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은 기자] 남자 아이돌 그룹 블락비로 시작해 이제는 솔로 가수로 음악적 역량을 뽐냈다. 전곡 작사‧작곡, 그리고 프로듀싱까지 참여하면서 남다른 애착을 쏟았다. 어느 한 곳 박경(25)의 손때가 안 묻는 곳이 없다.
박경이 최근 첫 미니앨범 ‘노트북(NOOTE BOOK)’을 발매했다. 지난 2015년 발매한 싱글 ‘보통연애’로 시작해 ‘자격지심’, 그리고 이번 타이틀곡 ‘너 앞에서 나는’으로 연애 3부작을 완성했다.
“앨범을 완성해서 기분이 너무 좋아요. 제 앨범을 통해서 사람들이 저의 음악을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연애 3부작이라고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5부작이에요. 큰 갈래가 ‘보통연애’ ‘자격지심’ ‘잔상’으로 나뉘죠. 하지만 곡의 맥락이 비슷해서 5부작이라는 얘기는 안했어요(웃음). 연인사이의 만남부터 연애 과정, 그리고 갈등이 한 앨범이 들어 있어요. 하지만 엔딩은 과감하게 뻔하지 않은 이별로 택했죠.”
박경은 앨범마다 ‘사랑’을 주제로 삼아 노래한다. 확연히 악동 같고, 강하면서도 남성미를 강조하는 ‘블락비’ 활동과는 다르다.
“제가 쓰는 멜로디가 ‘사랑’이라는 주제랑 잘 맞다 생각해요. 블락비에서 랩을 했지만, 저는 그렇게 강한 이미지가 아니거든요. 힙합은 강한 이미지가 너무 부각돼서 활동할 때 힘든 부분도 있었어요. 연애에 대한 노래를 만드는 게 더 쉽고 좋아요.”
부담스럽지 않은 사랑 노래다. 모두가 한 번쯤은 겪었을법한 내용이 가사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러다보니 발매하는 곡들의 음원성적도 상위권에 랭크되면서 박경의 솔로가수 활동이 성공적인 성과를 얻었다.
“제가 모든 부분에 참여하다보니 음원순위에 대한 생각을 당연히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앨범을 낼 때마다 부담도 크죠.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제 노래가 차트에 들어가지 못하면 대중들이 듣지 못한다는 거예요. 아무래도 눈에 보이는 곡들을 먼저 듣게 되니까요. 이번 곡도 자신 있었는데, 결과가 안 좋아서 조금은 속상하죠.”
앞서 발매했던 곡들에 비해 이번 ‘노트북’ 앨범의 음원 성적은 저조했지만, 블락비 내에서 멤버들의 칭찬은 쏟아졌다.
“지코는 타이틀곡 ‘너 앞에서 나’를 듣고 처음으로 ‘음악 정말 잘한다’고 말해줬어요. 그 전에는 ‘음악에 색깔이 잘 묻어났네’로 끝났거든요. 하하. 피오는 제 음악을 듣고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초콜릿에 빠져서 죽는 느낌이라고 표현하더라고요. 독특하죠? 음원이 안 된 건 태일이 형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 형이 좋다고 하면 모든지 안 되더라고요. 하하.”
솔로 가수로서 성과는 성공적이다. 하지만 그의 정체성은 이제야 혼란이 오기 시작했다. 박경은 “지금은 아직 나 자신을 홍보하는 시기”라고 평가했다.
“사실 ‘자격지심’ 이후에 공백기가 있었어요. 그때 정체성 혼란이 왔죠. 요즘에는 아이돌로 활동하는 게 버겁게 느껴지더라고요. 이번 앨범 곡 분위기를 바꾼 것도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예요. 블락비 활동도 개인적으로 고민이 많아요. 저희 그룹은 한 번 쉬면 공백이 정말 길어져요. 그래서 다들 활동에 목말라 있는데, 각자 개인 스케줄이 많아서 이걸 조절하는 게 힘들더라고요. 블락비가 빨리 컴백했으면 좋겠어요.”
박경에게 있어서 블락비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다. 솔로 앨범을 발매할 때 마다 이름 옆에 항상 ‘(블락비)’라는 이름을 넣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제가 블락비라서 대중들이 제 솔로 앨범을 들어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 그룹이 아니었으면 저는 이 자리에 없었을 거예요. 이름 옆에 블락비 이름을 넣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저에게는 너무 소중한 거죠.”
블락비도, 솔로가수도 놓칠 수 없다. 아직 대중들에게 보이고 싶은 음악이 수두룩하다. 정해놓은 음악적 색깔도 없다. 단순히 ‘좋은 음악’을 향한 욕심이 크다.
“듣기 좋은 음악을 하는 게 제 모토에요. 첫 미니앨범 ‘노트북’에서 그런 음악을 들려드렸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노래 별로인데?’라는 말은 안 듣게 한 것 같아서 내심 뿌듯해요. 앞으로도 원하는 건 하나죠. 저를 떠올렸을 때, ‘박경 노래는 다 좋아!’라는 말을 듣는 거예요. 나중에 인기가 더 많아진다면 솔로 콘서트도 해보고 싶어요. 하하. 블락비 말고도, 솔로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확장해나가고 싶어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죠.”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사진=세븐시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