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양세종, 서현진, 조보아, 김재욱이 14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드라마 '사랑의 온도'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뉴스핌=장주연 기자] 가을과 잘 어울리는 잔잔하고 섬세한 로맨스 한 편이 안방극장을 찾는다.
14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는 SBS 새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서현진, 양세종, 조보아, 김재욱이 참석, 작품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랑의 온도’는 사랑을 인지하는 타이밍이 달랐던 여자 현수와 남자 정선이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재회를 거치며 사랑의 ‘최적’ 온도를 찾아가는 온도조절로맨스. 하명희 작가의 장편 소설 ‘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를 각색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현수는 명실상부 최고의 ‘로맨스 퀸’ 서현진이 연기한다. 현수는 10년간 보조 작가 생활을 거쳐 이제 막 입봉한 드라마 작가. 일류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을 다니다 사표를 던질 수 있는 ‘무모함’과 눈치 보지 않고 직선적으로 느낀 대로 말하는 ‘솔직함’을 가졌다.
서현진은 “현수는 재능이 출중하지는 않다. 저는 그게 대다수의 사람이라 생각한다. 물론 천재들도 있지만, 평범한 2, 3등 또는 100등이 있다. 현수는 그중 한 명이고 꿈을 놓치기 싫어서 한발 한발 나가는 노력형”이라며 “작가를 연기하기 위해 노력한 건 없다. 할 수 있는 게 없더라. 전 연습해서 하는 건 좋아해도 창의적이지는 못하다. 제가 한 건 대본을 열심히 보는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tvN 드라마 ‘또 오해영’(2016) 속 오해영과 차이점에 대해 “해영이는 용감하고 현수는 겁이 많다. 근데 해영이 같은 사람이 더 적다. 저 역시 동경하면서 연기했다. 근데 현수는 눈치도 많이 보고 남들 시선도 많이 쓴다. 그러다 잡아야 할 사랑도 놓친다. 나이를 먹을수록 사랑에 겁이 많아지는 거 같다. 대다수, 보통의 여자는 현수에 더 가까운 듯하다. 기분 좋게 볼 수는 없어도 나 같아서 안쓰러워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배우 양세종, 서현진이 14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드라마 '사랑의 온도'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현수의 상대역 정선은 떠오르는 신예 양세종이 맡았다. 정선은 고등학교 졸업 후 프랑스 르꼬르동블루에서 요리를 배운 미슐랭 원스타 레스토랑 ‘굿 스프’의 셰프. 훤칠한 키부터 보는 이들의 미소를 유발하는 외모까지 겸비했다.
양세종은 “이 역할로 어떤 매력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은 안한다. 다만 작가님이 대본에 써준 것에 충실하고 일상의 세종이로 돌아왔을 때 걸을 때, 집에 있을 때 항상 정선을 생각한다. 정선으로 어떻게 가구를 배치할까, 어떤 음악을 들을까, 어떤 향수를 쓸까 그런 것들을 생각한다. 틈만 나면 요리도 배우러 다닌다. 일상 자체를 정선으로 메우려 한다”고 밝혔다.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낭만닥터, 2016) 이후 재회 소감도 전했다. 앞서 두 사람은 이복동생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양세종은 “처음 리딩할 때는 어색했다. ‘낭만닥터’ 때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다. 그래서 리딩 날 앉아서 두 시간 반 정도 이야기했다. 근데 막상 촬영에 들어갈 때 정말 그런 것들이 다 없어졌다. 온전히 현수한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그건 선배님 덕이다. 너무 재밌고 행복하게 촬영하고 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에 서현진은 “저도 차라리 모르는 사람이면 편하겠다 싶었다. 워낙 예의가 바른 스타일이라 연인 연기는 안 맞는 옷을 입는 기분이었다. 근데 또 알다시피 워낙 노력파고 ‘듀얼’(2016)이라는 어른 작품을 하고 와서 남자 눈을 하고 있더라. 3초 만에 남자와 친구는 판가름나는데 남자였다”고 화답, 드라마 속 두 사람의 케미에 기대감을 높였다.
배우 조보아(왼쪽)과 김재욱이 14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드라마 '사랑의 온도'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금수저 보조 작가 지홍아 역의 조보아 이야기도 이어졌다. 지홍아는 대기업 계열사 사장의 딸. 하고 싶다기보다 그냥 있어 보여서 작가 길을 선택한 그는 짝사랑하는 정선이 현수를 좋아하자 열등감에 휩싸인다.
하명희 작가에 대한 팬심으로 드라마에 합류했다는 조보아는 “무조건 하겠다고 달려들었다. 이후 캐릭터를 봤을 때는 뭔가 얄밉고 기존의 악역 같으면서도 연민이 느껴졌다. 그래서 최대한 저만의 방식으로 살려보고 싶었다”며 “홍아의 매력은 현실적인 거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욕망인데 그 욕망을 가져서는 안 되는 상황이 생긴다. 거기서 생기는 갈등을 표현하는 게 매력적”이라고 귀띔했다.
전작 OCN ‘보이스’(2017)에서 사이코패스 모태구를 열연,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재욱은 타고난 안목을 가진 자수성가 사업가 박정우로 분했다. 명품을 알아보는 안목만큼이나 사람을 보는 안목도 뛰어난 인물. 현수와 정선의 능력을 알아보고 둘 다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한다.
김재욱은 “전작이 작품 선택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단지 모태구가 극단적인 캐릭터라 지금도 어디 가서 웃으면 무섭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 부분이 겹쳐 보이지 않게 신경 썼다. 또 박정우가 사업가로서 작가 현수와 셰프 정선을 내 사람들로 만나고 인간관계가 깊어진다. 그런데 그 안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기면서 공사가 뒤죽박죽된다. 그걸 박정우가 어떤 식으로 표출해 나갈지가 가장 기대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서현진은 “우리 드라마는 사건으로 사람이 변하는 게 아니라 사람의 감정선 자체가 사건이다. 좋아지는 과정이 그라데이션처럼 섬세하게 펼쳐진다. 빠른 드라마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조금 느릴 수도 있는데 계절에 잘 어울린다. 누가 누구를 좋아하는 과정이 섬세하게 잘 나타나니 관심을 갖고 들여다봐 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당부를 덧붙였다.
한편 ‘사랑의 온도’는 ‘조작’ 후속으로 오는 18일 밤 10시에 첫 방송된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