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사 R&I, 투기등급인 'BB'로 2계단 강등하고 추가 경고
[뉴스핌=오찬미 기자] 일본 전자기업 도시바 주가가 이틀 만에 30%폭락해 시가총액 5600억엔(약 6조원)이 증발했다. 미국 원전사업에서 숨어있던 대규모 손실이 드러나면서, 재무 위기와 상장 폐지 가능성이 눈앞에 다가왔다.
도시바는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2006년도 인수한 미국 대형 원자력발전소 기업 웨스팅하우스(WH)로부터 수조원대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정했다.
WH의 지분 77%를 인수하며 원전 플랜트 관련 기술 획득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WH가 올해 초 인수한 원자력건설업체 CB&I 스톤웹스터 자산가치가 급락하면서 주가는 폭락했다.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은 도시바의 계열사 인수 과정에서 경영 감독이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자료=블룸버그 통신> |
대규모 감액 손실을 발표한 도시바 주가는 27일 12% 폭락했다. 28일에는 개장 초 하한가인 20%까지 떨어져 거래가 중지됐다.
당초 도시바는 이번 회계연도에서는 1450억엔 흑자를 전망했지만, WH 손실을 반영하면 수천억엔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이에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9월 말 현재 손실 규모는 3600억엔 대로, 자기자본의 잠식을 불러올 경우 상장 폐지될 수 있는 상태다. 현재 도시바는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주의'종목으로 지정되어 있다.
신용평가회사 R&I는 도시바의 재무 기반이 심각한 상태에 빠질 우려가 있다면서 등급을 투자등급이던 '트리플비마이너스(BBB-)'에서 투기등급인 '더블비(BB)'로 2계단 강등했다. 또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해 추가 등급 강등을 예고했다.
히라다 마사요시 도시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가급적 신속히 자금융통 방안을 결정해 금융기관에 전달하고 지원을 받으려 한다"고 밝혔다. 미쓰이 스미모토 그룹 및 미즈호 그룹 등 주요 은행을 통해 손실자손 규모가 확정되면 지원 받을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발생한 회계 부정 여파를 수습중이던 도시바는 이번 위기로 추가 사업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주력사업인 낸드 메모리 사업을 포함해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경영 재건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뉴스핌 Newspim] 오찬미 기자 (ohnew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