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출 허용 여부 결정 11월로 연기…국감 이후 여론 향방에 '촉각'
[뉴스핌=최유리 기자] 구글의 국내 지도 반출 요청이 코앞으로 다가온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안보, 외교, 세금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이 얽혀있어 첨예한 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반출 허용 여부에 대한 결정이 오는 11월로 연기되면서 국감 이후 여론의 향방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구글 지도 반출, 국감 핵심 쟁점으로…여야 총공세 예고
<사진=블룸버그> |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지도 반출 요청은 국감에서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20대 국회 첫 국감은 오는 26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열린다.
국감을 앞두고 정치권의 움직임은 분주하다. 국방위원회가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를 국감장에 출석시키기로 한 것에 이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지도 반출 관련 국감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구글에 대한 총공세를 예고하고 있어 파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박지원 국민의당 원대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국가 정밀 지도는 1조원 이상의 세금이 들어간 소중한 자산"이라며 "국가 안보와 주권, 미래자산을 뛰어넘는 이익은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이번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른바 '구글세'를 발의한 새누리당도 세금, 안보 등 다양한 문제가 걸린 지도 반출 이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배덕광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구글 등 한국에 법인을 두지 않는 글로벌 기업의 국내 소득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법인세법·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배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애플의 법인세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실 관계자는 "국감에서 안보, 서버 문제, 신산업 육성 등 다양한 이슈가 다뤄질 것"이라며 "이 외에 지도 반출 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심의기간 연장 자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국내 포털사 반출 반대 '한 목소리'
국내 포털사는 한 목소리로 구글의 지도 반출을 반대하면서 여론의 관심을 키우고 있다.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과 산업 생태계 훼손을 이유로 구글에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지난 7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구글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국내 룰을 지키기 않으면서 사업자의 요구만 내세우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평가했다.
이 의장은 "구글이 국내에서 지도 서비스를 할 수 있지만 해당 국가 룰을 지키면서 해야 한다"면서 "(국내에 서버를 둘) 자금력과 기술력이 있으면서도 국내 법을 바꾸라고 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꼬집었다.
박종환 카카오 내비팀장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구글에 상세 지도 데이터를 넘겨주면 제2의 김기사가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팀장은 '국민 내비게이션'이라고 불리는 김기사를 개발해 카카오에 매각했다.
그는 "몇 년 전 일본에서 내비게이션 사업을 하려고 구글에 POI(주요지형지물) 검색을 위한 API(앱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 제공을 의뢰했더니 엄청나게 큰 금액을 요구해 포기했다"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만든 지도를 넘기면 관련 산업 생태계가 망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북핵 문제로 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상황이 반출 허용에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국감이나 정부부처와의 논의에서 구글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공호상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간정보 국외반출 정책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아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