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자본금 5조 · 초기납입자본금 3.1조…소재지 부산
[세종=뉴스핌 이고은 기자] 정부가 한진해운 파산 이후 위축됐던 해운산업을 재건하기 위해 해운산업 금융 컨트롤타워인 '한국해양진흥공사'를 내년 6월 설립한다. 여러기관으로 흩어져있던 해운산업의 금융과 정책 지원을 공사 한 곳에서 수행해 해운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
해양수산부(장관 김영춘)는 24일 열린 '제4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방안'을 발표했다.
◆ 흩어져있던 해운산업 금융·정책 지원을 한곳에서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법정자본금 5조원 규모의 해운산업 전담지원기관이다. 금융지원 뿐만 아니라 해운산업 재건에 필요한 다양한 정책지원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자료=해양수산부> |
공사는 기존의 해운금융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하던 ▲선박·터미널 등에 대한 투자·보증 및 ▲중고선박 매입 후 재용선 사업 뿐 아니라, ▲해운거래 지원을 위한 시황정보 제공 ▲노후선박 대체 등 선사경영안정을 위한 사업도 추진한다.
법정자본금은 5조원으로 하되, 납입자본금은 3조1000억원으로 발족한다. 추후 필요시 추가출자를 통해 자본금을 확충할 계획이다.
초기 납입자본금 3조1000억원은 공사에 통합되는 ㈜한국선박해양 자본금(1조원), ㈜한국해양보증보험 자본금(5500억원)과 정부 항만공사 지분 및 해양수산부 예산으로 구성된 정부 추가출자(1조5500억원)로 마련할 계획이다.
공사 주무부처는 해양수산부가 맡는다. 다만 금융위원회에 공사의 금융건전성을 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공사 소재지는 부산광역시로 결정됐다. 해운기업이 밀집해있고 통합 대상 기관이 위치해 있어 업무 수행의 효율성 및 연속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근거 법률인 한국해양진흥공사법을 이달중 발의해 연내 제정을 완료하고, 내년 6월 경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정식 출범시킬 계획이다.
윤현수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장은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을 통해) 자산투자, 투자보증 등 정책패키지를 상황에 맞게 구성함으로써 유연하고 효율적인 자금 운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기관에 분산되었던 기능을 한 곳에서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다양한 지원방안을 원스톱(One-Stop) 서비스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정부 "해운산업 부활은 안보의 한 축…2022년 50조 매출로"
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상 100대 국정과제에 '해운・조선 상생을 통한 해운강국 건설'을 포함시키고 주요 내용으로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을 제시했다.
대우조선해양 본사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해운산업은 우리나라 수출입 물동량의 99% 이상을 담당하는 국가 기간산업이다. 아울러 유사시 전략물자 운송을 담당하기 때문에 국가 안보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해운업은 지난 2008년 이후 장기 불황에 빠져 위상이 크게 위축됐다. 특히 최근 한진해운 사태 등으로 컨테이너 선복량(TEU)이 1년 전보다 50% 이상 줄어든 상황이다.
해운 매출액은 2015년 39조원에서 지난해 29조원 규모로 축소됐고, 미주노선 점유율도 지난해 상반기 11.3%에서 올해 상반기 4.8%로 급감해 안정적인 수출입화물 수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해운업계가 급속도로 재편되고 있는 점도 '해운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을 키웠다. 원양 글로벌 선사의 초대형화, 3대 해운얼라이언스 체제, 중국‧일본 등 주변국 항만의 성장으로 국내 해운·항만산업의 성장기반을 위협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해양진흥공사를 설립, 해운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다각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해운업 재건의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29조원까지 내려앉은 해운산업 매출액을 2020년 40조원, 2022년 50조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도 지난해 47만에서 2020년 80만, 2022년 100만까지 끌어올린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은 국가 기간산업인 해운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는 사업으로, 앞으로 이 공사가 우리 해운업 재건의 발판이자 글로벌 해양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또 다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