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대중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명작열전] '밀정' 김지운·이병헌의 재회로 주목 받는 느와르 '달콤한 인생'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뉴스핌=김세혁 기자] 김지운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이병헌이 '밀정'으로 6년 만에 재회했다. 7일 개봉하는 '밀정'은 일제강점기, 일본군의 주요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폭탄을 들여오려는 독립투사들의 이야기. 이 작품에 특별출연한 이병헌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의 송강호를 비롯해 '부산행'의 공유 등 톱배우들 틈에서 몹시 강렬한 눈빛과 몸짓을 보여준다. 여러모로 감독과 이병헌의 첫 만남을 떠올리게 하는 '밀정'. 명작열전이 이번에 다룰 작품은 두 사람이 11년 전 처음 빚어낸 인생작 '달콤한 인생'(2005)이다. <스포일러를 다수 포함하고 있음>

◆영화 ‘달콤한 인생’의 기본정보
제목 : 달콤한 인생(A Bittersweet Life)
감독 : 김지운(이병헌의 손 역할로 대역도 소화했다)
제작 : 영화사 봄
출연 : 이병헌, 김영철, 신민아, 김뢰하, 이기영, 오달수, 황정민·에릭(특별출연)
스토리 : 보스의 여자에 반해 규칙을 깨고 만 오른팔의 몰락과 핏빛 복수 
러닝타임 : 120분
배급 : CJ엔터테인먼트
스코어 : 전국 127만1595명(한국영화연감), 전국 111만2950명(KOBIS 발권통계)
등급 : 청소년관람불가

◆‘달콤한 인생’의 주요 캐릭터

'달콤한 인생'의 주인공들. 사진 위로부터 이병헌, 신민아, 김영철

선우(이병헌) : 조직의 보스 강 사장(김영철)의 무한신뢰를 받는 인물. 나이트클럽을 관리하는 실장이자 오른팔. 실력이 뛰어나나 지나치게 냉정하고 타협을 몰라 주변에 적이 많다. 보스가 해외로 다녀오는 사이 감시를 맡긴 대학생 연인 희수에 반해 룰을 깨고 만다.

희수(신민아) : 강 사장과 은밀하게 만나는 음대생. 서로 원하는 걸 주고받는 계약연인이지만 다른 사람을 만나선 안 된다는 엄격한 룰이 있다. 강 사장이 해외로 나간 틈을 타 평범한 남자과 밀회하지만 자신을 감시하던 선우에게 발각된다.

강 사장(김영철) : 선우를 신뢰하는 조직 보스. 희수를 맡기고 해외에 나갔다가 선우의 배신을 눈치 챈다. 한 차례 실토할 기회를 줬다가 실망한 뒤, 철저하게 선우를 짓밟는다. 나중에 돌아오는 복수의 칼날 앞에선 일면 비겁한 면도 보여준다.

◆시선을 압도하는 한국형 느와르…관객 들끓게 한 스토리
‘달콤한 인생’은 2005년 만우절에 개봉했다. ‘조용한 가족’(1998), ‘반칙왕’(2000), 그리고 ‘장화, 홍련’(2003)까지 신선한 작품으로 각광 받던 김지운 감독이 내놓은 첫 느와르였다. 다만 같은 날 개봉한 류승완 감독과 최민식, 류승범의 ‘주먹이 운다’에 비해 관객의 관심이 덜했다.

최민식과 송강호, 김혜수, 신하균, 문소리, 김갑수, 문근영, 임수정 등 최고의 배우들과 함께 해온 김지운 감독은 이병헌과 처음 만난 이 작품으로 느와르에 도전했다. 내용이 지나치게 암울했고, 잔혹하다는 이유로 기피하는 관객도 있었다. 특히 종반부에 등장하는 총격전이 과연 한국 정서와 맞는가 논란도 일었다.

흥행 면에서 보면 분명 경쟁작에 밀리는 인상이 강했지만, 해석이 달라질 분기점이 곳곳에 포진한 영화여서 후반부에 팬심이 터졌다. 특히 달인폐인(달콤한 인생+폐인)이라는 골수팬들이 인터넷에 토론방을 개설한 점이 이슈가 됐다. 

*달인폐인 : 뉴스에도 등장한 이들은 워낙 다방면으로 해석 가능한 영화 속 이야기들을 두고 토론을 벌였다. 가장 뜨거운 논란거리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 에릭에 의해 숨이 멎은 이병헌이 말끔한 수트 차림으로 섀도복싱을 하는 장면을 두고 모든 게 꿈이 아니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결국 김지운 감독은 이 장면에 대해 “꿈이 아니다”라고 언급, 이병헌이 극중에서 정말로 죽었음을 알려줬다.

◆“넌 모욕감을 줬어”…10년 넘게 유행하는 영화 속 명대사

“나한테 왜 그랬어요?” “그렇다고 돌이킬 순 없잖아요.”
“나한테 왜 그랬어요?”는 강 사장에 의해 제거될 뻔했던 선우가 정반대 입장에서 내뱉는 대사다. 그토록 신뢰하던 자신을 차가운 땅에 묻으려 했던 강 사장의 본심을 요구하는 이병헌의 연기가 빛을 발한다. “그렇다고 돌이킬 순 없잖아요”는 강 사장의 속내를 확인한 선우가 모든 게 끝났다는 듯 읊조리는 대사다.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영화 개봉 10년 넘게 유행하는 ‘달콤한 인생’의 최고 명대사. 선우가 겨눈 총구 앞에서 “이러지 말자”를 반복하던 강 사장이 비로소 털어놓는 본심이다. 자신의 여자에게 마음을 빼앗긴 것을 숨긴 데 대한 깊은 분노를 담은 대사이기도 하다. 이후 각종 예능에서 “넌 목욕값을 줬어” 등으로 패러디됐다.

