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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이산가족 문제,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해 풀어 갈 것"

기사입력 : 2017년10월22일 12:24

최종수정 : 2017년10월22일 20:33

김대중 대통령 이후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북도민 체육대회 첫 참석
"이산가족 염원 잊지 않아…반드시 남북 평화 열 것"
"우리의 민주주의는 북의 미사일보다 백배 천배 강해"

[뉴스핌=정경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이산가족 문제는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해 풀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제35회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에 참석, 축사를 통해 "한 순간도 이북도민과 이산가족의 염원을 잊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850만 이북도민과 3만 탈북주민이 함께 하는 이북도민 체육대회를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나 역시 실향민의 아들이자 이북도민 2세로서, 이렇게 대한민국 대통령이 돼 여러분 앞에 섰다"고 운을 뗐다.

이어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와 함께, 외교적 해법으로 반드시 남북 평화와 공존의 길을 열겠다"며 "생사 확인, 서신 교환, 상봉과 고향 방문이라는 이산가족의 간절한 바람들을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해 풀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제35회 이북도민 체육대회에 참석, 축사를 했다. <사진=청와대>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성사되지 못한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과 성묘 방문을 허용하자고 북에 제안했다"며 "만약 북이 어렵다면 우리 측만이라도 북한 이산가족의 고향방문이나 성묘를 허용하겠다고 문을 열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가족 상봉을 신청한 이산가족 중 현재 생존해 계신 분은 6만여 명, 평균 연령은 81세다"면서 "이산가족이 우리 곁을 떠나기 전 인륜과 천륜을 더 이상 막아서는 안 된다는 마음에서였고, 지금도 같은 마음이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에 더욱 힘쓰겠다는 다짐이다.

문 대통령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는 물론 유럽과 동남아 국가들과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더욱 굳건한 협력관계를 다져가고 있다"며 "유엔(UN)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우리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공존 노력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안보에는 '충분하다'라는 말이 있을 수 없다. 정부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철통같은 안보, 평화를 지키고 만드는 강한 안보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무모한 도발은 결국 자신들의 파멸을 초래할 뿐이라는 사실을 북이 깨닫고,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나서도록 흔들림 없는 강한 안보를 기반으로 단계적이며 포괄적인 대책을 펼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실향민들이 고향의 향토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정체성을 지키고 가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 간 동질성 회복을 위한 북한지역 향토문화의 계승과 발전, 무형문화재 발굴에 대한 지원에 힘쓰겠다"며 "이북5도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국외거주 이북도민들의 고국방문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자유와 평화의 길을 선택한 탈북주민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기업체 연수와 맞춤형 교육과 같은 실질적 지원 정책을 확대하고, 탈북주민들을 위한 일자리도 많이 만들겠다. 나는 그것이 바로 한반도 평화통일의 기반을 더욱 튼튼히 다져가는 길이라 믿는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만남과 화해, 평화통일의 길을 이북도민, 탈북주민 여러분과 함께 걷겠다"면서 "어르신들, 그리운 고향산천, 부모․형제를 만나기까지 부디 더욱 건강하셔야 한다. 좋은 세월 올 때까지 오래오래 사시기 바란다"고 기원했다.

한편, 현직 대통령이 이북도민 체육대회에 참석한 것은 2001년 제19회 대회 때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참석한 이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에 앞서 2012년 대통령 후보 시절에 제30회 이북도민 체육대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이북도민도, 탈북주민도, 기업인도, 노동자도, 우리 모두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며, 함께 사는 공동체"라며 "우리의 민주주의는 북의 미사일보다 백배 천배 강하다. 북이 갖고 있지 못한 민주주의가 우리의 밥이고, 삶이고, 평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러움도 미움도 우리가 함께 한다면 희망이 될 것"이라며 "분단을 극복하고 고향을 찾는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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