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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 단상]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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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흔히 보이는 것들로 뫼비우스적, 그 이상의 상상 여행을 하려 한다. 주변의 사물들엔 저마다 독특한 내력이 숨어 있고 어떻게 빚느냐에 따라 보석이 되기도 하고 나침판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출발한 여행의 과정에 어떤 빛깔의 풍경이 나타날지, 그 끝이 어디까지 다다를지 필자 자신도 설레인다. 인문학의 시대라고 하는데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 메타적 성찰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사물과 풍경, 시대와 인문을 두루 관통하면서 색다르면서도 유익한 여행을 떠나려 한다.

어릴 적엔 거지들이 우리 집에 오곤 했다. 그들이 뜨락까지 올라오면 어머니는 그곳으로 내려가 바가지에 밥을 퍼주곤 했다. 거기서 올라오던 하얀 김이 지금도 생생하다.
재래 부엌엔 쥐들이 오갔다.
모두 밥 문제이다.
수렵 시대와 농경 시대를 ‘가둠’의 개념으로 나눠본 적 있는데 양쪽 모두 밥을 구하기 위한 것에선 동일하다. 밥을 구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을뿐이다. 돌아다니며 구하는가 한군데 모여 살며 구하는가 그 차이이다. 그러기에 밥을 기준으로 본다면 수렵 시대와 농경 시대의 구분은 의미가 사라지고 그냥 하나의 인류 역사가 있어온 것이라고 말해도 된다.
식물은 입과 팔다리 없이 움직이지 않고 밥을 먹는 방식으로 진화된 생명체이다. 그 밥은 늘 있어야 하고 단순해야 한다. 숨처럼 스며들어야 한다. 동물이 뱉어낸 쓰레기인 이산화탄소(CO2)가 식물의 밥의 기본이다.
반면에 동물의 밥은 식물이 뱉어낸 쓰레기인 산소(O2)가 기본이다. 다시 말해 동물의 밥은 O2 + @(먹이)이다.
좀 더 정확히 종합해 보자면 식물의 밥은 CO2 + 물 + 햇빛의 구조이고 동물의 밥은 O2 + 물 + 햇빛 + @의 구조이다. 식물이나 동물이나 이 공식을 벗어나면 죽음이다. 생명의 장에서 퇴장되는 것이다. 식물의 공식이 더 단순하므로 근본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CO2와 O2의 순환이 중요하다. 절묘하게도 그것이 가능하도록 지구가 진화되어 왔다. 식물과 동물은 현 생태계의 가능 조건인 그것의 두 축인 동시에 생태계의 주역들이다.
동물에겐 식물에 없는 @가 필수이기에 먹이 사슬이 나타난다. 그것은 동물계를 넘어 식물계에까지 이어진다. 동식물 전체가 먹이 사슬 관계로 연결된다. 비극성을 품은 순환이다. 다른 별에선 그곳의 기후 조건에 따른 또다른 공식 하에 생명체가 존재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다른 동물들과 인간의 밥 문화는 다르다.
우선 날 것과 익힌 것의 차이다. 인류학자인 레비 스트로스가 말한 개념이다. 불과 관련된 것으로 인류사적 깊이가 있어 보인다. 동물들은 먹이를 잡아 날 것으로 먹는데 반해 인간은 그런 방식도 있지만 주로 익혀서 먹는다.
내가 보는 또다른 방식은 이미 누군가 생각했음직도 한데 통째로 먹는 것과 분리해 먹는 것과의 차이이다. 동물들은 잡아서 통째로 먹는 반면 인간은 여러 종류로 나누는 방식을 취한다. 밥, 국, 반찬이 대표적인 분류일 것이다. 서양의 경우엔 애피타이저, 스프, 빵, 소스, 디저트 등일 것이다.
밥 그릇, 국 그릇, 반찬 그릇 등등 용기의 발전과도 밀접한 이런 분류식 식사법을 발전시킨 인간은 밥, 국, 반찬 그 각각에 대해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고 그 정보와 지혜를 가지고 있다.
밥 하나만 하더라도 맵쌀, 찹쌀, 보리쌀 등등의 재배 시기와 그 특징들, 각기 적절한 토양과 재배법, 수확해서 밥으로 만드는 방법 가령 물의 양이나 불의 온도 등등에 대해 엄청나다. 지방마다 또 차이가 있어 각기 고유한 전통과 문화를 이룬다.
서로 다른 그것들은 각 지방을 오가는 상인, 관료, 예인, 도적 등등에 의해 교류되어 요즘 말로 퓨전화되는 것도 제법 있었을 것이다.
분류가 되면 그 하위 범주들에선 발전이 빨라진다. 집중되어 전문화 되어 간다. 전세계의 음식들이 한 자리에 모아질 수 있다면 놀라운 다양성과 풍성함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동물들은 분배에는 인색할지라도 먹거리를 쌓아놓고 부패시키는 일은 별로 없다. 그에 반해 인간은 다르다. 이타성에 기반한 원시 공동체들도 있었는데 주류는 되지 못하였다. 주류가 된 공동체는 분배에도 인색할뿐더러 잉여를 만들어내 부패시키다시피한 게 대세였다.
저축 내지 잉여가 동물계에도 없는 것은 아니다. 가령 다람쥐는 도토리를 모아 보관한다. 동물계에선 있더라도 소박한 차원인 그것이 인간에겐 가공할 수위를 넘게 되었다.
인류 역사에서도 처음엔 소박하게 시작되었음직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판도가 달라졌다. 잉여가 점점 늘어나고 인간들의 조직화도 커져갔다. 인간 사회는 권력자를 중심으로 점점 계급화 되어나갔다. 계급적 사회구조는 잉여를 그 정점에 모으기 십상이다.
전쟁을 통해 잉여는 한 순간에 이동되기도 한다. 패전국은 모든 것을 잃지만 승전국은 땅과 노예까지 모조리 얻는다. 힘의 특징상 지구상에 단 하나의 제국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역사상 실제로 그렇게 된 적은 한번도 없지만 고대의 제국이나 근현대의 제국주의 국가들은 그런 꿈 내지 망상을 품어왔다.