“인생은 고통이야, 몰랐어?”
극악한 캐릭터 백 사장(황정민)이 내뱉는 의외의 철학적인 대사. 영화의 메시지를 담은 이 말이 백사장의 입에서 나온 것이 놀랍다. 참고로 오는 28일 개봉할 김성수 감독의 ‘아수라’에서 황정민은 사욕을 채우기 위해 더러운 짓을 마다하지 않는 캐릭터를 그리며 악역으로 컴백했다. 개봉도 전에 ‘지옥도’ 운운하며 그의 악랄한 연기가 주목받고 있지만, 백 사장의 원초적 악을 넘어설 수 있을지 미지수. 그만큼 백 사장은 악의 화신이었다.

◆여전히 생생한 ‘달콤한 인생’의 명장면들

차량추격&격투신 : 희수에 마음을 빼앗긴 뒤 혼란에 빠진 선우가 보여주는 액션신. 밤거리를 달리던 희수의 차량에 침을 뱉고 담배를 던지며 시비를 걸던 남자 셋을 깔끔하게 해결하는 장면이다. 손가락을 꺾고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해대는 모든 액션을 이병헌이 직접 소화(다른 액션신도 마찬가지)했다. 차량 열쇠를 꺾어 부러뜨린 뒤 강물에 던져버리는 선우의 마무리가 느와르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백 사장과 혈투 : 강 사장에게 복수할 준비를 마친 선우가 일격을 당하는 장면. 차갑고 새하얀 아이스링크 위에 쏟아지는 새빨간 선혈이 극한대비를 이룬다. 이 신에서 부상을 입고도 김영철의 아지트로 쳐들어가는 이병헌에게서 비극적 결말이 예상됐다.

‘라 돌체 비타(La Dolce Vita)’ : ‘라 돌체 비타’는 이탈리아어로 ‘달콤한 인생’을 뜻한다. 김지운 감독은 영화의 제목을 강 사장이 최후를 맞는 스카이라운지 이름으로 정했다. 이병헌이 복수를 위해 이곳을 찾았을 때, 총격전의 영향으로 ‘라 돌체 비타’ 간판에 구멍이 뚫린다. 결국엔 선우가 꿈꾸던 달콤한 인생 따위 없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느와르의 본질에 충실한 액션
김지운 감독은 ‘달콤한 인생’에서 현실에 가까운 액션을 요구했다. 주연 이병헌은 이에 대역 없이 카메라 앞에 서는 열의로 답했다.

불이 붙은 각목을 휘두르는 이병헌

‘달콤한 인생’의 액션은 선우에서 시작해 선우로 끝이 난다. 특이한 것은 그의 액션이 감정의 변화에 따라 점점 절박해진다는 점. 영화 초중반까지 깔끔하고 화려한 액션으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선우는 강 사장의 배신으로 지옥 문턱까지 다녀온 뒤 날 것 같은 투박하고 절박한 액션을 보여준다.

실제로 클럽에서 난장을 피우는 손님을 처리하는 장면이나, 차량 추격신에서 보여주는 선우의 액션은 깨끗하고 호쾌하다. 하지만 강 사장에 버림받은 뒤, 그의 수하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보여주는 결투, 일테면 불 붙은 각목을 휘두르는 대목에선 처절함이 묻어난다. 총격이 난무하는 마지막 엔딩 10분여 액션은 수라지옥이 따로 없다.

◆‘달콤한 인생’에 출연했던 의외(?)의 스타들
진구 : 선우의 오른팔으로 등장했다. 강 사장에게 버림받은 선우가 복수를 계획했을 때 은밀하게 연락하는 캐릭터다.
김성오 : 강 사장의 지시에 움직이는 칼잡이 오무성(이기영)의 부하로 잠시 출연한다. 라 돌체 비타 총격신에도 나온다.
김해곤 : 감독 겸 배우. 선우에게 총기류를 판매하는 무기밀매상 보스로 등장했다.
에릭 : 김지운 감독의 미스캐스팅. 주인공 선우의 숨을 거둬주는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지만 당최 개연성이라곤 없어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캐릭터로 불렸다. 뻣뻣한 연기 역시 혹평을 받았다.

황정민 : 에릭과 마찬가지로 특별출연했다. 그가 연기한 백 사장이 화제가 되면서 배우로서도 주목을 받았다. 그해 전도연과 함께 한 ‘너는 내 운명’까지 대박을 터뜨리면서 황정민은 연기파&흥행배우로 발돋움했다.

◆OST
유키 쿠라모토 ‘로맨스(Romance)’ : 사연을 품은 듯 서정적인 멜로디가 귀에 감기는 곡.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와 더불어 유키 쿠라모토를 대표하는 피아노곡이다. ‘달콤한 인생’에서는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가 들어간 협주곡이 사용됐다. 첼로를 전공하는 희수가 선우를 위해 ‘로맨스’를 연주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Dialogue1, 2 : 이병헌의 저음이 인상적인 독백. 1, 2로 나뉘며 1이 특히 깊은 여운을 준다. 참고로 2는 명대사인 “그렇다고 되돌린 순 없잖아요”다. 다음은 Dialogue1 전문.

어느 깊은 가을밤 잠에서 깨어난 제자가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스승이 기이하게 여겨 제자에게 물었다.
“무서운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슬픈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냐?”
제자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나지막이 말했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사진=CJ엔터테인먼트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사진
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