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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환의 문화의 향기<13> 문화의 융합과 다문화

기사입력 : 2015년04월09일 11:32

최종수정 : 2015년04월09일 08:34

이철환의 문화의 향기<13> 문화의 융합과 다문화
 
최근 사회전반에 퓨전(fusion)현상이 불고 있다. 문화분야 또한 예외가 아니다. ‘퓨전’이란 어원적으로는 '이질적인 것들의 뒤섞임, 조합, 조화'를 뜻한다. 그리고 ‘퓨전문화’란 예술의 각 장르들이 자신의 고유함을 해체하고 다른 것과 합쳐지면서 대안을 모색하는 예술의 한 경향이다. 따라서 퓨전문화에서는 일상의 고정관념이나 틀은 과감히 제거되고 새로운 어울림의 문화가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퓨전현상이 기존의 문화장르를 배격하거나 완전히 해체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각각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면서 발전해 나가는 것을 기본 바탕으로 한다. 개성과 다양성이 존중되고 모방이 아니라 창조가 이루어지는 새로운 영역이 되고 있다. 이에 대중문화의 획일성에 식상해 있는 현대인들의 감성을 자극하여 퓨전현상은 점차 확산되어가고 있다.
 
이제 퓨전은 서로 다른 성질의 것들이 혼합되고, 통합되고, 종합되면서 또 다른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문화의 키워드가 되었다. 즉 동· 서양의 공간적 개념과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의 벽을 넘어 퓨전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 영역적으로도 예술뿐 아니라 요리· 패션· 영화· 인테리어 등 거의 모든 일상생활에서 퓨전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
 
그러면 문화융합의 사례를 들어보자. 우선 간다라 미술은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인도의 쿠샨왕조 시대를 전후한 시기에 간다라지방에서는 불교미술이 헬레니즘의 영향아래 화려한 꽃을 피웠다. 간다라 지방은 동서양을 잇는 길목으로, BC 4세기에 있었던 알렉산더 대왕의 원정과 문화융합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따라서 간다라지역의 불상모습은 그리스풍의 윗도리인 키톤을 입은 헬레니즘 신상이나 귀족의 초상조각을 연상시키고 있다, 머리털 또한 곱슬머리 모양을 하고 있다. 고전예술과 대중문화의 융합도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뮤지컬이다. 뮤지컬은 오늘날 기존의 연극이나 오페라보다 더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문화의 퓨전현상은 음식문화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동서양의 음식이 혼합되어 새로운 음식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김치와 치즈의 결합이 그 예가 될 것이다. 이로써 탄생한 김치피자는 치즈가 지닌 느끼한 맛은 가려주면서 달콤한 맛은 그대로 느낄 수가 있게 되었다. 복식문화에도 동서양의 문화융합이 일어나고 있는데 개량한복이 그 예이다. 이는 우리 전통한복의 우아함과 서양복식의 편리함을 융합시켜 탄생시킨 새로운 복식문화라 하겠다.
 
이제 우리는 전 세계가 여과되지 않은 정보를 공유하며, 동서양 지역을 초월하여 같은 시간대에 서로의 만남이 가능해진 인터넷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라는 각별한 인식없이 모두가 혼합되어진 거대문화 속에 숨 쉬며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퓨전문화는 이제 당연한 문화현상이 되었다. 다시 말해 퓨전문화는 빛의 속도로 변해가는 디지털시대를 적응해 가는 문화인 셈이다.
 
이와 같이 ‘퓨전’이란 동양과 서양이 섞이고,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혼합되고, 장르와 장르가 혼합되어 나타나는 것을 가리킨다. 그러나 ‘퓨전(fusion)’이 창조적 조화를 얻지 못하면 뒤죽박죽, ‘혼돈(confusion)’이 된다. 우리 전통음식과 양식이 각기 가진 맛과 멋을 터득하지 못한 요리사라면 결코 한식과 양식을 매개로 한 퓨전음식 요리를 성공시킬 수 없을 것이다. 우리 문화와 다른 문화에 대한 정확한 지식습득과 판단력 안에서의 혼합이야말로 건전하고 창조적인 퓨전문화가 될 것이다.
 
그런데 퓨전문화란 인류문화사 안에서 어느 날 갑자기 생긴 문화가 아니라 지속적인 인간의 삶과 역사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우리가 이 퓨전문화의 시대에서 창조적 발전과 경쟁력을 가지려면 과거 그 어느 시대보다도 자기문화의 정체성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언뜻 보기에는 이상하게 느껴지는 외국인의 행동이 그들의 문화를 알고 나면 이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흔히 '저 사람은 우리와는 틀려!'라고 말하지만, 그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를 뿐이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단일 민족국가'라는 이름으로 살아왔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 국제결혼이 성행하고,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다문화가정이 많이 생겨났다. 우리도 점점 다문화사회(multi- cultural society)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와 다른 문화 그리고 다른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을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우리와 다르다고 해서 멸시하거나 냉대하는 편협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것이 우리 앞에 다가온 다문화시대를 슬기롭게 살아가는 지혜인 것이다.

이철환 하나금융연구소 초빙연구위원·단국대 경제과 겸임교수 ('아름다운 중년, 중년예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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