이러한 힘의 논리 못지 않게 늘 저변에 있어온 양심이나 도덕, 정의 같은 가치도 증가해왔기에 불평등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팽배하며 특히 신자유주의에 의해 극단화 되어 있다.
밥을 경제의 근간이라고 본다면 이런 경제적 불평등 문제도 밥과 관련된 것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경제나 경제적 불평등 문제는 생태계까지 이어진다.
말했다시피 생태계는 어쩔 수 없는 먹이사슬 구조에 의해 돌아간다. 같은 생명체인 동식물 모두가 그런 자연 조건 속에 들어 있다. O2를 공급하는 식물 역시 생태계의 주요 주역이다. 그리고 이들 동식물은 자연적인 그 구조를 파괴하고 뒤흔들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욕망이 커지고 인간 사회를 불평등의 극단까지 몰아넣고도 제어하는 길을 찾지 못해 삶의 유일한 조건인 생태계를 교란하고 파괴하는 정도가 이미 심각해져 있다. 주지의 사실이다.
어족류를 다량으로 살생해 바다 생태계가 문제가 되기도 하고 벌목을 심하게 해 밀림이 파괴되기도 한다. 물질적 풍요를 위해 무리한 생산을 일으킨 결과 온실효과를 높인 것도 오래되었다. 우리 인간의 삶 뿐만 아니라 동물, 식물의 생명에도 중요한 CO2와 O2 간의 발랜스 문제 뿐 아니라 생태계 자체의 위협 요소가 되는 것이다.

같은 인간이면서도 어느 곳은 음식이 남아 돌아 음식쓰레기로 고민하는 반면 다른 곳에선 먹을 음식이 없어 아사자가 속출한다. 절대 빈곤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무수하다.
동물 중에서도 우수하다는 인간이 불평등 구조를 극복 못해 이런 비극적이며 참담한 상황을 벗어나지도 못할 뿐더러 인간과 동식물 전체의 삶의 환경인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인류 문명이 봉착하고 있는 지점이다.
나의 밥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웃의 밥도 중요하고 우리와 이 생태계를 함께 유지하는 주요한 축인 식물의 삶, 그리고 인간의 수단이나 도구로 전락될 수만은 없는 동물들의 삶도 중요하다.
밥에 대한 철학은 뿌리부터 고뇌되어 다시 세워져야 할 입장이다.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의 이미지는 인류 역사상 오래 되었다. 공포스런 자연 속에서 빈 몸뚱어리로 살아 남자면 도구는 필연적이었다. 자연과 맞서 싸우면서 도구에 익숙하다보니 인간은 자연 자체를 도구화시키는 우려를 범하는 역사 전개도 하고 말았다. 근대에 일어난 일이다. 동식물이 포함된 생태계 자체를 도구화해 왔으며 더 나아가 같은 인간도 도구로 삼아온 흑역사를 지녀오기도 했다. 지금도 그런 면이 많다. 이러한 과오에 대해 범인류적으로 깊은 반성과 함께 거대한 전환을 꾀해야 할 때이다.
밥은 눈물 나는 것이다. 밥처럼 소중한 것이 없고 밥처럼 철학적인 것이 없다. 나만의 밥만을 생각한다면 그 밥은 재(灰)가 되는 것이다.

이명훈 (소설 ′작약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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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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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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