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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다시 심장이 뛴다…대학병원 흉부외과 72시간

기사입력 : 2017년07월16일 00:00

최종수정 : 2017년07월16일 00:00

[뉴스핌=박지원 기자] KBS 2TV ‘다큐멘터리 3일’은 16일 밤 10시40분 ‘다시 심장이 뛴다, 대학병원 흉부외과 72시간’ 편을 방송한다.

심장과 폐, 식도 등 갈비뼈 속 모든 장기의 수술을 다루는 흉부외과. 생사를 넘나드는 수술 때문에 각종 의학 드라마의 주요 소재가 되고 있지만 생명에 대한 부담감과 고난도의 수술, 과중한 업무 등으로 의료계에서는 지원율이 높지 않다.

그런데도 소신 있게 흉부외과를 지원한 예비 전문의들은 무엇을 꿈꾸고 있을까. 또한 그보다 앞서 흉부외과의 써전(surgeon)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수술대를 지키는 의사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다큐멘터리 3일’은 그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72시간을 따라가 봤다.

흉부외과 의사의 하루는 긴장의 연속이다. 언제 촌각을 다투는 환자가 올지 모르기 때문. 갑작스러운 응급상황으로 병원에서 밤을 지새워도 미리 좋은 침대 사놨다고 농담할 여유는 생겼지만 직접 수술한 환자를 결국 떠나보내는 건 여전히 쉽지 않다.

죽음 앞에서는 다들 괴롭고 힘들 뿐, 아름다운 죽음은 없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오늘도 환자의 수술을 준비하는 수술방 문 앞에서 마음을 다잡고 수술 과정을 되뇌어 보는 의사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흉부외과 의사의 숙명을 지닌 그들의 가운은 무겁기만 하다.

하지만 흉부외과는 생명과 직결된 장기를 다루는 만큼 매력이 있다고. 멈췄던 환자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 때, 인공호흡기를 뽑고 눈을 마주칠 때, 아주 어려운 수술을 잘 해냈을 때 그들은 보람을 느낀단다.

김상필 교수는 “심장이 다시 뛸 때, 심장이 다시 뛰어서 혈압을 유지할 때, 중환자실 나가서 인공호흡기 뽑고 환자랑 저랑 눈이 마주칠 때, 그때 가장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모든 과의 전공의가 그렇지만 특히 흉부외과 전공의들에게 집은 당직실, 일상복은 수술복이다. 몰리는 스케줄로 인해 하루 내내 그들이 먹은 거라곤 물 한 잔과 식은 피자 한 조각뿐. ‘의학계에서 3D’로 소문이 자자한 흉부외과의 올해 전국 레지던트 전기 모집에서 41명 정원에 24명밖에 지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최진석(32, 전공의 4년차) 씨는 “남들이 보기에 저렇게 잠도 안 자고 밥도 못 먹고 이러면 되게 힘들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저뿐만 아니라 모든 흉부외과 의사들이 다 그렇게 살고 있는데 이유는 한 가지죠. 누군가한테 최선을 다하고 싶은 그 마음 한 가지로 하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다른 과보다 응급수술과 가장 직결된 흉부외과. 실제로 촬영 중 다리에 쌓인 혈전이 폐혈관을 막은 폐색전증 환자가 급하게 응급실을 찾았다. 자칫하면 심장마비로 사망할 수 있는 위급한 상황.

퇴근하던 의사는 다시 돌아오고, 오랜만에 잡은 아내와의 약속을 취소한 전임의부터 집에서 밥 먹다 뛰쳐나온 체외순환사까지 한 명의 환자를 살리기 위해 십시일반 모인 의료진들. 그들의 신속한 수술 덕분에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최하영(39) 씨는 고마움 마음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최하영 씨는 “저는 진짜 마지막인 줄 알았어요. 저희 식구들 쫙 보이면서 ‘마지막 말을 하고 가야 하나?’ 하며 정신을 잃었는데 눈 뜨고 나서 ‘살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이렇게 생사의 길을 왔다 갈 줄 몰랐는데 너무 고맙습니다. 제 은인들이세요, 다들”이라며 울먹였다.

[뉴스핌 Newspim] 박지원 기자 (pjw@newspim.com)·사진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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