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중국 시중 자금이 국채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에 따르면, 10일 전국 각지의 은행에선 이날 판매가 시작된 국채를 사기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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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채를 사기위해 영업 전 은행앞에 줄을 서고 있는 중국인<사진=바이두> |
일부 은행에선 영업 시간전부터 국채를 사려고 모인 사람들이 긴 줄을 늘어서는 풍경도 연출됐다. 9시 은행 영업과 동시에 판매가 시작된 국채가 9시 4분 판매 완료되기도 했다.
이날 판매된 국채는 올해들어 세번째 발행된 것으로 총 발행규모 300억위안이다.
앞선 1,2차 발행에 이어 이번에도 국채도 성황리에 판매되는 등 국채 투자 열기가 뜨겁지만 국채 표면금리는 오히려 하락하는 추세다.
이번에 발행된 3년만기 국채의 표면금리는 3.9%로 2차 발행때의 4.0%보다 소폭 낮아졌다. 5년만기 국채 역시 기존의 4.42%에서 4.32%로 낮아졌다. 국채 표면금리 하락은 2015년 10월 이후로 처음이다.
그럼에도 시중 투자자가 국채 시장으로 쏠리는 것은 최근 이를 대체할만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과거 중국 국민의 인기 투자처였던 은행권의 재테크 상품(WMP)의 수익률은 4% 미만이다. 지난주 중국 각 은행이 판매한 위안화 재테크 상품 885개의 평균 예상 수익률은 3.93% 였다. 만기가 비교적 긴 상품의 수익율은 이보다 높지만, 최근 일년 만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전 상환하거나 애초에 약정했던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투자 수요가 줄고있는 추세다.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2.75~3.2% 사이에 불과하다.
한때 고수익 투자상품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개인간(P2P) 대출은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지만, 시장 전반의 위험선호도가 낮아져 P2P대출 상품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줄고있다.
4월 P2P대출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11.24%에 달했지만, 최근 고수익을 내건 P2P업체의 부도와 이를 빌미로 사기행각을 벌이는 사례가 늘면서 P2P대출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크게 낮아졌다.
결과적으로 국채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으면서도 안전한 투자 대상으로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올해들어 3차례 발행된 국채는 앞으로 11월까지 매월 10일 모두 6차례에 추가로 발행될 예정이다.
국채와 함께 채권펀드 시장의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 한 채권펀드 상품은 판매개시 하루 만에 300억위안(약 5조 3600억원)의 자금을 모집해 이튿날 판매를 조기종료했다. 300억위안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한 해당 펀드 가입 자 수는 235명에 불과하다.
장첸(張芊) 광파펀드 고정수익부 담당자는 "1분기 채권시장의 수급은 모두 왕성한 편이었다. 수익률은 다소 출렁였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다만 2분기 은행권의 대규모 재테크 상품 공급이 채권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채권시장의 조정 속에서 금리상품의 조정폭이 이미 50bp(0.5%)에 달해, 앞으로 추가 조정의 여지는 크지 않은 편이다. 우리 회사는 올해 초 채권 투자에 신중한 편이었지만, 앞으로 적극적인 투자전략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을 채권시장 전반의 회복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다른 채권펀드 매니저는 "채권 시장은 앞으로도 여러번 조정기를 맞게 될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의 신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