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불법파견 인정을 계기로 한국철도공사 KTX 여승무원 채용 문제가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코레일 직접 고용을 주장하다 해고된 승무원들이 11년만에 복직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몰리고 있는 것. 다만 대법원 판결에서 불법 파견이 인정되지 않은 만큼 재고용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태다.
26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이미 KTX 여승무원 채용과 관련해 대법원 판결까지 나온 상태로 이들의 고용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파리바게뜨 사례와 유사한 불법파견 관련 문제라 여승무원들의 고용 시정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코레일은 지난 2004년 KTX 출범과 함께 정규직 전환을 전제로 계약직 승무원을 채용했다. 당시 채용주체는 코레일 자회사인 철도유통이었다. 2년후 코레일은 승무원들에게 KTX관광레저(현 코레일관광개발) 정규직으로 입사하라고 통보했다.
해고된 KTX승무원들이 대법원 판결 부당함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백현지 기자> |
이에 반발해 코레일 직접고용을 요구한 280명은 해고됐다. 이들 중 34명이 코레일을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청구소송을 냈다. 당시 131명의 승무원들만 KTX관광레저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서 쟁점은 코레일이 직접 승무원들을 업무지시하고 지휘·감독해왔는지다. 코레일이 위탁 형식을 취했지만 승무원들의 업무를 직접 지시하고 감독했다는 게 인정될 경우 불법파견에 해당한다. 하지만 독립적으로 업무수행이 인정될 경우 도급으로 인정된다.
1·2심에서는 안전업무를 총괄하는 열차팀장과 승무원과의 업무 연관성이 있고 원청인 코레일이 외주 승무원에게 업무를 지시해왔다는 점이 인정돼 승무원들이 승소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대법원은 "승무업무는 안전과 서비스를 명확히 구분된다"며 "서비스 업무는 비핵심업무이므로 비핵심 업무 외주화는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이 때문에 해고된 승무원들에게 지급한 8640만원 임금은 부당이득이 됐다.
KTX 승무원 대책위는 지난달 관련 문제를 UN 인권위원회와 국제노동기구(ILO)에 진정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결 내용을 고발하고 규탄한다는 것. 대책위 측은"문재인 대통령의 약속대로 KTX 승무원 문제가 전향적으로 해결돼 원인무효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지난 2006년 당시 철도 승무원들을 현재 코레일관광개발에서 전원 정규직 채용하려고 했었으며 당시 채용한 직원 일부는 아직 근무 중"이라며 고용노동부 측에서 시정명령은 내려오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 인권변호사는 "불법파견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해도 파리바게뜨와 완전히 동일한 사안이 아닌만큼 고려해야할 점들이 많다"며 "이미 대법원 판결까지 나온 상황에서는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