작동하는 모든 민간 및 군사 장비가 작동을 멈추면서 파괴적인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EMP는 핵폭발에 의해 발생하는 전자기 충격파다.

한편 잔 마크 주아스 미 7공군사령관은 북한이 미국 본토를 직접 공격하기보다 동맹국을 치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전쟁을 선포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동맹국을 생화학 무기와 핵무기로 공격, 초기에 승기를 잡는 전략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북한은 25~60기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고, 핵 장착 ICBM 성공 여부를 둘러싼 의견이 엇갈리지만 기술력이 거의 완성 단계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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