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 포스터 <사진=tvN> |
[뉴스핌=이현경 기자] 국내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 tvN ‘막돼먹은 영애씨’가 쓴 맛을 보고 있다. 시즌15를 맞았지만 예전의 명성은 찾아볼 수 없다. tvN의 개국 공신이자 tvN의 10주년을 함께 맞은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 하지만 시청자의 실망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는 첫 회 2.5%(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했다. 전작 ‘혼술남녀’ 마지막회 시청률(4.4%)의 반토막 수준. 3회에서는 1.8%까지 떨어졌고 평균적으로 2%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시즌15까지 끌고온 마니아들도 손을 놓은 듯한 초라한 성적표다.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 시청률은 올해 tvN에서 방송된 월화드라마 중 하위권이다. 최저 시청률 1.4%를 기록한 ‘피리부는 사나이’를 제외하면 최하 시청률이다.
더 큰 문제는 ‘막돼먹은 영애씨’의 기존 팬들조차 이번 시즌에 대한 아쉬움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막돼먹은 영애씨’가 시즌15라는 기록을 갖고 올 수 있었던 것은 노처녀 이영애를 통해 현실적인 사랑과 고민, 그리고 일에 대한 희로애락을 함께 나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서는 이 점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영애의 삼각관계가 이제는 지겨운 구도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막돼먹은 영애씨’ 시청자 게시판에는 “만남과 이별, 반복되는 스토리라인은 없었으면 좋겠다” “연애사만 주구장창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다” “이영애의 신파극이 됐다” 등의 불만이 이어진다.
'막돼먹은 영애씨'의 이승준(위), 이번 시즌에 참여한 조동혁(오른쪽), 김현숙과 이승준의 커플사진 (왼쪽 아래) <사진=tvN '막돼먹은 영애씨 15' 홈페이지> |
캐릭터가 개성이 없어졌다는 반응도 넘쳐난다. “쓰잘은 존재감이 없어졌다. 라미란도 아주 평범하다. 개지순도 그저 평범남이다” “예전에 용주랑 하숙집딸, 조현영이랑 운서대 삼각관계, 정지순 에피소드 등 재밌는게 많았는데 아쉽다” “영애 연애 이야기로 낙원사 식구들이 밋밋해졌다” “캐릭터의 개성이 없어져서 재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연장선상에서 이영애의 삼각구도를 만들기 위해 ‘작은 사장’ 이승준을 민폐 캐릭터로 만든 것 아니냐는 시선도 적지않다.
앞서 ‘막돼먹은 영애씨’ 제작발표회에서 한상재 PD는 “공감대뿐만 아니라 판타지를 담겠다”며 “마흔이 다 되어가는 영애를 통해 그 나이대에 느낄 수 있는 감정과 사회생활을 하며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담아 공감을 살 것”이라고 했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이야기는 산으로 가고 있고 40대 영애의 일과 삶이 아닌 로맨스에 치중해 캐릭터의 개성까지 무너뜨리고 있는 셈이다.
'막돼먹은 영애씨' 윤서현, 정지순(위), 이수민 <사진=tvN '막돼먹은 영애씨 15' 홈페이지> |
‘막돼먹은 영애씨’는 예능형 드라마이기 때문에 캐릭터의 힘이 크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예능형 드라마, 시트콤, 즉 코미디가 섞인 드라마타이즈 형의 프로그램의 경우 캐릭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어 “연기를 못하더라도, 혹은 신인이더라도 캐릭터를 표현하는 힘만 있다면 시청자를 끌어당길 수 있는 힘을 얻은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시즌15에서는 아쉽게도 ‘막돼먹은 영애씨’의 원년 멤버 정지순, 윤서현 조차 캐릭터의 매력을 선보일 기회를 얻기가 어렵고 새 얼굴인 이수민, 조동혁도 제 기량을 발휘하기 벅찬 상황으로 보인다.
사실상 시즌제 드라마의 경우 안정 시청권이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이전 시즌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야한다는 부담감도 동반된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이 같은 부담감과 기대감을 소화하며 무려 시즌15를 이끌었기 때문에 높게 평가할 만하다.
같은 맥락에서 tvN이 현 자리에 올라서기 까지 ‘막돼먹은 영애씨’의 도움이 컸다는 게 방송계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지난 tvN10어워즈에서 ‘막돼먹은 영애씨’의 김현숙이 개근상을 받았을 때 시청자들은 분노했다. 시청자들은 tvN을 책임진 ‘막돼먹은 영애씨’를 병풍 취급한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수의 시청자들이 ‘막돼먹은 영애씨’의 공을 인정하고 있다. 다큐형 예능 드라마라는 장르를 개척했고 어느 방송에서 쉽게 접할 수 없던 ‘노처녀 이영애’의 캐릭터와 삶을 통해 시청자는 울고 웃으며 마치 자신의 일인양 공감했다. 하지만 종영을 코앞에 두고서도 ‘막돼먹은 영애씨’가 초심을 되찾지 못한다면 시청자들도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를 접을 지도 모른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