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리플레이션, 美·日·유로존 매파 행보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으로 주요국 중앙은행의 전례 없는 탈동조화가 펼쳐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정책자들이 예상밖 동조화로 ‘서프라이즈’를 연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로 인해 이른바 금융시장의 ‘발작’이 세 배의 강도로 전개될 것이라는 경고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출처=블룸버그통신> |
11일(현지시각) 모간 스탠리는 미국 연준뿐 아니라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시장의 예상과 달리 매파 행보를 취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예측은 지난 3일 ECB가 발표한 양적완화(QE) 확대 계획이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친 한편 BOJ 역시 추가 부양책에 대한 시장의 요구를 거부한 가운데 제시된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과 독일, 일본,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은 저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용 향상 및 부동산 경기 활황을 연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을 필두로 한 이머징마켓의 성장 둔화가 내년 진정될 여지가 높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기대다.
이로 인해 내년 글로벌 경제가 리플레이션을 맞을 것으로 모간 스탠리는 내다보고 있다. 강한 인플레이션에 이르지는 않되 디플레이션을 벗어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얘기다.
투자자들은 초저금리와 함께 극심한 저인플레이션 환경에 안주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의 상승 리스크에 관심을 둬야 할 시점이라고 모간 스탠리는 강조했다.
만조 프라단 모간 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미국과 유로존, 일본의 중앙은행이 장기적인 통화완화 정책에 따른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면서 금융시장이 커다란 값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이들 3개 중앙은행이 일제히 매파 행보를 취하면서2013년에 비해 세 배에 이르는 금융시장의 발작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5~6년간 비전통적 부양책에 매진했던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해 어떤 대책도 세우지 못한 상황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선진국 경제가 완만하지만 탄탄한 성장을 회복, 글로벌 채권 수익률이 일제히 상승할 수 있다고 모간 스탠리는 주장했다.
어느 한 쪽의 채권 수익률이 오르는 반면 다른 쪽이 하락하면서 상호 균형을 맞췄던 과거와 상이한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다. 또 이 경우 외환시장 역시 극심한 쏠림 현상이 전염될 수 있다고 모간 스탠리는 전망했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때 금융시장은 소위 ‘스위트 스팟’을 벗어날 여지가 높다. 저성장과 저인플레이션 속에서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반사이익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프라단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유로존, 일본이 내년 일제히 견조한 성장을 이룬다면 미국의 긴축과 함께 ECB와 BOJ 역시 시장의 예상과 달리 매파 색깔을 취할 것”이라며 “가장 커다란 문제는 각국 중앙은행이 정책 성공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