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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헬멧' 4개의 대본x4개의 공간…파격적인 시도로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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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더 헬멧' 포스터 <사진=㈜아이엠컬처>

[뉴스핌=황수정 기자] 네 개의 장소, 네 개의 대본을 통해 파격적인 시도를 한 연극 'The Helmet-Room's Vol.1'(이하 '더 헬멧')이 공연 중이다.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연극 '더 헬멧'의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룸 서울'의 전막 시연 이후 연출 김태형, 작가 지이선, 배우 윤나무, 김도빈, 정원조, 이서준, 이호영, 이정수, 한송희, 양소민, 손지윤, 정연이 참석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더 헬멧'은 서울과 알레포 두 개의 시공간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룸 서울'은 백골단(빅 룸)과 학생(스몰 룸)의 이야기, 룸 알레포는 화이트헬멧(빅 룸)과 아이(스몰 룸)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말 그대로, 4개의 대본으로 이루어진 4개의 공연이다.

김태형 연출은 "공간을 구분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한 공간을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누고 양쪽에서 각각 다른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 같은 시간이지만 다른 상황의 이야기를 담는 공연을 준비하고 싶었다"고 색다른 형식을 구상한 이유를 밝혔다.

'룸 서울'은 1987년, 1991년 시점으로 나뉜다. 이때 등장하는 백골단은 시위 군중들을 진압하고 체포하기 위한 사복경찰 부대를 칭한다. '룸 알레포' 속 화이트헬멧은 시리아 내전 현장에서 활동하는 민간 구조대를 말한다. 같은 하얀 헬멧을 쓰고 있지만 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

지이선 작가는 "방을 두 개로 나누자는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예전부터 화이트헬멧, 시리아 내전 이야기에 계속 관심이 있었다. 이 얘기를 하자, 김태형 연출이 헬멧을 테마로 묶어 백골단 이야기도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두 헬멧은 굉장히 다른 가치를 갖고 있다. 룸 알레포는 사람을 구하기 위한 것이고, 룸 서울은 폭력과 억압의 상징이다. 헬멧에 대해 같이 생각하고 앞으로 가야할 지점이 무엇인가 생각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극 '더 헬멧'의 프로필 이미지(위 백골단, 아래 화이트헬멧). 좌측부터 배우 정원조, 정연, 한송희, 이정수, 윤나무 <사진=㈜아이엠컬처>

앞서 '트릴로지' 시리즈를 통해 김 연출, 지 작가와 호흡을 맞춘 적 있는 배우 윤나무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카포네 트릴로지'보다 더 파격적인 공연이라고 생각한다"며 "방이 나눠지고 다른 방과의 싱크가 굉장히 잘 맞아야 한다. 배우나 연출, 작가를 완전히 신뢰하지 않으면 절대 맞을 수 없다. 서로를 믿고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준 역시 "처음에는 미쳤다고 생각했다. 연습을 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굉장히 반갑고 흥분됐다. 생각해보지 못한 공연이라 굉장히 의미있는 작품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정연은 "앞서 '트릴로지'를 통해 관객이 아주 가까이에 있는 상황에 대한 공포감이 덜했다. 처음 해보시는 분들보다 동선 같은 부분에서 더 계산이 빨리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우 이정수는 '룸 서울'과 '룸 알레포'에 대해 "두 개의 이야기가 전혀 다른데다, 현재를 살고 있는 세대와는 거리가 있는 이야기다.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국 두 이야기 모두 현실과 굉장히 가깝다고 생각했다. 폭력이나 여러 가지를 매우 민감하게 사색하려고 노력했다. 유튜브나 다큐를 많이 참고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여성 캐릭터가 주체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단적인 예로, '룸 서울'의 경우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백골단에게 가장 위협적인 인물이 여성이다. 또 여성끼리 싸우는 액션, 여성과 남성의 매우 격렬한 액션 장면도 이어진다.

이에 대해 지 작가는 극 중 등장하는 영화 '에이리언'을 예로 들며 "제 주변에는 '여자는 커피를 잘 타야 한다'고 가르쳐주신 분들 뿐이었는데, 영화 '에이리언'에는 여성이 우주에 나가 사람을 구하더라. 민주화 운동에도 분명 활동하던 여성이 있었을 거다. 묻힌 여성의 이름을 찾아보고 싶었다"며 "여성 중심 서사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 앞으로 더 여성 중심 서사가 달라지고 인정받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연출 역시 "여성들의 싸움하면 흔히 상상하는 액션이 아니라, 남자들만 해왔던 액션을 해보고 싶었다. 여배우들이 싸우는 장면을 꼭 넣고 싶었다. 여성이 진보적이 운동 행위와 반대로 굉장히 보수적인 남녀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만들고 싶었다"며 "배우들이 너무 힘들어하고 괴로워했지만 끝까지 모른척하고 밀어붙였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연극 '더 헬멧'의 프로필 이미지(위 백골단, 아래 화이트헬멧). 좌측부터 배우 이석준, 손지윤, 양소민, 이호영, 김도빈 <사진=㈜아이엠컬처>

공연은 두 개의 공간이 합쳐지거나 나눠지면서 각 방의 관객들은 다른 방의 상황을 보지 못하거나 소리만 들을 때도 있다. 특히 불투명한 유리벽이 갑자기 투명해지거나, 부분부분만 투명해지면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 나눠진 두 방이 소통을 할 때도 있다. 이에 대해 김 연출은 "연습을 통해 싱크를 딱 맞추려고 노력 중이지만 어렵다. 음향을 통해 동선을 맞추는 등 완충 장치들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많이 준비했다"고 밝혔다.

배우 정원조는 "두 개의 작품이지만 네 가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각각의 에피소드 속에 하나의 통일성을 찾을 수 있는 포인트를 심어놨다. 그걸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빈은 "룸 서울과 룸 알레포가 각각 벽이 투명해지는 포인트가 있다. 룸 서울에서는 섬뜩해지고, 룸 알레포에서는 눈물이 난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연극 '더 헬멧'은 오는 2018년 3월 4일가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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