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日 독자적 대북제재 해제…아베 '자충수' 배경은?

기사입력 : 2014년05월30일 14:44

최종수정 : 2014년05월30일 14:44

美 "납치 재조사 지지하나 대북제재 완화는 언질 못 받아"

[뉴스핌=노종빈 기자] 바둑에서 '자충수(자기의 뒷수를 메워 불리하게 되는 수)'는 대부분 딴생각을 하다가 실수로 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자충수를 두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승부에 몰린 단패를 버티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팻감으로 쓸 때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 日 아베 총리의 자충수

일본은 29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일 국장급협의에서 북한이 일본인 납치문제 전면 재조사를 위해 특별조사위원회를 가동하는 조건으로 조사위원회가 조사를 시작하는 시점에 ▲북일 간 인적왕래 규제 ▲송금 및 휴대금액을 제한하고 있는 규제 ▲인도주의적 목적의 북한 국적 선박의 일본입항금지조치 등을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꺼내든 납북자 조사 협력과 대북제재 일부 해제 카드는 장고끝에 던진 악수이자 자충수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주목해야 할 이유는 아베가 이를 의도적으로 꺼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더 큰 전략을 달성하기 위한 속셈이 깔려있는 팻감으로 비유할 수 있다.

하지만 돌발적인 결단에 비해 아베가 느끼는 현실은 대단히 냉랭하다. 당장 아베 정권은 미국과 중국 양대 강국의 반발을 사게 되는 형국이다. 아베의 난데없는 돌발행동에 최대 우방국 미국조차 어이없고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납치 피해자 문제를 투명하게 해결하려는 일본의 노력을 지지한다"면서도 미국은 일본으로부터 북한과 납치 피해자 문제에 대해 재조사하기로 합의했다는 설명은 사전에 받았지만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과정에서 러시아의 기습적인 크림반도 합병 등으로 인해 다소 의기소침한 상황이다. 아울러 아시아에선 신흥강국 중국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아베 정권의 어깨를 빌려야 했다.

하지만 아베는 과거사 인식문제와 야스쿠니 참배 등을 일삼으며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의 거센 반발을 사왔다. 미국의 관점에서는 문제를 같이 해결할 파트너가 아닌 골칫덩어리로 부각된 것이다.

급기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일정을 쪼개면서까지 한국을 1박2일 방문, 일본을 잘 봐달라고 신신당부할 정도가 됐다. 이는 물론 아베가 살짝 삐칠 수 있는 계기도 됐다.

◆ 아베, 군사대국화 노린 무리수?

아베가 이번에 내세운 북한과의 교섭 재개는 국면전환용이기는 하나 미국과의 관계 등 주변정세를 고려할 때 상당한 무리수라 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분쟁해결 원칙에는 테러리스트와 타협하지 않는다는 철칙이 있다. 북한은 그동안 테러행위를 유발할 수 있는 국가로 분류돼 왔는데 이런 북한과 일본이 일대일로 경제제재를 풀어준다는 것은 전혀 상식 밖의 일이다.

일본이 북한에게서 그 대가로 받은 납북자 조사 협력문제는 인도주의적 문제이지만 일본 국내용 이슈라 할 것이다. 또한 실제 조사에 따른 실효성도 크지 않을 수 있어 상징적인 카드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아베가 원하는 것은 결국 일본의 군사대국화다. 이를 위해서 일본 여론의 우경화가 필요하다. 일본이 겪고 있는 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헌법에 대한 해석도 무시하겠다는 생각이지만 물론 이를 허락하거나 눈 감아줄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

◆ 오바마, 북한 관련 언급없어

이런 상황에 유일하게 아베의 자충수를 팔짱끼고 즐길 곳은 러시아다. 러시아로서는 손 안대고 코 푼 격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아베를 통해 양대 강국인 미국과 중국의 뺨을 살짝 때린 셈이 됐다.

다만 지난 28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웨스트포인트(미국 육사) 연설에서 북한에 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은 주목을 끈다.

이 점은 향후 변화의 추이를 지켜볼 만한 부분이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입장은 변경이 없겠지만 당분간 북한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지는 않을 가능성은 있다.

미국은 현재 한국에 미사일방어체계(MD)를 구축하려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면초가에 놓인 미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에 약간의 당근을 던져줄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핵포기 등 북한의 큰 변화가 전제되지 않는 한 인도적 차원이 아닌 정부 차원, 즉 경제제재를 일부 푸는 식의 일방적인 선물은 미국으로서는 명분이 서지 않는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