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 호조·가계부채 부담 동시 작용
올해 성장률 전망치 3%...잠재성장률 웃돌아
[뉴스핌=허정인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의 연 1.25%에서 1.50%로 인상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로 예상되는 만큼 통화정책의 완화기조가 방향을 틀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한국은행은 30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 총재가 “완화정도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발언한지 5개월만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기준으로는 2011년 6월(3.0%→3.25%) 이후 6년 5개월만이다.
한은은 지난 10월 연간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올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3%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의 전망대로라면 2014년 3.3% 이후 3년만의 3%대 성장에 복귀하게 된다.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상품 수출 및 설비투자 호조가 이어지고 있고 민간소비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또 내년에도 세계 경제 회복세가 이어지겠고 이 가운데 정부정책의 영향으로 민간소비 증가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경기호조가 한은의 금리인상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2.8~2.9%)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금리인상 요건이 충족됐다”며 “한은이 국내총생산 격차(GDP갭)가 내년 하반기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판단하는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 가계부채 증가세도 기준금리 인상을 이끈 요인 중 하나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22일 한은이 발표한 '3/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41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동안에만 31조2000억원 증가했다.
3분기 가계신용 증가분을 분석해보면 1분기(16조6000억원), 2분기(28조8000억원) 보다 많고, 전년 동기인 작년 3분기(38조9000억원) 보다는 작다.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이후인데도 3분기 가계부채가 진정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신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가계부채 증가속도 둔화와 디레버리징 등 금융안정을 위해 기준금리 정상화가 시행된 것으로 본다”며 “긍정적인 경기 인식 및 정부와의 정책 공조 등이 금리인상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국내 채권 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2%는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접어든 가운데 10월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등장한 점,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점 등을 금리인상 배경으로 꼽았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