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의료 미용 숙박 관련 산업 호황
강아지는 푸들, 고양이는 쇼트헤어
[뉴스핌=백진규 기자] 경제적 여유는 없어도, 나이는 어려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다. 개인별 취향에 따라 중국 반려동물 시장 진출전략이 세분화 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동부 연안에서 내륙으로, 여성에서 남성으로, 미혼자에서 기혼자로 반려동물을 찾는 사람들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가파른 경제 성장과 주민 소득증가에 힘입어 중국의 반려동물 숫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17년 기준 중국 반려동물 보유 가정은 5912만가정으로 전체의 17%에 달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1인당 GDP가 8000달러를 돌파하면서, 앞으로도 반려동물 시장이 계속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65%) 영국(43%) 일본(28%)등 선진국에 비해 중국의 반려동물 보유 비율은 아직 낮은 상황이어서 성장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중국 반려동물 포털사이트 거우민왕(狗民網) 25일 ‘2017 중국 반려동물 보고서’를 통해 중국 반려동물 시장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140억위안이던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7년 1340억위안(약 23조원), 2020년엔 1885억위안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10년간 연 평균 성장률은 30.9%를 예상했다.
중국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는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할까? 중국 반려동물 양육가정은 평균 1년에 6436위안을 애완동물을 위해 쓴다고 답했다. 강아지를 키우는데 드는 비용은 3771위안으로 고양이(5082위안) 보다 1689위안 더 많았다.
분야별 지출 경비는 식비가 37%로 가장 많았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중국인이 늘어나면서 주식(主食) 외에 스튜, 통조림, 수제 간식 등 다양한 제품에 대한 수요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또한 의료, 미용, 숙박, 반려동물 등 반려동물 서비스 업계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별 애완용품구매 비중은 온라인(73.6%)이 오프라인(26.4%)을 크게 앞질렀다. 애완용품 구매를 위해 가장 많이 찾는 플랫폼은 타오바오(淘寶, 83.9%) 징둥(京東, 28.8%) 거우민왕(狗民網, 23.7%) 순이었다.
반려동물 유형이 세분화되면서 다양한 수요가 창출되고 있다. 중국에서 반려동물을 가장 많이 키우는 집단은 ‘90허우(1990년대 출생자) 고학력 여성’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나이는 점점 어려지는 추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여성의 비율이 65.7%로 남성보다 훨씬 높았으나, 그 차이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반려동물로 강아지는 푸들, 골든리트리버가 고양이는 쇼트헤어가 꼽혔다. 싱글 여성일수록 고양이를, 결혼한 남성일수록 강아지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국의 균형경제 발전에 따라 최근 동부 연안에서 내륙으로 반려동물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거래가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는 청두(成都), 허난(河南), 둥베이(東北)가 꼽혔다.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어려운 점으로는 ‘반려동물을 데리고 밖에 나가기 어렵다’, ‘반려동물 상품은 다양하지만 브랜드별로 장단점을 구별하기 어렵다’, ‘양육 비용이 많이 든다’가 꼽혔다.
보고서는 반려동물 보유가정을 5개 유형으로 분석했다. 건강을 중시하는 노년층(60허우, 70허우), 소득은 적지만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어하는 90허우, 품질을 중시하고 반려동물 명품 쇼핑도 즐기는 화이트칼라 여성, 강아지보다 고양이를 더 선호하는 싱글여성 등이다.
반려동물 관련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거우민왕 관계자는 “애완동물 시장이 세분화되면서 고가 브랜드, 저가 브랜드 별 대상 고객을 명확히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한편 반려동물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규제책을 내놓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칭다오(青島)시는 일부 지역에서 가구당 애완견을 1마리로 제한하고, 40종류의 양육 금지견 목록을 발표했다. 하얼빈(哈爾濱)시는 키 50cm 길이 70cm를 넘는 애완견을 키울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반려동물을 밖에서 산책시키는 경우 최고 2000위안의 벌금을 부과한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