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약세 추세전환 아니다' 2015 예상환율 6.0위안~6.4위안
[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위안화 가치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하락 원인과 향후 환율 전망이 시장의 핫 이슈로 떠올랐다. 3일 위안화 현물가격은 2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위안화는 국가외환거래센터 환율 중간가 기준으로 장중 1.96% 하락했다. 달러가 강세를 띠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중국 경제 앞날에 우려를 보이면서 위안화 약세행진이 가속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금리인하 조치도 곧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위안화 하락세는 한참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국내외 위안화 가격차에 따른 자본 이탈 움직임도 위안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많은 외환 시장 분석가들은 여전히 위안화 가치의 하락 전환이 대세로 굳어지기가 쉽지않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중국외환거래센터)은 3일 위안화가치의 급격한 하락을 막고 환율 안정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위안화의 대달러 환율 중간가(기준환율)를 6.1369위안까지 낮췄다. 그럼에도 장이 열리자마자 위안화 현물가는 장중 1.96%하락, 6.2572위안까지 떨어졌다. 대달러 위안화 환율 하루 변동(상하 2%)의 하한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런 현상은 최근 7거래일중 6차례나 계속됐다.
◆ 자본이탈 우려에 인민은행 환율방어 나서
인민은행은 4일에도 위안화 환율 중간가를 6.1318로 낮춰 위안화 가치의 과도한 하락을 막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드러냈다. 당국이 이틀 연속 환율 중간가를 낮춤으로써(위안화가치 상승) 위안화 현물 시장에서도 4일 위안화 가격은 전일보다 0.0139위안 오른 6.2440위안에 거래를 시작했다.
시장 한편에서는 위안화가치 하락에 따라 자본 이탈 움직임이 가속화하는 것에 상당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윈드에 따르면 위안화 약세 우려에 따라 2014년 4분기에 16년래 분기기준 최대규모 자본 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12월 외화준비액도 급격한 감소세를 나타냈다. 모두 위안화자산 흡인력 저하와 달러강세가 맞물린데 따른 결과다.
위안화 가치하락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판단되면 시장에서는 순식간에 1조2000억달러의 유동성이 빠져나갈수 있다는 전문가 보고서도 나돌고 있다. 이는 중국 금융 시스템 안정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 1월말 전후로 A주 가격이 5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도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경기회복을 위해 통화완화에 나서야하는 상황에서 자본유출 차단을 위한 환율 방어전을 동시에 치러야하는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빠져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외환시장의 리스크를 부각시킨 최악의 비관적 시나리오일뿐 외환시장 전문가와 학자들사이에 위안화 환율시장의 현재 동향과 미래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할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 대학원 부원장 딩즈제는 "위안화 환율에 변화조정이 출현한 가장 큰 원인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유로화가 급락하고 달러가 초강세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행 금융전문가도 지금의 위안화 환율 변화를 '위안화 약세라기 보다는 달러강세'로 표현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실제 위안화가치는 달러 대비 약세지만 유로 엔 스위스프랑 호주달러 등 주요국 통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세다. 위안화가격은 2014년이후 유로에 대해 20%, 엔화에 대해 15% 각각 상승했다.
시장이 가장 관심을 갖는 위안화 환율 추세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당분간 약세를 보이더라도 본격 하락 전환으로 굳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초상증권 수석 애널리스트 셰야쉬안은 "성장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성장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인데다 특히 3조8400억달러의 외환보유고가 지탱하고 있어 위안화 가치가 장기 하락세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통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롄핑도 "위안화 하락압력이 크지만 위안화 환율은 균형가격에 접근하고있으며 급등락에 따른 큰 시장 동요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은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를 확대시킨다는 점을 고려할때 미국이 위안화 약세를 마냥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미국 재정부 장관도 지난 1월 23일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중국의 환율(위안화 약세)에 우려를 표시했다. 전문가들은 모든 정황을 감안할때 2015년 위안화 대달러 환율은 6위안~6.4위안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변동성 커지자 차익 노린 환투기 성행
외환 전문가들은 위안화가치 하락 자체보다는 시장에 위안화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스런 관측이 광범위하게 퍼지는게 문제라고 말한다. 앞으로 실제 위안화 환율 추세는 위안화가치가 줄곧 하락만하는 것이 아니라 등락의 변동성이 커지는 쪽으로 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현물 가격이 기준환율 대비 2% 가까이 하락하는 파동을 보인은 것은 중국당국이 시장으로 하여금 이런 종류의 환율 변동성에 적응해야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과 같다는 지적이다.
이와관련, 중국 외환당국은 현재 상하 2%인 위안화 대달러 환율 하루 변동폭을 조만간 추가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으로서 위안화 환율 변동폭 확대는 환율 시장화 제도 개선의 중요한 조치로서 위안화 환율 결정에 있어 정부 개입이 점점 축소된다는 의미다. 어떤 경우든 앞으로 중국 위안화 환율 변동성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환율 쌍방향 파동이 점점 커지면서 과거 위안화 가치가 상승 일변도를 보이던 시기에 없었던 환투기 거래도 성행하고 있다.
외환시장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국내와 홍콩 등 역외 위안화가격차가 벌어지면서 차익을 겨냥한 외환 투기거래가 성행하고, 이로인해 위안화 현물가 하락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역외시장의 위안화 환율 변동성이 중국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위안화 환율시장에는 두가지 종류의 가격이 존재한다. 첫째 중국 본토 위안화 현물 환율가격인데, 이것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의도하는 환율 변동구간에서 제한적으로 움직인다. 다른 하나는 홍콩 NDF 역외시장 위안화가격으로 외국기관들의 위안화 환율 전망, 즉 시장의 기능이 좀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위안화가치 하락세와 함께 환율 변동성이 커지자 중국과 홍콩 일대 일부 외환 투기 세력들은 중국 본토에서 달러를 매입한 뒤 홍콩 역외시장에다 내다 파는 방식으로 차익을 챙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환차익 거래에는 무역기업들과 금융기관들이 대거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