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가 깜짝실적 주도…4분기엔 추세 약화될 듯
[뉴스핌=김연순 기자] "증권가의 예측이 완전히 빗나갔다."(A증권사 애널리스트)
삼성전자가 7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3분기 영업이익(잠정치)을 공개했다. 시장 컨센서스가 6조5000억원~6조60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깜짝실적'이다.
이번 깜짝실적의 배경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품 실적 호조, 환율 효과로 요약된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4분기에도 V자 반등 흐름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여부로 모아진다. 다만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도 이번 깜짝실적이 어닝서프라이즈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선 우려 섞인 시선이 나온다.
3분기 깜짝실적의 상당 부분이 환율영향(달러강세)에 기인한 만큼 4분기에는 V자 반등 국면이 다소 꺽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부품사업 최대 4.5조 전망…환율효과 '톡톡'
삼성전자는 7일 3분기 잠정 영업이익 7조3000억원, 매출액 51조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5.8% 늘었고 전년대비로는 79.8% 급증했다. 매출은 5.07% 증가했으며 전년대비로는 7.48% 늘었다. 3분기 영업이익 시장 컨센서스가 6조원대 중반임을 감안하면 증권사의 전망치를 7000억원 이상 상회한 셈이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4조600억원으로 바닥을 친 이후 같은 해 4분기 5조2900억원, 올 1분기 5조9800억원, 2분기 6조9000억원에 이어 3분기에는 7조원을 넘어서며 뚜렷한 반등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영업이익률 역시 V자 반등세를 이어가면서 뚜렷한 실적 회복세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3분기 8%대까지 뚝 떨어졌던 영업이익률은 이후 4분기 10%를 찍은 데 이어 올해 1분기(12.5%), 2분기(14.2%)에 이어 3분기(14.3%)까지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면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은 이날 삼성 사장단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깜짝 실적 배경을 묻는 질문에 "(모든 사업부가) 다 잘했다"고 평가하면서 "(CE 실적이) 계속 좋아지고 있고 4분기에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증권가 등에 따르면 이번 깜짝실적의 1등 공신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DS(부품) 부문이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부문이 2분기 3조4000억원에 이어 3분기엔 3조7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가까이 책임진 셈이다.
D램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20나노 공정 전환에 따른 원가개선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났고 낸드플래시의 수익성 개선 흐름도 이어졌다. 시스템LSI 부문 역시 애플 아이폰의 A9칩 생산과 자체개발한 엑시노스 물량 확대로 성장세를 지속한 것으로 분석됐다.
DS 중 디스플레이 부문도 지난 2분기 영업이익 5400억원을 뛰어넘어 8000억원 수준의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플래그십(최고급) 뿐만 아니라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하는 등 소형 OLED부품을 중심으로 수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 디스플레이 쪽에서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하이엔드 제품 중심으로 사용되다가 중저가로 확산되기 시작했다"면서 "3분기에 스마트폰은 중저가 중심으로 AMOLED의 침투속도가 가속화되면서 전체적인 AMOLED 가동율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관계자도 "갤럭시S6, 노트5 뿐 아니라 그 아래 보급형 라인에도 소형 OLED가 들어가면서 판매량도 늘어나고 실적도 호전됐다"면서 "기본적으로 부품판매가 괜찮은 데다가 환율 영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3분기에 부품 부문이 원/달러 환율 상승 덕을 톡톡히 봤다는 것엔 이견이 없다. 올해 2~3분기 사이 원/달러 환율은 130원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 4월 28일 1070.00원으로 저점을 찍은 뒤, 6월 30일 1115.50원 기록했다. 9월 30일에는 1185.30원까지 뛰었다. 3분기에만 6.70% 상승한 셈이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관계자는 "반도체 등 부품 대금을 대부분 달러 베이스로 결제하기 때문에 달러화 강세에 따른 환율 효과를 누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재윤 연구원은 "통상 원/달러 환율 1100원 정도로 가정을 했는데 그것보다 환율환경이 더 좋았다"면서 "반도체 쪽에서 특히 환율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 4분기는? V자 반등 추세 꺽일 듯
이제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의 V자 반등 실적 추세가 어느 정도 속도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삼성전자의 3분기 깜짝실적 발표 이후 시장에서 곧바로 4분기 실적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다만 외부환경이 만만치 않아 V자 반등 기조가 꺽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분기는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부인 반도체와 IM 부문의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애플 아이폰 출시에 맞대응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D램 등 관련 가격지표가 계속 하락하고 있고 환율도 3분기 때보다는 낮은 추세"라며 "4분기에 지금보다 영업이익을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윤 연구원은 "2~3분기에 부품 사업 때문에 실적이 올라왔는데 부품사업부에 포커스가 맞춰지면 비수기기 때문에 환율이 비슷할 경우 3분기보다 올라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의형 동부증권 선임연구원도 "4분기가 IM이든 디스플레이든 전반적인 비수기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성장세가 꺽일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도 3분기 깜짝실적이 상당 부분 '환율 효과'에 기인한 만큼 환율이라는 외부 불확실성 요인으로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있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3분기에 실제로 많이 팔린 것은 아닌데 환율 영향을 많이 받아 (영업이익 측면에서) 그 덕을 본 것"이라며 "4분기는 또 어려워질 수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