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에서 무성을 간호해주며 로맨스가 싹트는 선영 <사진=tvN '응답하라 1988' 방송캡처> |
[뉴스핌=이현경 기자] 불륜 일색이던 드라마 속 중년의 로맨스가 달라졌다. 20대 청춘 못지않게 공감을 사며 드라마의 재미에 일조하고 있다. 과거 가정을 깨고 상처를 주는 도구로 주로 사용된 중년 로맨스가 이제는 설레는 사랑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화제몰이 중인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도 중년 로맨스가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회가 거듭되면서 ‘응답하라 1988’의 ‘봉황당’ 최무성과 김선영이 러브라인이 선명해지고 있다. 이제는 두 사람의 로맨스가 덕선(혜리)의 남편 찾기만큼 재미있는 요소로 떠올랐다. 지난 9회에서는 김선영이 최무성의 고향 친구 동생인 것으로 밝혀졌고 선영과 무성의 본격적인 사랑 이야기가 시작됐다.
특히나 9회 주제가 ‘선을 넘는다는 것’인 점에서 두 사람의 러브라인을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9회에서 선영은 수술 때문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무성을 지극정성으로 간호했고 무성은 선영에게 거금 1000만원을 기꺼이 빌려줬다. 그리고 손목이 아픈 것을 알고 치료비도 챙겨줬다. 두 사람은 선을 넘지 않고도 서로에게 충실했다.
결정적으로 12회에서 무성의 발언이 두 사람의 러브라인에 힘이 실었다. 그는 아들 택(박보검)이도 좋아하는 사람에게 티를 낸다면서 “나를 닮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치댄다”고 말했다. 그 와중에 무성은 선영에게 ‘반찬 달라’ ‘물 달라’며 계속해서 괴롭혔고 두 사람의 로맨스는 파란불이 들어왔다. 소박하게 애정을 표현하는 두 사람의 핑크빛 로맨스가 해피엔딩을 맞을지 주목된다.
MBC 주말드라마 ‘엄마’의 윤정애(차화연)와 엄회장(박영규)의 로맨스도 화제다. 엄회장은 극중 로맨티스트다운 면모로 윤정애의 아픔을 치유해주고 있다. 젊은 시절 남편을 먼저 보낸 윤정애는 “예전엔 부부싸움하는 옆집도 부럽더라”며 꽤 오랜 시간 쓸쓸했다고 밝혔다. 이에 엄회장은 남은 시간 그동안 못해본 것 다 해보자며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주고 있다. 밀당(밀고 당기기)을 하지 않고도 서로에 대한 믿음과 호감만으로 훈훈함을 자아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끈다.
'엄마'에서 모닥불을 앞에 놓고 서로를 바라보는 박영규와 차화연(위), '돌아온 황금복'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전노민과 전미선 <사진=MBC '엄마' 방송캡처, SBS '돌아온 황금복' 방송캡처> |
지난 11일 종영한 SBS 일일드라마 ‘돌아온 황금복’에서도 중년의 로맨스가 극의 한 축을 이뤘다. 젊은 시절 이루지 못한 사랑의 결실을 맺은 황은실(전미선)과 강태중(전노민)이 그 주인공이다. 부모님의 반대로 헤어진 두 사람은 30년이 흘러 다시 만났다. 평생을 그리워한 두 사람의 재회라 더욱 뜻깊었다.
이처럼 최근 불고 있는 드라마 속 중년 로맨스 코드에 대해 방송가 관계자는 “연령대가 높은 시청자들을 위한 장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중년로맨스를 주로 불륜의 소재로 다뤘지만 이제는 젊은 층이 보기에도 부담 없을 정도다. 희망적이고 풋풋하게 표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사실 중년의 로맨스도 청춘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그간 드라마에서 스킨십이 짙거나 막장, 불륜 소재가 중년로맨스에 입혀졌기 때문에 시청자도 편견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년 로맨스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코드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