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2호 고양점 오픈으로 3위 도약 확실시
에넥스는 성장 정체..차입금·부채 증가 '빨간불'
[뉴스핌=전지현 기자] 가구업계 3위인 에넥스가 글로벌 가구공룡 이케아에 밀려 4위로 추락할 전망이다.
이케아코리아 고양점(사진 좌측), 에넥스 본사(사진 우측). <사진=각사 홈페이지 캡쳐> |
13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이케아코리아는 지난 10월 오픈한 2호점 고양점이 예상밖의 흥행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케아코리아 고양점은 오픈 두달여가 됐지만 주말이면 2379대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 모두 방문객들로 들어차 임시주차장을 이용해야 할 정도다.
안드레슈미트갈 이케아코리아 대표는 지난 7일 본 기자와 만나 "이케아 2호점 운영이 아주 잘되고 있다. 푸드코트 등의 이용객도 상당히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마포에 거주하는 박미리(30·여)씨는 "최근 2주간 주말에 방문했는데 내부 식사공간 뿐 아니라 쇼룸, 홈퍼니싱 공간 등에 사람들이 북적여 짜증날 정도였다"며 "오전시간인데도 고객이 꽉 찼다"고 말했다.
◆에넥스, 매출 '쑥쑥'·실속 '쭉쭉'...실속없는 성장만 지속
이케아코리아 고양점 인기에 고심이 깊어지는 곳은 가구 3가 자리에서 밀려나게 된 에넥스다.
그간 국내 가구시장은 한샘과 현대리바트, 에넥스가 톱3 체제를 공고히 해 왔다. 한샘은 '성추문 사건'에 따른 불매운동에도 불구하고 올해 가구업계 첫 매출 2조를 예약했고, 현대리바트 역시 최근 건축자재 유통 계열사 현대H&S와의 합병으로 매출이 1조3000억원대에 올라섰다.
반면, 에넥스는 지난해 매출이 3941억원으로 이케아코리아(3650억원)과 격차가 크지 않다.
에넥스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은 3343억원으로, 연간으로는 4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케아의 지난해 매출은 광명점 단일 매장으로 이뤄졌음을 감안 할때, 이케아코리아가 내년 고양점 매출을 더할 경우 에넥스를 훨씬 넘어설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에넥스의 현 재무상태는 가구업계 순위 변동 가능성을 높인다. 에넥스는 주방가구를 중심으로 가정용 인테리어, 사무용 가구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매트리스 브랜드 등으로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에넥스는 경쟁사들이 플래그십스토어 형태의 대형 직영전시장 확대에 속도를 높이는 동안에도 단 1개의 전시장만을 운영하는 중이다.
현금성자산은 3분기 기준 147억원에 불과한데, 영업이익은 44억원에 그친다. 단기차입금과 매입채무(외상구입대금)도 각각 192억원, 737억원에 달한다. 영업력을 나타내는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2015년을 제외하면 수년째 마이너스다. 즉, 본업에서 현금을 벌어들이지 못해 소비자접점을 높일 여력마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는 이야기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에넥스와 이케아의 격차가 크지 않아 3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케아 1호점(광명점)이 한국시장 공략의 시작이었다면, 2·3호점은 한국 시장공략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여겨 왔다. 올해 에넥스를 넘어설 것이 확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