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경쟁 가능성"…넥슨 주주제안 VS. 엔씨 백기사 카드 예상
[뉴스핌=고종민 이보람 기자]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참여를 시도한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선 이것이 당장 엔씨소프트 경영권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앞으로 엔씨소프트의 경영권을 흔들기 위한 추가 지분 취득 가능성이 높아지고, 엔씨 측에서도 맞대응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다.
넥슨은 27일 엔씨소프트의 지분 보유 목적을 기존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꾼다고 공시했다. 앞서 넥슨은 지난 2012년 엔씨소프트의 지분 14.7%를 인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지난해 10월 8일 추가로 엔씨소프트 지분 0.4%를 매입했다.
당시 넥슨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엔씨소프트와 사전 상의가 없었던 걸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선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율이 15.08%를 넘어가자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엔씨소프트와의 기업결합을 승인받았기 때문. 현재 넥슨측 지분은 15.08%이며, 김택진 대표 측 지분은 10.16%다.
이에 이날 경영참여 공시를 계기로 김정주 NXC 회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의 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수면 위로 올라올 전망이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정관상 이사가 7명인데 경영에 참여하려면 이사회 멤버가 넥슨 측 사람이어야 한다"며 "현재는 모두 엔씨소프트 측 사람이며,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넥슨 측 멤버 선임)은 낮은 듯 하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그는 이어 "중장기적으로 어떤 변화가 올지 좀 봐야 한다"며 "김택진 대표 측 지분 10.16%와 자사주 8.99%를 감안하면 아직은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넥슨의 입장 변화로 양측의 지분 매입 경쟁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
익명을 요구한 A 증권사 연구원은 "경영권 문제는 여러 개의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경영권 분쟁 이슈 자체는 주가 상승을 이끄는 호재"라며 "단기적으로 호재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장기 전망은 진행 상황 등을 지켜봐야한다"면서 "현 상황에선 (주가에)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연구원도 "양 측에서 지분을 늘리려는 시도가 있지 않을까 한다"며 "양 측의 이번 경영 참여 관련 보도자료가 상황을 대변해 주고 있는 듯 하다"고 논평했다.
앞으로 상황은 먼저 넥슨의 공세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통해 대표이사·이사회 임원·감사 선임에 대한 내용을 주총 안건에 상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인 주주제안의 윤곽은 2월 둘째 주쯤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제안은 주총 6주 전까지 완료해야 하는 만큼 엔씨소프트의 작년 정기 주총이 3월 28일에 열렸다는 점에서 추정되는 마지노선이다.
아울러 엔씨소프트 입장에선 백기사 카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 8.99%를 우호 세력에 매각하면 최대주주 측 지분이 단번에 19.15% 까리 올라서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통상 경영권 분쟁 시 중립을 유지한 만큼, 엔씨소프트 입장에서 지분 매입 경쟁 이전에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백기사라는 게 업계 복수 관계자의 설명이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