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업체가 이익 절반 독식, 경기 부동산 쏠림현상 우려
[뉴스핌=백진규 기자] 올 상반기 중국 상장사 영업이익 증가액 절반이 부동산 기업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연 초부터 시작된 부동산 광풍으로 인해 부동산 기업들이 중국 경제발전의 과실을 독식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부동산 이익 쏠림 현상이 정상적인 경제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중국 제일재경일보(第壹財經日報)에 따르면, 상하이(上海)·선전(深圳) 시장 2927개 상장기업의 올해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비 2684억위안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 중에서 132개 부동산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액은 1336억위안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영업이익 증가율에서는 일반 기업이 2%, 부동산 기업이 31%로 15배의 차이를 보였다.
순이익을 보면 차이는 더욱 커진다. 상장기업들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361억위안 감소한 반면 부동산기업 순이익은 456억위안 늘어났다.
리양(李揚) 중국 국가금융발전실험실(國家金融與發展實驗室, NIFD) 이사장은 25일 “부동산 상장기업들이 전체 비금융권 A주 기업의 재무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영업이익 증가액의 45%, 순이익 증가액의 40%가 부동산기업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위와 같은 부동산 의존현상에 대해 매우 불안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뤼쥔(呂峻) 중국 사회과학원(社會科學院) 연구원은 “일반 기업들까지도 부동산을 통해 자산을 재평가하려는 조짐이 보인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부동산시장의 간접적인 영향까지 고려한다면 부동산이 비금융권 A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50%를 넘는다는 분석이다.
◆ 부동산에만 쏠리는 자금, 중국 경제 ‘양날의 칼’
부동산으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새롭게 생긴 변화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대종상품 가격이 낮게 유지되면서 기업들이 마진이 높아졌다. 자금이 실물시장으로 이전되지 않으면서 상품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것이다. 둘째, 소비 분야에서 구조변화를 통한 실적개선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불균형이 단기적인 경제 발전에 도움을 준 부분도 있다. 뤼쥔 연구원은 “A주 실적에서 부동산을 제외한다면 실적 악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면서도 “반면 중소판의 경우 대종상품 가격 인하의 영향을 받아 이익이 개선됐고, 신삼판 역시 신산업 구조변화를 통해 이익을 창출했다”고 밝혔다.
반면 부동산을 통한 수익 증가세가 기업들의 투자 확대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사회과학원이20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는 조사한 결과, 기업들의 현금보유량은 15.5% 늘어난 반면 재고투자 지출은 단 1.5% 늘어나는데 그쳤다.
리양 이사장은 “고정자산 투자가 줄어들고 대외투자는 늘어나면서 자금의 실물경제 이탈 현상이 가속화됐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상장사들의 평균 수익률 4% 보다 중국의 금융투자상품인 이재상품(理財產品)과 기타 금융투자 수익률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리 이사장은 “부동산 의존도가 큰 만큼, 만약 하반기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일어날 경우 전반적인 경기 하락 가능성도 있다”며 “1970년대부터 주요 경제 위기는 부동산 시장으로부터 시작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