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강효은 기자]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렌 버핏이 보유한 포스코(POSCO)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권업계에서는 투자 심리가 더 악화될 수 있는 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관측했다.
글로벌 철강업계 둔화와 최근 포스코건설 비리 수사 등의 이슈 등이 맞물리면서 포스코 주가가 계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주가는 10년 최저치까지 밀려났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주가는 작년 9월 36만원대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23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날도 1% 하락세로 출발해 장 마감 시점에 전일대비 2.66% 하락한 23만80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작년 9월 기록한 최고점과 비교하면 30% 이상 빠진 것으로, 지난 2006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헤서웨이가 포스코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전해지면서, 증권업계에서는 추가 악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보다 낮게 평가받는 기업 중 성장성이 있는 주식을 골라 장기투자하는 버핏 투자 스타일에 비춰볼 때, 버핏의 주식 매각은 포스코에 대한 성장성을 의심하는 견해가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A 펀드매니저는 "업황에서의 성장성 문제도 있지만 포스코의 정책 결정 과정이라든지 이런 부분에서 실망감을 보였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추정한다"고 말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도 최근 포스코를 둘러싼 영업, 또는 비영업 환경이 우호적이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투심에는 악영향을 작용할 듯 하지만 기조적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보다는 최근 검찰 수사 등으로 모멘텀을 못찾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재승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영업, 비영업 이슈들이 우호적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런 부분들이 맞물리면서 주가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 단순히 그런(버핏 주식 매각 이슈) 이슈 때문에 하락하는 건 아닌 듯 하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4월부터 6월 사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포스코 지분을 모두 매각한 것으로 추정했다.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에게 보내는 서한을 기준으로 2013년 주주총회에 앞서 보낸 2012년 보고서 이후로는 투자 현황에 포스코 주식이 더이상 기재되어 있지 않다. 앞서 버핏은 2012년 말 기준 포스코 지분율 5.1%인 394만7555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지분 투자 비용은 당시 7억6800만달러로 기재되어 있다.
지분율이 5%를 넘게 보고되어 있어 국내에서는 공시 위반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분석 결과 자사주를 포함한 전체 주식수로 비율을 산정하지 않아 실제로는 4.5% 지분을 가진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앞서 버핏은 2011년 방한 당시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철강회사(incredible steel company)"라며 포스코를 극찬한 바 있다. 1 포스코 주식 평균 매입단가도 약 15만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2분기에 주식을 매각했다고 가정하면 버핏의 수익률은 80~110% 정도로 추정된다.
한편, 버핏측의 주식 매각과 관련해 포스코 관계자는 "작년에 지분 매각된 것에 대해선 지금와서 뭐라고 할 입장이 없다"고만 전했다.
포스코 최근 1년 주가추이 및 매매동향 <자료출처=키움증권HTS> |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강효은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