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상승 기대감 높고 상장 프리미엄 긍정...연간 1천억대 손실은 부담
[뉴스핌=이동훈 기자] 동부건설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전망이다.
주식 매매거래가 중단된 지 105일 만에 재개될 예정이라서다. 자산 매각 등으로 기업 정상화가 가시화되고 있어 소액주주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상장기업의 프리미엄이 존재한다. 신규상장 작업이 까다롭고 자금 확충에 유리해 비상장사보단 상장사의 인기가 높은 것. 자산가치도 높아지고 있어 이번 주식거래 재개가 향후 인수합병(M&A)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많다.
24일 건설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의 주식거래가 오는 9월 4일부터 정상화된다. 지난 5월 22일 거래가 중지된 지 105일 만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100일 넘게 거래가 중지됐던 주식 매매거래가 내달 4일 오전 9시부터 정상화될 예정”이라며 “매매거래 재개로 회사의 가치가 높아지고 인수합병 과정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동부건설은 올해 2월 주가가 30일 연속 액면가(5000원)의 20%를 밑돌자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후 90거래일 중 61거래일 동안 액면가액의 20% 미만을 기록해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이에 동부건설은 지난 6월 15일 거래소에 이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결국 7월 13일 상장유지가 결정됐다.
상장유지 결정은 동부건설이 단행한 주식 감자가 큰 역할을 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는 250대 1, 일반주주는 10대 1의 감자를 각각 실행한 것. 이에 따라 일반주주가 가진 483원짜리 주식 10주는 4830원짜리 1주로 바뀐다. 주당 거래가격은 기준가 4830원의 50%~150%(2415~7215원)에서 동시호가로 결정된다.
주식거래 재개로 인해 소액주주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동부건설의 주당 순자산가치(BPS)는 지난 5월 570원에서 출자전환과 감자 등으로 2만8000원 수준으로 올라간 상태다. 동부그룹의 우량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점도 매력적이다. 동부건설은 500억원 규모의 동부익스프레스 후순위채권과 동부하이텍지분 10.17%를 보유하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 매각가격이 높아질수록 차익 규모가 더욱 커지는 구조다.
주식거래가 정상화되면 동부건설의 매각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M&A 시장에서 상장 프리미엄이 크다. 게다가 주가가 올라 시가총액이 상승하면 기업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부건설은 연내 매각을 끝내겠다는 각오다. 지난 10일 매각공고를 냈고 내달 8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 16일 예비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중 본입찰을 계획하고 있다.
장기적인 실적 부진에 발목이 잡혀 주식 매매거래 재개가 큰 호재로 인식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외형과 내실이 모두 악화됐다.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2년을 제외하고 순손실 규모가 연간 1000억원이 넘는다. 올해도 상반기 손손실이 이미 1150억원에 달했다. 그나마 영업적자 규모가 줄어 조만간 흑자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지난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자본시장에서 건설사 M&A에 대한 가치가 크게 낮아졌다는 점도 악재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동부건설이 탄탄한 가치를 가진 것과 별개로 M&A는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특히 매각 예상가격이 2000억~3000억원대로 실적이나 향후 건설업계 전망을 볼 때 비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100위 이내 건설사 가운데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업체는 동부건설을 비롯해 남광토건, STX건설, 성우종합건설, 극동건설 5곳이다. 이를 포함해 14개 건설사가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 상태로 잠재적인 M&A 매물로 꼽히고 있다. 최근 쌍용건설과 LIG건설, 동양건설산업이 새주인을 찾았지만 건설사 M&A는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회생계회안이 소액주주에게 유리하게 결정된 데다 자산가치가 높아 주식거래가 재개되면 초반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당장 실적 개선이 어렵고 대규모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에서 불안요소도 상당부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