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인상 기대 저하, 달러 약세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융주가 큰 폭으로 떨어진 가운데 뉴욕증시가 완만하게 하락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내림세를 지속하면서 금융 섹터를 압박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날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한 뒤 양적완화(QE)의 축소 방안을 10월 제시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2.86포인트(0.10%) 내린 2만1784.78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0.44포인트(0.02%) 소폭 떨어진 2465.10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4.55포인트(0.07%) 오른 6397.87에 마감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지지선으로 통했던 2.1%를 뚫고 내린 데 이어 약세를 지속하면서 금융주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
로이드 블랭크파인 골드만 삭스 최고경영자가 저금리 기조에 대해 커다란 우려를 나타내는 등 금리 여건이 금융업계에 비우호적인 상황이다.
여기에 허리케인 충격에 따라 경제 지표가 악화, 연준이 12월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번지면서 금리와 은행주 주가를 끌어내리는 모습이다.
씨티그룹이 2% 가량 내렸고, 골드만 삭스와 모간 스탠리도 각각 2% 내외로 하락했다. 웰스 파고가 1% 이내로 떨어졌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2% 이상 내렸다.
분더리히 증권의 아트 호건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12월 금리인상 기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국채 수익률이 떨어지는 한편 은행주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보험주 약세도 이어졌다. 허리케인 하비에 이어 어마가 주말 플로리다를 강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재보험사 XL그룹이 5% 이상 급락했고, 처브 역시 3% 가까이 떨어지며 하비로 인한 낙폭을 10%로 확대했다.
이 밖에 개별 종목의 약세가 전반적인 지수에 부담을 가했다. 월트 디즈니가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데 따른 실망 매물로 5% 가까이 밀렸고, GE는 JP모간이 ‘비중 축소’ 의견을 유지한 데 따라 3% 가량 하락했다.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유로 강세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가운데 달러는 유로화에 대해 장중 0.8% 떨어졌다.
달러 인덱스는 91.405까지 하락하며 2015년 1월6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의 로레타 메스터 총재가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제시했지만 달러화의 반등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6만2000건 급증, 29만8000건에 달했다.
이는 2015년 4월18일 이후 최대치에 해당한다. 주간 상승폭 역시 2012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수당 신청이 급증한 것은 허리케인 하비의 충격이 초래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노동부가 발표한 2분기 비농업 부문 노동 생산성은 1.5% 상승해 앞서 발표된 예비치 0.9%와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1.3%를 웃돌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